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입문용' 아이패드 에어 4세대 써보니

입력 2020.11.05 06:00

애플의 신제품 ‘아이패드 에어(iPad Air)’ 4세대가 팬들 사이에서 화제다. 아이패드 제품군 중 이동성을 강조한 서브 모델 중 하나였던 것이, 어느덧 최상위 전문가용 제품인 ‘아이패드 프로’ 못지 않은 제품으로 그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물론, 기능과 구성면에서도 기존 아이패드와 다른, 아이패드 프로 계열의 제품으로 완전히 환골탈태했다. 과연 어떤 제품이길래 기존 아이패드 사용자는 물론, 아이패드 구매를 고려하는 신규 구매자들의 관심을 받을까.

아이패드 에어 4세대 / 최용석 기자
아이패드 에어 4세대의 외형은 아이패드 프로를 보는 듯 하다. 클래식 아이패드 특유의 상·하단 두툼한 베젤(테두리)에 전면 홈버튼을 갖춘 디자인 대신, 상하좌우 균등한 베젤에 홈 버튼이 없고 화면이 본체 전체를 가득 채우는 아이패드 프로의 디자인으로 변경됐다.

모서리도 아이패드 프로처럼 좀 더 각지게 변했다. 심지어 가로 178.5㎜, 세로 247.6㎜로 크기까지 아이패드 프로 11형 제품과 똑같다. 크기나 두께도 약간 차이가 있지만, 거의 체감이 안 되는 수준이다. 화면 해상도도 11인치 화면의 아이패드 프로 2세대가 10.9인치의 에어 4세대보다 살짝 더 높지만, 인치당 픽셀 수는 264개(264ppi)로 눈으로 보이는 화질은 거의 같다.

화면 크기가 프로보다 0.1인치 작아서 그런지, 테두리 베젤은 프로보다 살짝 두껍다. 손이 큰 편인 기자 입장에서는 실제 사용 시 베젤이 넓은 아이패드 에어 4세대가 프로보다 쓰기는 편했다.

아이패드 에어 4세대는 기존 아이패드보다 아이패드 프로에 가까운 디자인과 구성을 갖췄다. /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제품 뒤쪽은 프로 모델과 좀 더 차이를 보인다. 여기저기 절연 띠 구간이 들어있고 트리플 카메라 구성을 갖춘 아이패드 프로 제품과 달리, 에어 4세대는 아이폰 XR처럼 광각 카메라 하나만 달려있다. 표면 질감도 매끈한 프로 2세대에 비해 좀 더 거친 느낌으로 마감되어 있어 차이를 보인다. 매끈한 애플의 사과 로고와 전용 액세서리 연결을 위한 3핀 ‘스마트 커넥터’는 동일하다.

스피커는 아이패드 프로 2세대 제품처럼 상단과 하단에 각각 2개씩 달렸다. 다만, 아이패드 프로는 4개의 스피커 포트에서 모두 소리가 나오지만, 아이패드 에어 4세대 제품은 세로로 들었을 때 왼쪽 포트에만 위아래로 하나씩 들어있다. 가로로 들었을 때, 스피커가 손에 가리면서 소리가 뭉개지는 것이 조금 아쉽다.

스피커 포트의 모양새는 아이패드 프로와 유사하지만, 실제 작동하는 것은 위 아래 모두 한쪽에서만 나온다. / 최용석 기자
충전 및 데이터 전송을 위한 단자도 3세대의 라이트닝 포트에서 프로와 같은 타입 C로 바뀌었다. 참고로, 이번에 패키지에서 충전기가 빠진 아이폰 12 시리즈와 달리, 아이패드 에어 4세대는 충전용 어댑터가 기본으로 포함됐다.

아이패드 프로는 입체감을 인식하는 트루뎁스(TrueDepth) 카메라로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하는 페이스 아이디(Face ID)를 지원하지만, 아이패드 에어 4세대는 기존 3세대 제품과 마찬가지로 지문인식 기반 터치 아이디(Touch ID)를 사용한다. 요즘처럼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가 필수인 상황에서는 오히려 터치 아이디가 더 편하기도 하다.

전원·잠금 버튼에 지문인식 센서가 포함되어 크기가 커졌다. / 최용석 기자
다만 전면 홈버튼이 없기 때문에 지문인식 센서는 전원·잠금 버튼과 통합됐다. 그래서 전원·잠금 버튼의 크기가 지금껏 나온 애플의 모바일 기기 중 가장 크다. 실제 사용해볼 때 지문 인식 속도와 반응성은 원형 센서와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접촉면 자체가 좁아서 그런지, 처음 지문을 등록할 때 걸리는 시간은 기존 홈버튼의 원형 센서보다 좀 더 시간이 걸린다.

아이패드 에어 4세대는 A12 시리즈를 사용한 3세대 제품 및 아이패드 프로 11형 2세대 제품보다 최신인 ‘A14 바이오닉’을 탑재했다. 그만큼 전체적인 처리성능과 그래픽 성능은 3세대 제품보다는 확실히 뛰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애플 관계자에 따르면 프로 11형 2세대 제품에 탑재된 ‘A12z 바이오닉’과 비교 시, 싱글 성능은 아이패드 에어 4세대가 살짝 우세하지만, 그 외에 그래픽 성능과 멀티태스킹 성능은 여전히 프로 제품이 한 수 위라는 설명이다.

아이패드 에어 4세대 제품을 며칠 사용해 보니, 신형 AP를 탑재한 최신 제품다운 빠릿빠릿한 성능을 자랑한다. 각종 앱이 빠르고 쾌적하게 실행되고, 일반적인 인터넷 검색이나 영상 재생, 스트리밍 감상 등은 물론, 대다수 최신 모바일 게임도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최근 모바일용으로 출시되어 화제인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 리프트’도 딱히 불편함 없이 플레이가 가능했다.

모바일로 나온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 리프트’도 쾌적하게 잘 돌아간다. / 최용석 기자
그뿐만이 아니다. 기본 성능과 사양이 좋아진 만큼, 아이패드 프로에 최적화된 영상 편집, 사진 및 이미지 작업, 음악 작업용 앱 등 전문가용 애플리케이션도 충분히 실행 및 사용이 가능한 수준이다. 물론, 전문가용 앱의 실제 성능은 프로 제품이 더 빠르게 잘 나오지만, 당장 시간이 급하지 않은 작업이라면 아이패드 에어 4세대로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특히 A14 바이오닉 AP에 탑재된 2세대 뉴럴 엔진(Neural Engine)도 이번 아이패드 에어 4세대 제품의 매력이다. 아이패드 프로보다 다소 떨어지는 작업 효율을 머신러닝 기반 인공지능(AI) 가속으로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럴 엔진의 AI 가속을 지원하는 앱의 경우, 방금 촬영한 사진을 전문가들의 작업 패턴으로 학습한 AI가 실시간으로 보정해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거나, 노래에서 보컬과 일반 악기, 리듬악기를 세션별로 분리하는 작업을 AI의 힘을 빌려 터치 한 번에 가능케 한다.

뉴럴 엔진이 텍스트 입력창에 대충 쓴 단어를 인식해 자동으로 텍스트로 바꾸는 모습 / 최용석 기자
2세대 뉴럴 엔진의 인공지능 기능은 일반 사용 중에도 도움이 된다. 대충 휘갈겨 쓴 글자를 인식해 자동으로 디지털 텍스트로 변환하거나, 손으로 대충 그린 선이나 도형도 문서나 이미지 작업에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반듯하게 바꿔주는 것도 AI 기술의 힘이다.

특히 새로운 아이패드 OS 업데이트를 통해 키보드로만 입력할 수 있던 텍스트 입력 창을 언제든지 펜으로 대신 입력할 수 있다. 텍스트 입력창 위에 펜으로 필기하면, 단어 단위로 즉시 일반 텍스트로 변환한다. 펜 하나만으로 텍스트의 입력과 삭제, 삽입 및 수정 등의 간단한 문서 작업이 가능해 가상키보드나 키보드 액세서리가 없어도 간단한 문서 작업이 가능할 정도다.

다만, 아직은 영어 단어 필기만 인식하고 한글은 지원하지 않는다. 한글로 적으면 외형상 가장 비슷한 영문 또는 숫자의 조합으로 전환된다.

2세대 애플 펜슬을 지원하며, 매직 키보드(오른쪽)같은 아이패드 프로용 액세서리도 호환된다. / 최용석 기자
외관 규격이 동일한 만큼, 아이패드 프로용 전용 액세서리도 아이패드 에어 4세대서 대부분 그대로 지원한다. 아이패드 프로용 ‘스마트 폴리오’ 커버는 물론, 올해 상반기에 선보인 아이패드 프로용 ‘매직 키보드’도 지원한다. 필기용 펜도 애플 펜슬 2세대를 비롯해 공식 호환 펜 제품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아이패드 에어 4세대는 어떤 이들에게 추천할 만할까. 프로 특유의 디자인과 전용 액세서리가 맘에 쏙 들었거나, 본격적인 콘텐츠 작업을 하기 위해 아이패드 프로를 써보고 싶은데, 비용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입문용으로 추천할 만하다.

아이패드 에어 4세대의 가격은 64기가바이트(GB) 와이파이 모델 기준으로 77만9000원부터 시작한다. 반면, 거의 같은 크기의 아이패드 프로 11형 2세대는 102만9000원부터 시작한다. 25만원이나 저렴한 만큼 입문용으로도 부담이 적다. 학생들이 프로 대용으로 쓰기에도 손색없다. 주요 액세서리는 모두 호환되니, 나중에 업그레이드 시 추가 지출도 최소화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최신 게임 등을 즐기기 위해 아이패드 프로급의 고성능 태블릿 디바이스를 찾는 경우다. 아이패드 프로의 입문형이라 할 정도로 아이패드 에어 4세대 자체의 성능도 결코 무시 못 할 수준이기 때문이다. 아이패드 프로의 사용성에, 좀 더 다양한 색상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도 알맞다.

아이패드 에어 4세대는 ‘입문용 아이패드 프로’처럼 쓰기 적당한 제품이다. / 최용석 기자
다만, 이미 아이패드 프로를 쓰고 있거나, 충분히 사용해 본 경험이 있다면 아이패드 에어 4세대를 추천하기 힘들다. 당장 화면 주사율이 120㎐인 프로의 화면을 보다가 60㎐에 불과한 에어 4세대의 화면을 보면 뚝뚝 끊기고 답답해 보인다. 작업 효율도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스피커 사운드의 출력 품질, 마이크 녹음 품질, 카메라 기능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아이패드 프로의 완벽한 하위 호환 제품이다. 그만큼 아이패드 프로 사용자가 보기에는 확실히 아쉬운 제품일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프로 모델처럼 쓸 수 있는 아이패드 에어 4세대는 프로가 아닌 다른 아이패드 사용자가 보기에도 기기변경까지 고려해 볼 만한 매력적인 제품임은 틀림없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이나 실내에서 PC 대용으로 쓸 수 있는 태블릿 디바이스 수요는 세계적으로 급증했다.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의 입문용이라 할 수 있는 아이패드 에어 4세대는 가장 타이밍 좋게 등장한 셈이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