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자회사 위메이드넥스트) 개발한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4가 29일 오후 12시부터 비공개 테스트(CBT)를 시작했다. 미르4 테스트는 PC, 모바일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고, 해당 플랫폼에서 게임을 설치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미르4는 미르 트릴로지 중 중 가장 처음 선보이는 게임이다. 전작 미르의 전설2 500년 뒤 이야기를 다룬다. 비천왕국, 사북왕국으로 양분되는 미르 대륙을 바탕으로 하는 동양 판타지 세계관이 배경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전사, 술사, 도사, 무사 캐릭터 중 하나를 골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기자는 도사 캐릭터로 테스트에 참여했다. 미르4 초반부 플레이 부분을 즐긴 이후 PC 플랫폼에서 좋은 그래픽으로, 색다른 세계관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확실한 강점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속도감·타격감은 다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게임 속에서 이상형 찾을 수 있을 정도" 자세한 커스터마이징 기능·그래픽 ‘눈길’

미르4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화면 / 오시영 기자
미르4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화면 / 오시영 기자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다.

이용자는 직업을 먼저 선택하고, 이후 캐릭터의 외형을 설정하게 된다. 무사, 전사는 남성, 술사, 도사는 여성으로 게임을 진행한다. 머리 색·모양·밝기부터 광대·코·이마 등 얼굴형과 눈·얼굴·입술 화장 등 꾸미려고 마음만 먹으면 매우 세부적인 부분까지 꾸밀 수 있도록 배려했다.

심지어는 ‘눈’의 경우, 위 눈꺼풀 안과 밖, 아래 눈꺼풀, 앞·뒷트임 조절 기능까지 있어 마치 ‘성형외과 의사’가 된듯한 느낌을 준다. 열심히 꾸며가며 게임 안에서 이상형을 찾을 수 있을 정도다. 개발팀은 미리 꾸며놓은 외형 프리셋도 다수 마련해 커스터마이징을 귀찮아 하는 이용자에게도 선택지를 제공했다.

위메이드는 미르4는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해 그래픽 퀄리티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는데, 섬세한 커스터마이징 기능 덕에 이 장점이 부각됐다. 특히 PC 플랫폼에서 별도 클라이언트로 게임을 실행하도록 해서 큰 화면에서 높은 해상도로 캐릭터를 꾸미고, 감상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색다른 동양 판타지 세계관으로 ‘눈길’
음성·PC 플랫폼 플레이 지원해 스토리 몰입도 ↑

미르4 초반 플레이 영상 / 오시영 기자

미르4는 비천 왕가가 몰락해 도망자 신세가 된 ‘천파 공주’를 비천 성주 ‘손덕’이 납치해 혼인 상대로 삼고자 하는 상황에서, 대법사 ‘사르마티’와 제자들(상백, 주인공, 이은)이 공주를 구하고자 나서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용자는 천파 공주를 구하고 지키는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초반 게임을 선형적으로 풀어가게 된다. 천파공주의 납치라는 사건을 발단으로 얽히고설킨 미스테리의 진상에 주인공이 조금씩 접근하는 방식이다.

동양판타지(무협) 세계관답게 경공술, 운기조식, 사형, 사부 등 마니아층에게 익숙한 단어를 자주 들을 수 있다. 이는 시장에 나온 게임 대부분이 서양 중세 판타지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에서 이용자가 반갑게 느낄 만하다. 다만 ‘튜토리얼격’ 스토리 진행에 소요하는 시간이 다소 길고, 이 과정에서 컷신-사냥-대화가 반복된다는 점은 이용자 흥미를 떨어뜨리는 요소다.

다만 미르4는 무협 세계관을 그냥 따온 것이 아니라, 동양이라는 배경 안에서 ‘미르의 전설’의 배경이 되는 세계관을 창작했다는 점은 높은 평가를 받을만 하다.

개발팀은 성우를 기용해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의 대사를 음성으로 제공한다. 단지 모바일게임이었다면 이용자가 스토리를 그냥 넘길 가능성이 더 크다. 하지만 PC 플랫폼에서도 게임을 제공한 덕에 이용이자가 미르4의 독특한 세계관에 더 쉽게 몰입할 수 있게 됐다.

액션 부분에서 ‘느리다’고 느낄 여지 有…역동적인 액션 추가·개선 기대

미르4에서 ‘반사 경공’으로 벽을 타고 높은 위치에 진입하는 장면 / 오시영 기자
미르4에서 ‘반사 경공’으로 벽을 타고 높은 위치에 진입하는 장면 / 오시영 기자
아직 테스트 버전인만큼, 눈에 띄는 단점도 있었다. 서양판타지 세계관이 중갑이나 중장비를 중심으로 ‘육중한 느낌’을 준다면, 동양판타지 세계관은 경공술(몸을 가볍게 해 빠르게 움직이는 기술을 이르는 무협 용어) 등을 기반으로 재빠르고 날렵한 느낌을 준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미르4의 액션은 전체적으로 ‘느린’ 느낌이 들었다. 스킬 쿨타임이 길고, 공격 속도가 전체적으로 느린 탓이다. PC 플랫폼으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 치고는 지나치게 전투 흐름이 단조로웠다.

자동전투만으로도 초반부 모든 플레이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PC는 모바일 플랫폼에 비해 조작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에 PC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를 위한 조작 요소를 조금 더 추가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검을 사용하는 ‘도사’ 직업의 경우, 몸을 재빠르게 날리는 역동적인 스킬보다는 제 자리에 서서 거대한 검을 소환하거나, 적을 빨아들이는 공기의 흐름을 생성하는 등 정적인 스킬이 많았다. 조금 더 이리저리 움직이며 날렵한 움직임이나 조작을 강조하는 액션을 마련했다면 어떨까 싶다.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경공’의 경우, 벽을 탈 수 있는 반사 경공은 신선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뛰어올라 활공하다가 재빠르게 착지하기보다는 붕 떴다가 떨어지는 느낌이 훨씬 강했다. 2019년 10월 네시삼십삼분이 출시한 검협(개발은 중국 시산쥐)의 경우 무려 4회 연속으로 도약한 이후 독수리를 불러 타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활공했던 것과는 대비된다.

평소보다 더 빠르게 뛰는 질주 기능 또한 자동 이동 과정에서만 활성화할 수 있어 아쉬웠다.

리뷰에서는 첫인상에서 느낀 좋은 점과 개선할 점을 나열했으나, 사실 이는 미르4라는 게임의 극히 일부일 뿐이다. 개발팀은 출시 시점 튜토리얼과 퀘스트를 통한 모험 외에도 미궁, 토벌, 비곡 등 핵심 콘텐츠 다수를 공개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