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핵심인력 유지 여부가 인수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인텔 인수 계약에서 인력 유출을 막는 장치를 뒀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CEO)은 4일 오전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1년 중 (인텔 인수 관련) 규제 승인을 완료하면 1차로 SSD 사업부 인력의 소속을 바꿀 예정이다"라며 "기존 소규모 인수 경험을 바탕으로 보면 인력 유지가 인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 세부 계획을 공유하기 어렵지만 핵심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장치를 계약상 마련해놨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M14 공장 전경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M14 공장 전경 /SK하이닉스
인텔로부터 인수 예정인 다롄팹은 2025년까지 2~3세대 공정으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2021년 1차 계약 마무리로 인텔 SSD 지식재산권(IP)과 기술, 제품 세일즈 역량을 확보할 수 있어 낸드 매출, 수익성 증대를 예상한다"며 "최종인수하는 2025년 3월까지 인텔이 다롄팹 기술개발을 담당하고, 2~3세대 공정전환이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투자한 일본 키옥시아 지분을 매각해 인수대금을 마련할 가능성에 대해선 "키옥시아 주식을 활용해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자금으로 조달하는 것은 옵션의 하나로 검토할 수는 있다"며 "다만 키옥시아 투자는 중장기 전략에 따른 투자이므로 서둘러 투자금을 정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기존 주주환원정책 변화 예상과 관련해 "이미 발표한 중기배당정책이 있고, 현재로선 이번 거래로 인한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4분기 D램 출하량 증가율은 2분기 대비 한자릿수 중반대, 낸드는 한자릿수 초반대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4분기 D램과 낸드 가격에 대해서는 "4분기 D램, 낸드 가격은 3분기에 이어 약세를 이어갈 것이다"라며 "2021년 1분기부터 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극자외선(EUV) 장비 도입은 계획대로 진행한다. 이 사장은 "연말 완공하는 이천 M16 팹에 EUV 전용 클린룸 공간이 마련된 상태다"라며 "장비도 예정대로 입고할 예정으로 1a(10나노 4세대) D램 생산부터 EUV를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EUV 장비에 대한 지식과 역량은 충분히 확보된 상태다"라고 강조했다.

낸드와 D램 재고는 안정적 수준 유지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자사 낸드 재고는 3분기 3주 중반 수준이고, 연말 재고는 3~4주 정도의 안전재고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며 "D램 재고는 3분기 말 4분기가 비슷한데 2주 미만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버 고객 재고는 4분기부터 2021년 1분기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모바일 고객은 재고 수준이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화웨이 수출 재개에 대해 "미국에 화웨이 거래 관련 허가를 신청했다"며 "진행상황을 특별히 언급할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