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한국 애니메이션 콘텐츠 제작사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최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스튜디오 미르’ 외에도 한국에서 애니메이션 제작 협업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쿠라이 다이키(櫻井大樹)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수석 프로듀서. / IT조선
사쿠라이 다이키(櫻井大樹)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수석 프로듀서. / IT조선
‘사쿠라이 다이키(櫻井大樹)’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수석 프로듀서는 27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한국은 높은 품질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회사들이 많아 주목하고 있으며 향후 파트너십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사쿠라이 프로듀서는 한국의 ‘레드독 컬처 하우스’, ‘스튜디오 마루’, ‘고인돌' 등의 제작사를 눈여겨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사 ‘레드독 컬처 하우스’는 넷플릭스 독점작 ‘러브 데스+ 로봇’에서 마물사냥꾼 아들 ‘리앙’과 구미호의 딸 ‘옌’의 우정을 담은 ‘굿 헌팅’이란 단편작을 제작한 바 있다.

스튜디오 마루는 극장 애니 ‘날씨의 아이’,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등 다수의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가한 이력이 있다. 고인돌은 애니메이션 ‘타오르지마 버스터’ 등의 작품을 제작했다.

넷플릭스는 23일, 한국의 스튜디오 미르를 포함한 4개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중장기 콘텐츠 파트너십인 ‘프로덕션 라인 계약(Production Line Deal)’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 ‘스튜디오 미르’와 일본은 ‘사이언스 사루(Science SARU)’, ‘마파(MAPPA)’, 스튜디오 나즈(NAZ)를 소유하고 있는 ‘아니마 앤 컴퍼니(ANIMA & COMPANY)’ 등 4곳과 계약을 체결했다.

넷플릭스는 이들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계약을 통해 독점 애니메이션 작품 제작을 통한 동반 성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사쿠라이 프로듀서는 한국의 스튜디오 미르를 파트너사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높은 작품 품질과 워크플로(작업 공정)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르는 넷플릭스에 작품을 만든 경력이 있고, 제작된 애니메이션의 퀄리티가 높다"며 "과거 3번쯤 만난 적이 있고 스튜디오를 직접보니 작화감독, 디자이너 등 애니메이션 제작에 필요한 공정을 모두 갖추고 있어, 영화 등의 작품도 맡길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스튜디오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사쿠라이 프로듀서는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업무 적응력이 굉장히 빠르다고 칭찬했다. 그는 "미르의 경우 미국 콘텐츠 회사와 다년간 일을 많이 진행한 탓에 미국의 작품 제작 워크플로에 적응돼 있었다. 한국 제작진들은 일본 미국 등 서로 다른 업무 환경에서도 빠르게 적응하고 진화하는 모습을 보인다"라고 밝혔다.

한편, 사쿠라이 다이키 프로듀서는 애니메이션 제작들이 상상한 이상으로 글로벌 애니메이션 콘텐츠 시청자 수가 많다고 전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2019년 10월부터 2020년 9월까지 1년간 세계 1억 세대가 넷플릭스에서 한 편 이상의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시청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콘텐츠 시청량은 전년 대비 50% 성장했다.

사쿠라이 프로듀서는 "과거 1년간 세계 1억 세대가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즐겨 본다는 데이터가 집계됐다. 세대를 인원으로 환산하면 2~3억명에 달한다"며 "과거에는 애니메이션을 콘텐츠 산업의 작은 조각이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더 큰 시장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업계는 전환기를 맞이했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