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내친구] 하이, '치료 동반자'로 거듭나는 디지털 치료제 개발 앞장

입력 2020.10.22 06:00

연세대 교수 겸임 김진우 하이 대표
디지털 치료제, UI·UX와 지속적인 업데이트 중요
"하이는 치매, 우울증 등에 집중…치료 동반자 제시하겠다"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실제 치료제로 활용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FDA(식품의약국)은 ‘인데버’라는 게임 기반 ADHD 디지털 치료제를 승인했다. 국내 역시 올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디지털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공개해 디지털 치료제 상용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김진우 하이 대표는 "국내의 경우, 디지털 치료제로 인허가 받은 기업은 없다"며 "하이는 2023년 디지털 치료제 인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는 2016년말부터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로, 김 대표는 현재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겸직 중이다.

김진우 하이 대표. /하이
하이는 현재 카카오톡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챗봇 새미를 중심으로 유미, 포미 등 다양한 헬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진우 대표는 "헬스 서비스는 처방이 필요한 형태가 아니다. 기억력이 이전보다 떨어졌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서비스다"며 "임상 증거가 확실해야 진단을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현재 하이는 디지털 치료제로 거듭나기 위해 임상시험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대목동병원에서 경도 인지장애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알츠가드 2.0에 관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우울증 치료를 돕는 유미는 최근 김세진 강남 세브란스 병원 의사가 시험을 시작했다.

김진우 대표는 "알츠가드 2.0은 노인 7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DSM-5 기준, 인지 능력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는 해외 저널 발표를 위해 준비하는 중"라고 설명했다. DSM-5는 미국정신의학협회에서 내놓은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메뉴얼로 세계적인 기준으로 꼽힌다.

이어 그는 "올해 상반기는 코로나19가 심했다. 많은 노인 분들이 치매 경과도 좋지 않았고, 정신 건강도 나빴다"며 "반면, 새미를 사용한 분들은 우울이나 불안이 더 심해지지 않아 고무적"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치료제도 꾸준한 ‘복용’이 관건 ... UI·UX가 중요해

디지털 치료제는 형태가 소프트웨어일 뿐, 치료를 목표로 하는 약이다. 많은 약은 꾸준한 섭취를 통해 병을 치료하거나, 증상을 완화한다. 이는 디지털 치료제도 마찬가지다. 복용하는 것과 같이, 디지털 치료제는 환자의 꾸준한 사용을 유도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접근성 확보를 위한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가 디지털 치료제의 중요한 평가 요소로 떠올랐다.

미국 FDA가 작년 1월 공개한 디지털 치료제 인허가 가이드라인에는 새로운 평가 요소 7가지가 소개됐다. 이 중 5가지가 사용자 몰입도, 프로그램 완료 비율 등 UI·UX와 관련 있는 부분이다. 이는 국내 식약처 가이드라인도 크게 다르지 않은 부분이다.

김진우 대표는 "기존 약은 흡수되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을 생각하면, 먹고 흡수되어야 효과가 있다. 디지털 치료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환자가 최소 3개월 일정한 집중도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약효가 난다"며 "UI·UX가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하이가 제공하는 헬스 서비스는 누구나 편하게 볼 수 있는 UI·UX로 꾸며졌다. 사진은 알츠가드2.0. /하이
하이는 김 대표를 포함 UI·UX전문가 4명이 포진했다. 각 전문가가 하이의 솔루션을 맡아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는 소프트웨어이기에, FDA는 한 가지 더 주목했다. FDA는 디지털 치료제를 지속적인 업데이트할 수 있는 기업인지 꼼꼼하게 확인한다. 단순히 기업 규모를 고려하지 않고, 기업 문화나 조직 체계 등을 고려한다.

특히 많은 디지털 치료제가 AI기반으로 운용돼 지속적인 업데이트는 치료제의 품질과 직결된다. 김진우 대표는 "기존 약도 공장 설비가 제대로 됐나, 보안이나 생산이 적절한가 확인한다. 계속해서 효과 있는 약을 내놓는지에 관해, 소프트웨어에 맞게 기준을 내놓은 것"라고 설명했다.

AI 품은 디지털 치료제, ‘치료 동반자’로 거듭난다

최근 디지털 치료제는 AI 사용이 필수적이다. AI를 통해 개인 맞춤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양한 생체 정보를 학습한 AI가 새로운 디지털 바이오마커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언어와 관계없이 음성 변화를 통해 치매 가능성을 판단하는 서비스를 연구 개발하고 있다.

김진우 대표는 "AI를 쓰지 않는 디지털 치료제는 찾기 힘들다"며 "개인 맞춤 서비스가 기대된다. 여러 인지 영역을 평가해, 디지털 치료 커리큘럼 변화, 내원 등 개인에 맞는 치료 등을 제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디지털 치료제의 AI 활용은 김진우 대표가 목표하는 치료제의 방향성과도 관계가 깊다. 하이는 치매, 우울증 등 ‘커뮤니케이션 단절’과 연관 있는 병에 관한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사람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AI는 김 대표에게 적절한 치료 도구다.

"치료의 동반자인 디지털 치료제가 목표다"라고 김진우 대표는 밝혔다. 이어 그는 "(AI 등을 통해) 치료제가 누구나 편하게 상호작용하고, 나아가 환자에게 정말 잘 맞는 친구가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하이는 2023년까지 다수 임상시험을 이어가며 디지털 치료제 효과 입증에 나선다.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2023년에는 국내 식약처 승인을 받고, 이어 2024년 상반기 미국 FDA 승인을 추진 중이다.

하이의 장기적인 목표는 플랫폼이다. 김 대표는 "디지털 치료제 플랫폼을 구상 중이다. 플랫폼에서 많은 기업이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치료제가 개발하고 환자에게 제공하길 기대한다"며 "나아가 디지털 치료제 퍼블리셔로 거듭나겠다"라고 밝혔다.

송주상 기자 sj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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