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스타일링(꾸미기)게임 ‘아이러브니키’로 한국 앱마켓 매출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던 중국 게임사 페이퍼게임즈(한국 지사 페이퍼게임즈코리아)는 29일 후속작 ‘샤이닝니키’를 출시했다.

게임을 즐겨보니, 다른 꾸미기게임과는 다른, 독특한 게임성을 담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데브시스터즈가 4월 출시한 스타일릿이 옷을 수집하고 꾸미는, 스타일링 자체에 집중했다면, 샤이닝니키는 스타일링을 기반으로 여성향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노력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샤이닝니키 이미지 / 페이퍼게임즈코리아
샤이닝니키 이미지 / 페이퍼게임즈코리아

샤이닝니키 초반부 플레이 영상 / 오시영 기자

니키가 세계의 멸망을 막기 위해 과거로 이동하는 이야기 담아
판타지풍 이야기에 성우 연기 더해 몰입감 ↑

이런 경향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요소가 세계관이다. 이 게임에서는 단지 ‘예뻐지고 싶어서’ 스타일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멸망을 막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열심히 코디 대결을 벌인다. 이용자는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서 비밀스러운 ‘진의’, 니키를 돕는 ‘소연’, 니니엘왕국의 여왕 ‘릴리스’, 용병 ‘로앙’ 등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게 된다.

디자인과 코디로 부흥했던 왕국 ‘미라클 대륙’이 문명하는 시점으로부터 680년 전으로 이동한 니키는, 당대 디자이너와 코디 실력을 겨루고 협동하며 성장한다. 세계 멸망, 타임 슬립등 요소가 등장하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듯 게임 스토리를 판타지 풍으로 구성했다. 이는 여성향 스토리게임을 좋아하는 이용자가 반길만한 요소다.

3D 그래픽으로 진행하는 코디 대결 부분과 달리, 스토리는 2D 삽화를 중심으로 진행한다. 페이퍼게임즈코리아는 유명 성우를 대거 기용해 스토리 모드의 대사 전부를 음성으로 지원한다.

니키 역은 달빛천사에서 ‘루나’를 연기한 이용신 성우가 맡았다. 이에 더해 하이큐에서 야마구치 타다시를 연기한 남도형, 개구리중사케로로에서 케로로를 연기한 양정화 성우 등의 연기를 게임에 담았다. 이는 게임 몰입도를 높이면서, 서브컬처 마니아층의 충성도를 높이는 요소다.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등장인물과 ‘코디 배틀’ 벌이는 것이 주요 콘텐츠
‘아름다움’보다 명확한 기준인 ‘점수’가 승부 갈라

등장인물의 대사와 진지한 태도를 보면 코디 대결이 세계관에서 얼마나 중요한 행위인지 알 수 있다. / 오시영 기자
등장인물의 대사와 진지한 태도를 보면 코디 대결이 세계관에서 얼마나 중요한 행위인지 알 수 있다. / 오시영 기자
샤이닝니키는 스타일링게임 답게 이용자가 니키의 조력자가 되어 다른 코디와 실력을 겨루는 ‘코디 배틀’을 주요 콘텐츠로 마련했다. 있다. 이용자는 스테이지의 테마에 맞게 헤어, 원피스, 액세서리 등 복장과 메이크업으로 니키를 꾸민다.

다만 ‘아름다움’이나 ‘스타일링이 얼마나 주제에 맞는지’를 게임이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제작진은 스타일링으로 상대와 겨룰 수 있는 별도의 시스템을 마련했다.

샤이닝니키는 우선 옷마다 테마 고유 점수를 매겨 채점에 활용한다. 이를테면 ‘상큼’을 테마로 스타일링할 때, ‘시원한 민소매’는 상큼 169점, ‘리본 크롭 셔츠’는 상큼 79점으로 점수가 매겨져 있는 식이다.

주제에 맞는 옷과 소품으로 니키를 꾸미면, 본격적으로 배틀을 시작한다. 개발팀은 스타일링 요소별로 ▲완벽한 헤어 ▲아우라 전개 ▲경쾌한 발걸음 ▲반짝반짝 러브 등 점수를 올려주는 스킬을 마련했다. 이용자는 배틀 중에 니키의 의상이나 소품이 클로즈업될 때마다 요소별 점수를 높이는 스킬을 마치 ‘리듬게임’을 할 때처럼 눌러 채점 점수를 높일 수 있다.

코디 배틀 중간에 스킬을 활용하는 모습(왼쪽), 샤이닝 모먼트로 추가 점수를 획득하는 모습 / 오시영 기자
코디 배틀 중간에 스킬을 활용하는 모습(왼쪽), 샤이닝 모먼트로 추가 점수를 획득하는 모습 / 오시영 기자
중간에 화면에 등장하는 숫자를 빠르게 순서대로 잇는 ‘샤이닝 모먼트’ 미션에 성공하거나, 특별한 능력인 ‘디자이너의 잔영’ 스킬을 조건에 맞게 사용해 추가 점수를 획득할 수도 있다. 디자이너의 잔영은 미라클 대륙 유명 디자이너의 힘을 빌린다는 콘셉트로 마련한 아이템이다. 잔영을 강화하면 디자이너의 숨은 일화를 확인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코디 배틀 시스템은 ‘스타일링’보다는 ‘게임 요소’에 집중한 시스템으로 분석할 수 있다. ‘실제로 얼마나 예쁜가’보다는 얼마나 높은 등급의 의상을 보유했는지, 스킬을 얼마나 잘 활용했는지에 따라 배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이는 ‘아름다움’이라는 주관적 요소를 놓고 겨루는 것을 합리적, 직관적으로 표현했다고도, 결국은 꾸미기의 본질보다는 RPG처럼 ‘스펙 싸움’에 집중했다고도 평가할 수 있다. 결국 플레이하는 이용자마다 평가가 갈리는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폴리곤 5만~8만개 활용해 의상을 고퀄리티로 구현

샤이닝니키에 등장하는 의상을 최대한 확대한 모습, 반투명한 원단 질감까지 표현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오시영 기자
샤이닝니키에 등장하는 의상을 최대한 확대한 모습, 반투명한 원단 질감까지 표현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오시영 기자
평가 방식과는 별개로, 샤이닝니키의 의상 구현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다. 3D 그래픽을 구현할 때, 가장 작은 단위의 다각형을 ‘폴리곤’이라고 하는데, 페이퍼게임즈는 샤이닝니키의 원단 1000종 이상을 평균 폴리곤 5만~8만개쯤으로 구현했다. 이는 로우(폴리곤 1000개~5000개), 미들(5000개~1만개)을 넘은 하이 폴리곤(1만~20만개) 방식이다.

이런 원단으로 만든 의상·소품 수천가지를 게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실제로 반투명한 옷 속에 살이 비치는 등 세세한 면까지 사실적으로 구현했다는 것을 손쉽게 느낄 수 있다. 이용자는 니키가 입은 의상을 매우 크게 확대해서 관찰할 수도 있다.

꾸민 니키를 마치 ‘포켓몬고’처럼 현실 배경에 배치하는 AR카메라 기능이나, 스티커로 니키의 화보를 꾸미는 기능도 지원한다.

게임 내 캐릭터와 소통하는 ‘인타임’, ‘마이홈’ 기능 마련
장기 흥행 위해서는 불특정 다수 이용자와 소통 창구 여는 것이 좋을 듯

게임 내 소셜미디어 콘셉트 ‘인타임’에서 등장인물과 소통하는 모습(왼쪽), 마이홈에서 니키와 소통하는 모습 / 오시영 기자
게임 내 소셜미디어 콘셉트 ‘인타임’에서 등장인물과 소통하는 모습(왼쪽), 마이홈에서 니키와 소통하는 모습 / 오시영 기자
페이퍼게임즈는 메인 스토리, 캐릭터 꾸미기 외에도 ▲니키네 집에 놀러가서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마이홈’ ▲작중 주요 인물의 피드를 확인하고 소통할 수 있는 미라클 대륙의 소셜미디어 ‘인타임’ ▲이용자 커뮤니티 기능 ‘연맹 시스템’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했다.

인타임은 실제 소셜 미디어가 아니라, 스토리에서 만났던 인물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데브시스터즈의 ‘스타일릿’에 등장하는 ‘스타일월드’와는 전혀 다르다. 스타일월드는 실제로 세계 이용자가 접속해 코디를 뽐내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별도의 소셜미디어와 같은 역할을 하는 반면, 샤이닝니키의 인타임은 게임 이야기를 전하는 보조 장치 같은 역할을 한다.

스타일링의 본질적인 목적은 자기만족에 더해 다른 사람에게 코디를 뽐내고, 소통하거나 의견을 나누는 것에도 있다. 이를 생각하면 인타임 콘셉트의 실제 소셜미디어 기능을 게임 내에 구현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전체적으로 샤이닝니키는 독특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 등장인물을 다수 마련해 단순한 ‘스타일링 시뮬레이션’을 넘어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를 추구한 게임으로 분석할 수 있다. 동시에 게임의 근간이 되는 ‘스타일링’도 매우 높은 퀄리티로 구현해뒀다.

하지만 게임이 장기흥행하기 위해서는 게임사가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이야기’에 더해 추가 콘텐츠를 마련하는 편이 유리하다. 특히 이용자가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면서 스타일링에 대해 논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