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11월 도입하기로 한 디스플레이 에너지라벨 규제 적용을 사실상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10월 27일부터 30일까지 화상으로 열린 제3차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기술장벽(TBT) 위원회에서 EU·인도·남미 등 5개국 12건의 수출 애로를 해소했다고 3일 밝혔다. 무역기술장벽은 국가별로 다른 기술 규정이나 인증 절차 때문에 기업들이 겪는 무역상 장애물을 뜻한다.

EU는 11월부터 디스플레이에 소비전력 및 효율 등급을 표시한 에너지 라벨 규정을 시행할 예정이었다. 이에 국표원은 EU 측에 시험방법 공표와 시행일 유예를 요청했다. EU는 시행일은 그대로 고수하되, 제품 사후 감시 단계에서 유연하게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국표원 관계자는 "사실상 시행을 유예한 것과 같은 효과로, 스마트폰, 태블릿의 유럽 수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유럽으로 TV 수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져 우리 브랜드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옛 소련권 경제연합체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 러시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 등 5개국 경제연합)은 2021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전기전자제품 에너지효율 규제를 우리측 요청에 따라 2022년으로 유예를 검토하기로 했다. 청소기 제품은 대체 시험방법이 나올 때까지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에너지 소비가 큰 초대형 TV는 2024년 또는 2025년에 적용을 검토한다.

인도는 에어컨 및 관련 부품 인증 규제 시행 시기를 7개월 유예한다. 에콰도르·콜롬비아는 가전기기의 에너지 효율 관련 규제를 개정·개선하기로 약속했다.

국표원은 11~12월 중 수출기업, 업종별 협·단체 등과 온라인 및 오프라인 간담회를 열어 회의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