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기반 서비스가 출시되는 가운데 콜센터 업무를 보조하는 AI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콜센터 직원의 상담 업무를 도와 고객 관련 정보를 기록하고 응대 매뉴얼을 AI가 제시하는 방식이다. 고객에게서 나온 답변을 관련 부서로 전달해 조직 전체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전략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한 번에 수만명의 대상자에게 콜을 걸어 필요한 응답을 받아 데이터로 변환하는 AI 콜센터도 등장했다.
콜센터 업무 효율 향상을 원하는 기업들이 관련 솔루션을 도입·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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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 텍스트 자동 변환, 최적 답변 추천으로 콜센터 업무 돕는 AI

고객관계관리(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기업 ‘세일즈포스’는 콜센터 운영을 돕는 AI 기반 솔루션 ‘서비스 클라우드’를 제공한다. ▲음성 타이핑 ▲다음 행동 추천 ▲고객 정보 히스토리 ▲서비스 KPI 측정 등의 기능을 솔루션을 통해 지원한다.

세일즈포스의 서비스 클라우드는 콜센터 상담 시 음성을 텍스트로 실시간 변환하는 기능을 지녔다. 실시간으로 대화 키워드를 추출해 가장 적합한 제품 및 계약 내역 정보를 제공해 상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수한 상담 직원의 상담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황에 따른 최적의 답변을 추천하기도 한다. 고객 문의 답변에 어려움을 겪는 신입 상담원이 있으면, AI가 그동안 쌓인 데이터에 기반해 최적의 답변을 안내한다. 고객 상담을 마친 후 상담원이 해야 할 다음 업무를 추천하는 기능도 있다.

고객과의 대화와 구매 내역, 연령 및 지역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고객 정보 히스토리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맞춤형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구매 가능성이 큰 제품을 추천해 상담에서 활용하기도 한다.

콜센터 업무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측정 기능을 통해 성과를 시각화할 수도 있다. 대시보드 내에서 서비스 품질과 관련된 데이터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기업 소니는 서비스 클라우드를 도입해 콜센터 업무 효율을 높였다. 서비스 클라우드를 도입하기 전 소니는 제품 판매 단계부터 AS까지 모든 과정을 다루는 콜센터 업무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었다.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시스템에서 정보를 가져와 통합하고 관리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서비스 클라우드 도입 후 소니의 상담원은 웹, 소셜미디어, 이메일 상에 있는 모든 고객 정보를 통합해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고객 히스토리와 이를 최적화한 화면을 AI가 제시하면 상담원이 활용하는 방식이다. 대시보드를 활용해 관리자에게 글로벌 지역별 성과를 실시간으로 보고하고 새로운 고객의 특성과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다.

한 번에 수만명에 전화해 답변받는 AI

한글과컴퓨터그룹(이하 한컴그룹)은 코로나19 극복을 지원하기 위해 AI콜센터 솔루션 ‘한컴 AI 체크25’를 전국 주요 지자체에 무상 공급하고 있다.

‘한컴 AI 체크25’는 아웃바운드콜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자가격리자와 능동관리자, 해외입국자들을 대상으로 AI가 전화를 걸어 발열과 기침, 두통 등 건강 상태를 묻고 답변을 음성 인식해 데이터화하는 서비스다. 예컨대 AI가 "기침 증세가 있으신가요?"라고 질문하고 대상자가 "괜찮아요", "아프지 않아요"로 답변하면, "기침 증상 없음"으로 기록한다.

한컴 AI 체크25를 활용하면 동시에 다수 대상자에게 콜을 할 수 있고, 답변을 별도의 기재 과정 없이 실시간 데이터화할 수 있다. 다른 솔루션과도 바로 연동할 수 있어서 많은 지자체가 솔루션을 빠르게 도입할 수 있었다. 영어와 중국어 지원도 가능해 해외 유학생이나 외국인 거주자들까지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오순영 한컴 CTO는 "이번 AI콜센터 솔루션 공급을 통해 한컴이 보유한 AI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AI콜센터를 다양한 산업군으로 확대·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고객 응대한 만큼만 비용 받는 AI 기반 콜센터 서비스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아마존 커넥트 기반 완전 종량형 클라우드 컨택센터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스마트 컨택센터는 전화와 채팅 등 고객 상담 요청에 맞게 최적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Software as a Service)다.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클라우드 인프라 기반에 SK텔레콤의 AI 기술을 적용했다. 재택에서 상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현재 상황을 고려해 VMI(Virtual Mobile Infrastructure) 기반 원격 근무 환경도 지원한다.

기존 고객센터를 구성하려면 시스템과 솔루션 구축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했고 구축 기간도 2~3개월 소요됐다. SK텔레콤 스마트 컨택센터를 활용하면 별도의 장비 투자 없이 1~2일이면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다.

SK텔레콤 스마트 컨택센터는 실제 고객응대를 한 만큼만 비용을 받는 종량형 서비스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구축형 콜센터나 상담 좌석당 고정 비용을 과금하는 월정액 콜센터보다 최대 80%까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용익 SK텔레콤 5GX B2B사업개발담당은 "고객센터 구축과 운영에 부담을 느끼는 중소기업·스타트업 및 기존 콜센터 비용 절감 니즈가 높은 중대형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