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이게 아닌데" 반중감정에 난감한 라이엇코리아

입력 2020.10.18 06:00

라이엇게임즈의 ‘중국 밀어주기’가 국내 게이머 사이에 논란에 휩싸였다. 게이머 사이에 깔려 있던 반중(反中) 인식이 폭발한 것으로 그 화살이 중국 라이엇게임즈가 아닌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를 향해, 주목된다.

16일 업계 및 커뮤니티에 따르면 라이엇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PC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152번째 신규 챔피언(게임 내 캐릭터) ‘세라핀’ 음성에 중국어가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정식 출시 이전부터 큰 논란이다. 포함한 음성은 ‘짜요(한국어로 파이팅)’로, 타국가에서는 오히려 ‘파이팅’이 사용돼 논란은 일파만파 더 커졌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측은 "현지화 작업의 목표는 적정한 지역적 색채를 입히는 것"이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해외 유저와 달리, 국내 유저는 중국 출신 챔피언이 외치는 파이팅을 어색하게 생각할 가능성이 농후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는 별도 녹음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논란이 되는 ‘짜요’는 국내 유저를 과도하게 배려하다 나온 것이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의 의도와 달리, 유저들은 분노했다. 하지만 이번 분노는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보다, 수년째 이어지는 라이엇게임즈의 중국 친화적인 운영을 향한 것에 가깝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새로운 챔피언(캐릭터) ‘세라핀’. KDA 세계관에서 중국인이라는 설정이 있다. /라이엇게임즈
"이제 지쳤다" 수년째 이어진 라이엇게임즈 중국 밀어주기 논란

새롭게 등장한 챔피언 세라핀이 KDA세계관에서 중국인이라는 설정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과거 f(x) 멤버 중 중국출신 ‘빅토리아’ 등 실제 사례도 있다.

오히려 많은 유저는 오랜 기간 이어진 라이엇게임즈의 차별적인 운영에 답답함을 느꼈다. 세라핀은 기존 챔피언 ‘소나’와 유사한 컨셉과 스킬을 가져 독창성이 떨어졌고, 외형 역시 기존 세계관에 녹아들지 못했다.

다수 유저는 "중국에서 개최하는 ‘리그오브레전드챔피언십 2020(롤드컵)’에 맞춰, (게임에) 어울리지 않는 새로운 챔피언을 만들고, 밀어주는 것"라고 지적했고, 일부는 "가상 K팝 그룹 KDA에 중국색을 입히는 중국 밀어주기"며 "일종의 동북공정"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세라핀 등장 이전에도, 코로나19를 이유로 중국 2년 연속 개최를 결정했다. 글로벌 정식 서버에서 챔피언 스킨과 일러스트가 중국풍으로 교체되고, 중국 춘절에 맞춘 이벤트도 전 세계에서 진행했다. 여기에 라이엇게임즈의 모회사가 중국 기업 ‘텐센트’라는 점이 부각되며 라이엇게임즈의 중국 밀어주기는 더 노골적으로 느껴졌다.

이런 불만이 쌓인 게임 유저 입장에서는 한국에서만 ‘짜요’를 사용한다는 사실에 일단 화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의 운영이 세라핀 ‘짜요’로 라이엇게임즈와 동일선상에 놓이는 것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는 지금까지 한국 문화를 알리고 지키는 데 앞장섰다. 그들의 주도로 기획된 ‘한국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사회활동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졌고, 최근에는 ‘두둥 등장’이라는 랩으로 ‘K문화’를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하회탈을 쓴 스킨 등 한국 문화가 반영된 콘텐츠도 추가됐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관계자는 "해당 대사(짜요, 화이팅)는 PBE서버(정식 서버 적용 이전에 테스트하는 서버) 세라핀 업데이트 이전부터, 전 세계에서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됐던 상황"며 "(PBE서버 업데이트는) 캐릭터 자체에 관한 테스트가 목적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 화이팅이라는 대사는 누가 추가했고, 누가 뺐을까.

생각보다 뻔한 이야기다. 게임 업데이트는 본사의 역할이고, 게임 현지화가 각 지역 지사의 역할이다.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화이팅’의 뜻을 가장 잘 아는 곳이 한국인 점을 고려하면 누가 주도적으로 대사를 수정했는지 그려진다. 좋은 의도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으니 난감할 뿐이다.

송주상 기자 sjs@chosunbiz.com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