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분기 한국 주요 게임 기업이 좋은 실적을 나타냈다. 신작을 흥행시킨 기업은 눈에 띌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일부 기업은 한국보다 해외 시장에서 활약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신작을 예고한 게임 기업도 있다.

주요 게임사 CI / 각 사 제공
주요 게임사 CI / 각 사 제공
바람의나라·라그나로크·R2…유력 IP 신작 전성시대
신규 IP 내세운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도 흥행 성공

과거 PC 온라인게임 전성기에 활약하던 유력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하는 모바일게임이 시장을 휩쓸었다. 대표적인 것이 넥슨바람의나라 연(7월 15일 출시)이다.

넥슨은 2020년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8873억원(794억엔, 이하 분기 기준환율 100엔당 1117.3원), 영업이익 3085억원(276억엔)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52%, 13% 늘어난 수치로, 회사 역대 3분기 최대 실적이다.

바람의나라 연을 필두로 하는 모바일게임이 실적을 이끌었다. 회사 모바일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0% 상승한 3695억원(331억엔)이다. 2019년 넥슨 매각설이 돌고,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다수 중단하면서 ‘위기론’이 나올 정도로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는데, 연달아 신작이 성공하면서 분위기를 반전한 모양새다.

그라비티는 간판 IP 라그나로크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라그나로크 오리진(7월 7일) 흥행 덕분에 상장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회사 영업이익은 3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6%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318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9% 늘었다. 이는 역대 2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그라비티는 PC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흥행한 덕에 2005년 나스닥에 직상장한 기업이다. 2017년에는 라그나로크M을 출시해 상장 이후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는데, 3년 만에 MMORPG를 출시하면서 라그나로크 IP의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한국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4위에 올랐다. 이후 3개월 동안 구글 매출 10위 안에 머물렀다. 2021년 상반기에 일본에 진출한다.

웹젠도 창사 이후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5월 출시한 뮤 아크엔젤에 이어 8월 출시한 R2M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10위권 진입에 성공하면서 ‘쌍끌이 흥행’에 성공한 덕이다. 웹젠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5%, 134.45% 올라 1069억원, 434억원을 기록했다.

R2M의 성공은 웹젠에게도 매우 중요했다. 우선, 중국에서 개발한 뮤 아크엔젤과 달리, R2M은 자체 개발 작품이다. 뮤 IP에 편중된 회사 매출 구조를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한때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던 뮤 IP 비중이 68%까지 낮아졌고, 지난해 3분기 4%였던 R2 IP 매출 비중은 올해 같은 기간 25%까지 늘었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 시리즈의 최신작 애니팡4(6월 30일 출시)의 광고 매출이 늘면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애니팡4 일일 광고 시청 횟수는 최대 100만건을 넘길 정도다. 회사는 광고를 통해 비결제 고객을 매출 고객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선데이토즈는 매출 265억원, 영업이익 3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 66% 상승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달빛조각사 등 기존 서비스작 매출에 신작 가디언테일즈의 성적을 더하면서 상장 이후 첫 실적발표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성공했다. 회사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4% 늘어 150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8%쯤 늘어 212억원을 기록했다.

가디언테일즈는 기존 IP를 활용한 작품은 아니다. 대신 도트로 구성한 ‘레트로풍’ 그래픽에 더해 수동 조작 위주로 게임을 설계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으로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네오위즈는 드루와던전, 데스나이트키우기 등 투자·신규 제휴한 게임 라인업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회사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2% 늘어 160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웹보드 게임에 더해 모바일게임 기타소녀데스나이트키우기 출시 효과를 더해 실적을 개선했다. 회사는 2021년 자사 콘솔게임 블레스 언리쉬드를 PC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보다 해외 시장 매출이 큰 게임빌·컴투스·넷마블

넷마블은 연결기준 매출 6423억원, 영업이익은 87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 성장 폭이 크지는 않으나, 2분기 연속으로 해외 매출 비중 75%(4787억원)을 기록하면서 해외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회사는 18일 간판 IP를 활용한 신작 세븐나이츠2를 출시해 약점으로 꼽히는 ‘자체 IP 부족·한국 시장 흥행작 부족’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컴투스는 매출액 128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4% 늘어난 수치로, 역대 3분기 실적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회사 해외 매출액 비중은 80%에 달한다. 회사는 대표작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에 대규모 콘텐츠를 추가하고 ‘스트리트 파이터’ IP와 협업을 진행해 이용자층을 확대했다.

게임빌해외 매출 비중은 62%다. 게임빌은 영업이익 5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대표작인 게임빌프로야구2020 슈퍼스타즈를 일본,
미국, 대만 등 세계에 서비스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늘었다.

신작 출시 예고한 엔씨소프트·데브시스터즈·NHN·위메이드·펄어비스
간판 PC게임으로 해외 시장 성적 내는 엠게임

향후 신작을 출시해 도약을 노리는 게임사도 다수 있었다.

엔씨소프트는 매출 5852억원, 영업이익 2177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이미 2019년 전체 매출을 넘어설 정도로 최근 분위기가 좋다. 회사는 연내 신작 트릭스터M을 출시한다. 2021년 1분기에는 블레이드앤소울2를, 같은 해 하반기에는 아이온2를 출시할 예정이다. 9월에는 콘솔게임 프로젝트TL 사내 테스트도 진행했다.

엔씨소프트는 16일 개최한 실적발표·컨퍼런스 콜에서 아직 공개하지 않은 작품을 포함해 신작을 더 많이 출시, 다양한 플랫폼과 지역을 공략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서비스 5년차에 접어든 대표작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의 장기 흥행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4% 늘어 17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도 대폭 줄였다. 회사는 2021년에 신작 쿠키런 킹덤 등 신작을 다수 출시할 예정이다. 쿠키런 킹덤은 소셜 게임 장르와 역할수행게임(RPG)을 결합한 작품이다. 12월 사전예약 행사를 시작한다.

NHN 게임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난 1004억원(전체 매출 중 23.9%)이다. 회사는 2021년 상반기 일본 애니메이션 ‘아이돌마스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퍼즐게임 아이돌마스터 팝 링크스 등 모바일게임을 총 4~5개 선보일 예정이다. 정우진 NHN 대표는 기존에 집중하던 캐주얼게임에 더해 향후 미드코어 이용자층을 공략하는 대전액션게임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펄어비스는 매출 1183억원, 영업이익 40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7%, 11.2% 감소했다. 회사는 감소한 매출을 회복할 신작 붉은사막의 세부사항을 12월 중 공개할 예정이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신작 개발 인원 200명 중 절반 이상이 붉은사막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위메이드는 11월 중 한국에 인기작 ‘미르의 전설2’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후속작 미르4를 출시한다. 19일 개막하는 지스타 2020에 메인스폰서로 참여해 게임을 홍보할 계획이다. 회사 매출액은 237억원, 영업손실은 96억원이다. 신작게임 출시를 위한 광고선전비, 인건비 등이 증가해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 탓에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엠게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9.5%늘어 19억원을 기록하면서 7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을 향상시켰다. 특히 자사 대표작 열혈강호 온라인이 중화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 열혈강호 온라인은 9월, 10월에 2005년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연거푸 경신했다. 11월에는 광군제 행사를 진행해 4분기 실적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