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국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중간결과가 긍정적이라며 최종 임상 결과가 나오면 국내 도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서경원 식약처 의약품심사부장은 10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화이자 백신 임상3상 중간결과가 긍정적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브라질 등 6개 국가에서 관련 임상3상이 아직 진행되는 만큼, 최종 임상 결과를 종합적으로 보고 (도입을)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식약처의 이같은 판단은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임상시험 중간 결과가 공개되면서 나왔다. 서 부장은 "화이자 백신의 시험 결과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정부 차원에서 도입을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화이자 백신 외에도 해외에서 개발하고 있는 치료제·백신의 임상시험 결과를 검토해 도입을 논의할 방침이다.

해외 치료제의 경우 미국 일라이릴리와 리제네론이 항체치료제로 경증·중등증 환자 대상 임상 2/3상을 진행 중이다. 두 제품 모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EUA)을 신청했다. 이 중 릴리 제품은 지난 11월 9일 승인받았다.

릴리의 임상2상 중간시험 결과에 따르면 대조군 대비 시험군에서는 증상 악화로 입원하는 비율이 감소했다. 안전성 우려도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별개로 진행 중인 중증환자 대상 임상3상에서는 치료 효과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난달 조기 종료됐다.

서 부장은 릴리 항체치료제 국내 도입에 대해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미국에서 EUA를 받았더라도 식약처에 ‘고(GO) 신속프로그램’으로 지정돼야만 심사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 신속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해 식약처가 품목별 맞춤 지원을 제공하고 임상시험 심사와 허가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제도다.

한편 국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임상시험은 이날 기준 총 28건이다. 치료제는 종료된 임상 7건을 제외하면 19건, 백신은 2건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 최근 신규 승인된 약물재창출 임상시험은 한국MSD의 독감약(MK-4482) 임상2/3상과 뉴젠테라퓨틱스의 항응고제 ‘뉴젠나파모스타트정’ 임상1상이다.

국내서 개발 단계에 있는 치료제는 부광약품·신풍제약·대웅제약 등 항바이러스제, 셀트리온 중화항체 치료제, GC녹십자 혈장 치료제, 엔지켐생명과학 면역조절제 등이다. 백신은 제넥신 DNA 백신의 임상이 진행 중이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