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 모바일과 가전 부문에서 호조세를 보이며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부진을 예상했던 반도체 부문도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 매출액 88조9600억원은 분기 사상 최대 규모다.

4분기 실적은 3분기보다 다소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버 메모리 수요 약세와 스마트폰 및 가전 사업의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 등이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의 불확실성도 깔려 있다.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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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사업 전 분기 대비 판매량 50% 늘어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 12조3500억원, 매출 66조9600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은 것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던 2018년 4분기(10조8000억원) 이후 7분기 만이다. 매출 기준으로는 분기 사상 최대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의 경우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적극적인 비용 효율화 노력으로 호조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4조2000억원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도 18.4%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영업이익과 이익률 모두 개선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순이익은 8조3607억원으로 48.88% 늘었다.

반도체 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 5조5400억원, 매출 1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메모리 사업에서 서버 수요가 다소 약세였으나, 모바일과 PC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신규 게임 콘솔용 SSD 판매를 확대해 견고한 실적을 달성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에도 불구하고 모바일과 PC 등의 견고한 수요 속에 기존 가이던스 대비 출하량을 높이면서 원가 개선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시스템 반도체는 시스템 LSI 주요 모바일 부품 수요 회복과 파운드리 주요 고객사에 대한 HPC용 칩 등의 수주 확대로 실적을 개선했다.

DP(Display Panel) 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이 4700억원, 매출 7조32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패널 주요 고객의 신제품 판매 확대와 대형 패널 수급 환경 개선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단, 전년 동기 대비로는 중소형 패널 주요 고객의 신제품 출시 일정이 예년 대비 지연돼 실적이 감소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Mobile Communications) 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에서 4조4500억원, 매출은 30조4900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실적이 대폭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갤럭시노트20과 갤럭시Z폴드2 등 고가의 플래그십 모델을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약 50% 급증했다고 밝혔다.

가전 사업인 CE(Consumer Electronics) 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 1조5600억원, 매출 14조90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실적이 모두 크게 개선됐다. 3분기 가전 수요가 큰 폭으로 확대하면서 프리미엄 TV와 생활가전 시장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글로벌 공급망관리(SCM)을 활용한 적기 대응도 실적 호조세를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환영향과 관련해서는 원화 대비 달러화 약세·유로화 강세로 세트 사업에
일부 긍정적 영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부품 사업의 부정적 영향이 이를 상쇄하며 전체 영업이익에 대한 환영향은 미미했다.

4분기 반도체 수요 약세에 스마트폰·가전 사업 경쟁 심화 예상

삼성전자는 4분기에 서버 메모리 수요 약세 지속과 세트 사업 경쟁 심화 등으로 전체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의 경우 첨단 공정 전환 확대와 모바일, 노트북 수요 견조세에도 불구하고 고객사 재고 조정에 따른 서버 가격 약세와 신규 라인 초기 비용 등으로 수익성 감소가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응하고자 부품 사업의 차세대 공정 전환과 적기 투자 등 시장 리더십 강화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메모리는 첨단공정 확대 지속과 탄력적인 제품 믹스 운영으로 시장 리더십을 제고한다. 투자는 중장기 수요 대응 준비와 함께 단기적으로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투자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시스템LSI 5나노 SoC 공급을 본격화하면서 파운드리 고객의 HPC용 칩과 모바일 SoC 주문 확대가 예상된다. 시스템LSI는 5G SoC와 고화소 센서 시장에 차별화한 제품으로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HPC 등 응용처 다변화와 대형 고객 확보를 통해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DP 부문은 중소형 패널의 3분기 대비 판매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실적을 예상한다. 중소형 패널의 경별화한 기술과 가격 경쟁력으로 실적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형 패널은 계획대로 QD 디스플레이 준비를 지속한다. LCD 수요에도 차질 없이 대응할 예정이다.

IM 부문은 스마트폰 매출 하락과 경쟁이 심화되는 분기를 맞이해 마케팅비 증가로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 판매 확대와 수익성 제고를 위해 폴더블(접는 형태) 스마트폰과 5G 제품 라인업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CE 부문은 연말 성수기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전망되나 경쟁 심화와 원가 상승 영향 등으로 수익성 둔화가 예상된다. 이를 극복하고자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을 확대하고 온라인·B2B 사업 강화 등을 추진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