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내는 '인텔 11세대' 노트북…"AMD 맞대응에 자신감"

입력 2020.10.19 06:00

인텔 11세대 ‘타이거 레이크(Tiger Lake)’ 프로세서를 탑재한 차세대 신형 노트북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 및 원격 학습용으로 PC 판매량이 꾸준한 데다, PC 시장에서 노트북의 비중이 높은 만큼, 충분한 수요를 빠르게 차세대 제품으로 흡수하려는 모양새다.

특히 올해는 3세대 ‘르누아르(Renoir)’ 프로세서를 탑재한 AMD 노트북의 선전도 판을 키우고 있다. AMD는 상대적으로 좋은 가격 대비 성능(이하 가성비)과 준수한 내장 그래픽 성능을 앞세워 점유율을 단숨에 2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를 상대하는 인텔 11세대 노트북의 역할도 그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다.

레노버의 첫 11세대 탑재 노트북 ‘요가 슬림 7i 카본’ / 레노버
초박형·초경량 프리미엄 노트북으로 치고 나오는 인텔 11세대 노트북

인텔의 11세대 ‘타이거 레이크’ 탑재 노트북들은 프리미엄 고급형 노트북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 방어에 나설 모양새다. 경쟁사 CPU 탑재 노트북보다 더욱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구성을 앞세워 ‘가성비’보다 제품 품질과 브랜드 가치, 더욱 우수한 이동성 등을 우선하는 소비자를 공략한다.

여기에는 인텔과 주요 PC 브랜드가 협업해 선보이는 새로운 프리미엄 노트북의 기준 ‘이보(EVO)’ 인증이 있다. 이보 인증은 이전 10세대 노트북에 처음 도입했던 ‘아테나 프로젝트’의 후속으로 인텔과 PC 제조사가 제품 디자인 및 설계단계서부터 협력함으로써 최적의 디자인과 성능, 연결성, 배터리 성능 기준을 통과한 제품만이 마크를 달고 나온다. 즉, 이보 마크를 달고 나오는 제품은 인텔과 제조사가 확실하게 보증하는 ‘최고급 노트북’인 셈이다.

최근 노트북을 구매하는 핵심 수요층인 ‘밀레니얼 세대’는 하나의 노트북으로 최상의 업무 환경과 최적의 엔터테인먼트 라이프를 동시에 추구한다. 게다가 노트북 자체를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일종의 패션 아이템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를 관통한 인텔 11세대 노트북의 프리미엄 전략은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경쟁사 노트북이 프리미엄 이미지보다는 ‘가성비’를 중점적으로 내세우는 것과 상반된 전략이다.

델의 타이거레이크 기반 프리미엄 컨버터블 노트북 ‘XPS 13 2-in-1’ / 델 테크놀로지스
차세대 ‘Xe 그래픽’으로 엔터테인먼트 성능 대폭 강화해

무엇보다, 이번 인텔 11세대 노트북은 경쟁사 CPU를 탑재한 노트북 대비 다소 부족한 것으로 여겨졌던 엔터테인먼트 성능이 대폭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인텔의 차세대 ‘Xe 그래픽’ 아키텍처가 적용된 11세대 프로세서의 ‘아이리스 Xe’ 내장 그래픽은 노트북 기준 보급형 외장 GPU에 버금간다는 경쟁사의 ‘라데온’ 내장 그래픽보다 오히려 뛰어난 그래픽 성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엔지니어링 샘플의 테스트 결과이긴 하지만, 아이리스 Xe 그래픽은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같은 평균 이상의 사양과 성능을 요구하는 온라인 3D 게임에서도 경쟁사 내장 그래픽보다 한 수 위의 성능을 보이기도 했다.

즉, 인텔 11세대 탑재 노트북은 평소에는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연결해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고, 여가에는 고품질 스트리밍 콘텐츠를 즐기는 것은 물론, 인기 온라인 게임까지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성능까지 겸비했다는 설명이다. 일과 여가 모두를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올 인 원’ 제품인 셈이다.

부족한 CPU 코어 수는 월등한 코어당 성능과 ‘AI 가속’으로 보충

인텔 11세대 프로세서의 최대 약점(?)은 최상급 모델 기준으로 경쟁사의 절반밖에 안 되는 CPU 코어 수다. 멀티 스레딩에 기반한 영상 인코딩, 이미지 렌더링 등의 작업에서는 최대 8코어 구성을 제공하는 ‘AMD 노트북’이 확실히 유리한 편이다.

다만, 인텔 11세대 노트북이 목표로 하는 주된 사용자층이 13인치~14인치의 적당한 화면에 멀티코어 성능보다는 높은 이동성, 긴 배터리 사용 시간 등을 중시하는 이들이 더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코어 수가 적다는 것은 결코 단점은 아니다.

특히 최근 수요가 급증한 ‘전문 크리에이터용’ 고성능 노트북의 수요가 15인치~17인치급 대화면에 외장 GPU를 탑재하고, 높은 메모리 및 스토리지 확장성을 갖춘 중형~대형 노트북에 집중되는 것을 고려하면 코어 수가 부족한 것이 결코 약점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고성능 전문가용’용으로 나올 인텔 11세대 ‘H 시리즈’ 프로세서 역시 동등한 8코어 구성으로 나올 예정인 만큼 작업 성능에서도 밀리지 않을 전망이다.

부족한 CPU 코어 수의 성능을 보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가속’ 기능도 무시할 수 없다. 이전의 애플리케이션들이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주로 CPU의 단순 연산 성능에만 의존하는 것과 달리, 최신 애플리케이션일수록 실시간 학습을 통한 ‘워크로드 최적화’를 통해 100의 시스템 자원이 필요한 작업을 70의 자원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10㎞ 떨어진 목적지로 이동할 때 기존의 CPU가 무작정 엔진의 배기량과 출력을 높여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이동 시간을 단축할 때, 인텔 11세대 프로세서는 향상된 실시간 AI 기능으로 가장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최단 경로’를 찾아 이동 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인 셈이다. 즉, 훨씬 적은 코어 수와 낮은 전력 소모로도 동일한 작업을 비슷하거나 더욱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셈이다.

인텔 이보 인증을 획득한 타이거레이크 탑재 MSI ‘프레스티지 14 Evo A11M’ / MSI
델, 레노버, MSI 등의 글로벌 브랜드에서 인텔 11세대 타이거 레이크 탑재 노트북을 선보이고 판매(예약 포함)를 시작했다. HP, 에이수스, 에이서 등의 글로벌 제조사들도 곧 인텔 11세대 노트북을 선보일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의 인텔 11세대 노트북은 빨라도 연말에서 내년 1월쯤 등장할 전망이다. 매년 CES를 전후로 신제품을 발표하고, 연중 최대 성수기인 입학 졸업 시즌(2월~3월)에 맞춰 출시해 판매량을 극대화하는 패턴이 고착됐기 때문이다. 아직 신제품 발표 소식이 없는 만큼 그러한 패턴에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

가성비와 코어 수로 치고 올라오는 AMD 노트북을 상대로 향상된 이동성과 강화된 사용 편의성, 엔터테인먼트 성능으로 무장한 인텔 11세대 타이거 레이크 탑재 노트북이 어떻게 PC 시장을 수성해 나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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