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한국방송공사(KBS)와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국정감사에서 각각 수신료 및 정치편향성과 자회사 갑질 논란에 대해 지적했다.

KBS 국감에서는 수신료 인상 명분에 대한 질의와, 검언유착 오보 등에 대한 질의가 주를 이뤘다. EBS 국감에서는 105억원의 수익을 거둔 펭수 사업 관련 갑질 의혹과 공적재원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양승동 KBS 사장(왼쪽), 김명중 EBS 사장
양승동 KBS 사장(왼쪽), 김명중 EBS 사장
15일 양승동 KBS 사장은 국정감사에서 수신료 인상 등 공적재원 확보를 요청했다. 최근 나훈아 단독 콘서트로 공영방송의 면을 세운 KBS는 제2의 나훈아 쇼를 만들겠다는 포부와 함께 수신료 인상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양 사장은 "국민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제2의, 제3의 나훈아 쇼를 만들겠다. 대하사극도 부활하고, 고품질 한류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앞서 7월 KBS는 수신료 현실화 추진 등을 담은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뼈를 깎는 자구책과 함께 수신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여당 의원들의 의견과, 정치적 편향성을 거론하며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우상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020년 1000억원이상의 적자가 예상되는데, 언제까지 자산을 팔아 회사를 유지하기 어려우므로 수신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단, 경직성 인건비(고연봉)를 유지하면서 수신료 인상을 국민들에게 호소하기 어려우니, 뼈를 깎는 자기희생이 전제되지 않는 한 국회도 도와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종편과 케이블 프로그램을 베끼지 말고, 과거처럼 포맷을 선도하던 KBS로 거듭나야 수신료 인상 명분이 선다"고 강조했다.

양승동 사장은 "나훈아 콘서트 통해 KBS저력을 다시한 번 확인했고 자신감을 얻었다"며 "창의성 있고, 실험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콘텐츠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겠으며, 2023년까지 인건비 비중을 30%이하로 낮추겠다"고 말했다.

UHD 보급은 수신료와 함께 국정감사서 매년 지적받는 단골 이슈다.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UHD 진행상황 보면 답답하다"며 "제작비율과 편성비율을 따지는 것은 더는 의미가 없어 보이며, 현 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양승동 사장은 "올해부터 IPTV, 케이블(SO)사업자와 협의를 시작했다"며 "방통위와도 추진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KBS의 정치적 편향성 등에 대한 의원들의 책망도 이어졌다.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나훈아 콘서트로 공적재원의 중요성을 확인하게 됐다"며 "공영방송으로서의 공정성 문제는 극복해야 할 숙제인데, 편향성 극복하고 어떻게 공정성을 확보할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희용 의원(국민의힘)은 "국정감사 보도내용 중 의원실 자료인용 건수를 보면 야당 측 자료 인용 건수가 현저히 적은데, 균형감을 맞춰야 한다"며 "KBS 공정성 확보하고 편향적이지 않다는 시각을 준다면 수신료 인상도 국민적 공감을 얻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원들은 검언유착 오보를 집중적으로 질타했다.

‘펭수’로 대박 터트린 EBS, ‘펭수’ 때문에 질타

EBS도 재원구조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자체수입에 의존하다보니 안정적 재원확보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EBS 총 수입예산 중 자체수입 매출비율은 71.3%(2019년 기준)다. 양정숙 의원(무소속)은 상업광고를 문제 삼았다. EBS 어린이 프로그램 방영 시간대 장난감 상업광고를 과도하게 내보내 소비심리를 부추기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명중 EBS 사장은 "무늬만 공영방송, 재원은 상업방송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상업적 재원에 70% 의존하고 있고, 이마저도 위태롭기 때문에 공적재원 확충 없이 임무 수행 한계가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원 구조에 공적 재원이 투입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EBS가 105억원의 이익을 거둔 인기 캐릭터 ‘펭수’ 관련 갑질 의혹도 제기됐다.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EBS가 자회사 EBS미디어에서 만든 펭수 사업권을 회수하는 등 갑질을 했다고 비판했다.

김명중 EBS 사장은 "EBS 자회사가 8년 됐는데 수익 모델을 못 찾고 본사에 도움이 못 했다"며 "펭수만 빼 온 게 아니라 잘 안 되던 다른 캐릭터 사업도 전부 가져왔으며, 100억원은 EBS 직원들이 펭수 프로젝트에 협력해서 만들어낸 것인데 EBS가 수익을 빼앗아갔다는 표현은 과하다"고 해명했다.

이 밖에도 EBS는 시청자권리보호위원회 부실 운영, EBS 교재무상지원 홍보 부족, 유아 어린이 프로그램 시간대 상업광고 증가 등에 대한 질타가 있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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