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한 렘데시비르가 환자 사망률을 낮추는 데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는 세계보건기구(WHO)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각) WHO가 작성한 연구논문 보고서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아직 이 보고서는 논문 심사(peer review) 단계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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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에 따르면 WHO는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코로나19 환자 1만1266명을 상대로 렘데시비르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로피나비르, 인터페론 등 4가지 약물 효과를 측정하는 ‘연대 실험’을 실시했다. WHO 연대 실험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군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다국적 임상시험이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이들 약물 가운데 어떤 것도 실질적으로 환자 사망률과 병원 입원 기간에 영향을 준 것은 없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환자들의 인공호흡기 사용 필요성도 줄여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세계 연구진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로피나비르 등이 코로나19 치료에 적합하지 않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치료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가 개발한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환자 회복기간을 15일에서 11일로 낮춘다는 시험 결과가 발표된 뒤로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고, 현재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일부 국가로 수입되고 있다.

길리어드 측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WHO 자료가 논문 심사 검토 전 공개된 것을 알고 있다"며 "이번 실험 결과는 다수의 무작위적이고 통제된 실험에서 확실하게 검증된 렘데시비르 효능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