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한국에서 삼성전자 임직원을 태워 출발하려던 전세기 운항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최근 중국 내 해외 유입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방역 체계를 일시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13일 중국 시안과 톈진으로 보낼 예정이던 전세기 2편의 이번주 초 운항이 취소됐다. 중국 민항국이 일방적으로 취소를 통보했다. 이 비행기에는 중국 출장을 앞둔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 임직원, 협력업체 직원 등 200명쯤이 탈 예정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월 18일 중국 시안 삼성 반도체 공장을 찾아 시설을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월 18일 중국 시안 삼성 반도체 공장을 찾아 시설을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자
한국과 중국은 5월부터 필수적인 경제활동 보장을 위해 우리 기업인의 중국 입국시 격리를 최소화하는 기업인 입국절차 간소화 방안인 ‘패스트 트랙’을 시행 중이다. 제도에 따라 입국하는 우리 기업인은 중국 내에서 14일 동안의 의무격리 등의 방역 조치를 면제받는다.

일각에선 이번 전세기 운항 취소가 장기화 하면 삼성전자의 사업 계획에도 일부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시안에는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반도체 생산기지가 있다. 텐진에는 TV 생산기지가 있는데, 삼성전자는 베트남으로 연내 통폐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임직원 200명을 전세기 대신 일반 정기편을 통해 중국으로 입국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들은 일반 입국자들과 동일하게 2주 간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세기 취소는 사실이지만 외국인의 중국 입국이 완전히 금지된 것은 아니다"라며 "사업상 크게 차질이 생길 만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과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이같은 조치가 패스트 트랙 조치에 대한 완전한 폐지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5월 양산 준비를 끝내고 2단계 투자를 앞둔 시안 제2공장을 찾아 라인 공사 현장을 직접 살핀 바 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