"공인인증서 빈자리 잡아라"…속도 내는 네이버·카카오

입력 2020.10.14 06:00

네이버와 카카오가 사설 인증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전자서명법 개정안 통과로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 되자 그 빈자리를 노리는 것이다. 인증서를 발판삼아 금융 사업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네이버 인증서(왼쪽)와 카카오페이 인증서 / 각 사
13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 시행이 두 달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증서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은 12월 10일 시행된다. 개정안은 공인인증서의 독점 지위를 폐지하고 사설인증서에도 동등한 법적 효력을 부여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 카카오 등 IT기업과 은행권, 이동통신3사, 보안기업 등이 사설 인증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6월 인증 사업에 뛰어든 이후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포인트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이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이달 말까지 ‘인증서 한 줄 인증 이벤트’를 열고 인증서 이용 후기를 남긴 사용자 중 10명을 선정해 5만 포인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네이버 인증서 발급 건수는 9월 기준 120만건을 돌파했다.

네이버는 모바일뿐 아니라 PC에서도 인증서를 사용 가능하다는 점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네이버는 9월 웨일 브라우저에 네이버 인증서를 기본 탑재해 모바일 추가 인증 절차 없이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장기적으로 활용처를 늘려 사용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시장 선발 주자다. 2017년 6월 카카오페이에서 국내 최초 모바일 메신저 기반 인증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페이 측은 현재까지 1500만건 이상의 인증서를 발급한 데 이어 올해 2000만건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는 공공분야 전자서명 사업에 참여,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공공분야 전자서명 확대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의 후보자로 카카오페이를 포함한 5개 사업자를 선정했다. 사업자로 최종 선정될 경우 내년 1월부터 정부24, 국민신문고 등에서 인증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업계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증 서비스를 기반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이용자를 플랫폼에 묶어두는 ‘락인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전자 인증서 시장 규모는 700억원 수준으로 크진 않지만, 향후 금융업 등으로의 사업 확장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양사는 인증 서비스를 기반으로 전자 문서 시장에 진출해 있다. 전자 고지서 서비스 산업은 현재 939억원 규모에서 2023년 2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잠재력이 크다. 이외에도 연내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관련 서비스 선점에 나섰다.

금융업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시킨 데 이어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대출, 보험 서비스 등을 추진한다. 종합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목표다.

핀테크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은 기존 사용자를 기반으로 신규 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며 "인증서 역시 금융 사업을 위한 투자로 판단해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