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가격 요지부동 과기부, 오히려 요금 인하 압박

입력 2020.11.11 06:00

정부가 2021년 데이터 요금을 2019년보다 25%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주파수 재할당대가로 수조원의 비용을 내야 할지도 모르는 이통3사는 정부의 이같은 발표에 당혹스러운 기색을 보인다. 수익을 줄어들지만 지출은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와 이통3사 로고 / 각 사 제공
10일 국회 등에 따르면, 과기정통부가 제출한 2021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첨부한 성과계획서에 데이터 1MB당 3.10원인 데이터 요금을 2.34원으로 내리겠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올해는 2.83원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운 데 이어, 2021년에는 2.34원으로 한 차례 더 낮추겠다는 것이다. 2020년은 하반기에 5G 중저가요금제 출시와 5G 요금제 도매대가 인하 등이 데이터 요금 인하에 일조했으므로, 이같은 기조를 이어가려면 2021년에도 요금 인하와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연도별 이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014년 2.1GB, 2015년 3.1GB, 2016년 4.3GB, 2017년 5.2GB, 2018년 6.2GB, 2019년 8.3GB 등으로 증가 추세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상반기 9GB를 넘나들다 7과 8월 2개월 연속 10GB를 넘기도 했다.

하지만 5G 상용화에 따른 고가요금제 가입자가 증가하는 만큼, 데이터 요금 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5G 투자와 주파수 재할당 대가 등에 대한 부담이 커짐에 따라 요금 인하 압박에 대한 이통업계의 저항이 거셀 수 있다.

이통업계는 정부의 산정방식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다. 그저 요금인하 불똥이 튈까 잠잠히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최근 주파수 재할당 대가산정을 놓고 정부와 이견을 빚는 상황인지라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어떤 산정방식을 통해 데이터당 요금인하가 나오는지 업계에 확인하거나 알려주지 않았으므로 코멘트를 하긴 어렵다"며 "다만, 지금처럼 정부가 과도한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받는 것을 강행한다면, 2021년 사업계획 더 나아가 2022년 사업계획도 불투명해지며 회사 입장에서는 투자를 줄이고, 요금인하 여력도 줄 수밖에 없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데이터 요금 인하는 데이터 사용 증가 추세에 따라 별도의 요금인하 압박없이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물론 2021년에도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와 5G 요금제 출시 다양화를 권장하는 기조는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무제한 요금제 사용자가 늘고, 속도제한(QoS)을 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요금 인하를 강제하지 않더라도 데이터 요금이 내려가는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도매대가 인하 등 이통3사의 요금은 정부에서 계속 관심을 두고 관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파수 재할당 대가는 원래 내던 만큼 내라는 것인데 이통사들이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원래 받던 돈이 있는데 갑자기 적게 내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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