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배터리 신설법인 분사를 놓고 시장 우려에 대해 일부 오해가 있었다며 회사의 중장기적 가치 상승을 성원해달라고 강조했다. 최근 이슈인 코나EV 화재와 관련해선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충당금 설정을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언급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 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 LG화학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는 21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시장에서 분사에 대해 여러 우려와 일부 오해 있는 부분이 있다"며 "배터리 분사에 따라 우려되거나 걱정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주주 여러분께서 중장기적 가치 상승에 대해 긍정적으로 봐주시고 성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차 부사장은 "분사를 통해 전지사업 최적화된 별도 조직을 구성해 빠르고 유연한 의사 결정 및 효율적 조직 운영체계를 갖춰 구조적 경쟁력 강화하겠다"며 "많은 설비 투자가 필요한 전지사업을 LG화학 100% 자회사로 분할하면 보다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활용할 수 있어 투자 확대를 통한 초격차 전략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업부문도 자체 창출되는 현금흐름 기반으로 보다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며 "사업 부문별 경쟁력이 강화돼 성장 잠재력이 극대화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LG화학은 화재가 발생한 코나EV 리콜 결정 이후 현대자동차와 공동TF를 구성해 원인을 규명 중이다.

LG화학은 "원인 규명 후 책임 있는 조치를 하겠지만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충당금 설정과 비용을 말하기 어렵다"며 "매월 일정 부분을 충당금으로 쌓아 놓고 있고, 현재 상당한 금액이 쌓여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교체 총체적 비용은 대당 13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리콜대상 차량의 10%가 배터리를 교체한다고 가정하면 1000억원쯤 비용이 발생한다.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있는 LG화학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 공장/ LG화학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있는 LG화학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 공장/ LG화학
배터리 안전을 위한 기술 개발은 세 가지 축으로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배터리 안전을 위한 기술 개발은 셀과 팩 등에 대해 BMS를 통해 좀 더 일찍 셀의 이상 상태를 촘촘히 진단해 찾아내는 기술이 첫 번째다"라며 "생산과정에서 품질관리 기준을 높이거나 저전압과 같은 품질 문제에서 검출력을 향상시키는 형태의 자동화된 기술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 번째로 셀, 모듈, 팩 설계 단계부터 (안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겠다"며 "셀, 모듈, 팩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혼재하기 때문에 각각에서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고, 이 기술이 설계에서 관련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배터리 개발 계획도 밝혔다. LG화학은 "리튬황 배터리는 2024년 이후를 상용화 시점으로 보고 있는데, 현재 사이클에 대한 요구 성능이 목표만큼 나오지 않았다"며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황 배터리보다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며, 2026년~2027년까지는 테스트할 기술이 개발되고, 2028년 이후인 2030년 정도를 상용화 시점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외 배터리 공장 추가 투자도 검토한다. LG화학은 "글로벌 배터리 생산 거점지를 추가로 확보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공장에는 사람 개입을 최소화하는 스마트 팩토리 도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전지사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이 수년 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승세 LG화학 전지 경영전략총괄(전무은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은 2020년 57조원 규모에서 2024년 140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신설법인의 2021년 매출은 18조원 중후반, 영업이익률은 한자릿수 중반대가 목표이며, 2024년에는 매출액 30조원, 영업이익률 한 자릿수 후반대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3분기 매출액 7조5073억원, 영업이익 9021억원을 기록해 분기 사상 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158.7% 증가하며 10년(38분기)만에 분기 최대치를 갱신했다.

4분기는 석유화학부문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예상되지만 주요 제품 중심의 수요 호조 지속으로 견조한 실적이 전망된다.

전지부문은 자동차전지 및 전기차용 원통형 전지 공급 확대로 매출 성장 및 이익 증대가 전망된다.

첨단소재부문은 디스플레이 산업의 계절성 영향이 있으나 산업소재 물량 확대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4분기 생명과학 부문은 에스테틱(필러) 등 수요 회복세가 예상되며, 팜한농은 테라도(제초제) 등 주요 제품 매출 확대로 연간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