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전보다 투자가 더 활발합니다. 비즈니스 미팅도 늘었죠. 예전에는 하루에 사람을 3명 정도 만났다면 요즘은 온라인을 통해 10건 이상 만날 수 있습니다."

이한주 스파크랩 공동대표는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파크랩 15기 데모데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VC 투자 트렌드 전망' 세션에서 "코로나19 초기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회복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화상회의 등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투자 환경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시간·공간적 제약이 사라지면서 투자 검토 양이 늘고 처리 속도도 빨라졌다. 스타트업에 더 많은 기회가 생긴 셈이다.

이한주 스파크랩 공동대표가 글로벌 벤처캐피털(VC)들과 온라인으로 대화하고 있다. / 스파크랩
이한주 스파크랩 공동대표가 글로벌 벤처캐피털(VC)들과 온라인으로 대화하고 있다. / 스파크랩
이날 세션에 참석한 글로벌 벤처캐피털(VC)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지역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투자 대상이 지역 중심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크리스틴 샤이 500스타트업 CEO는 "투자 범위를 실리콘밸리 이외 지역으로 넓히고 있다"며 "남미,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까지 확장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상 환경에서 만나는 것이 일상화되면서 초기 글로벌 기업도 다양한 시장으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지금은 투자하기 좋은 시기며 많은 이들에게 투자하라고 격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 스타트업에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고 입을 모았다. 보유한 역량을 활용해 해외 진출 기회를 잡을 것을 강조했다.

패트릭 청 엑스펀드 제너럴 파트너는 "한국은 자연스럽고 유기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앞서 있다"며 "이같은 콘텐츠 경쟁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훌륭한 강점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이인식 버텍스캐피탈 제너럴 파트너도 "한국은 클라우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등의 확대와 함께 많은 기회가 있다"며 "창업가 멘토를 발굴하고 다양한 지원을 마련해 기회를 활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VC는 비대면 시대의 투자 판단 기준도 언급했다. 비대면으로 투자를 결정해야 하니 화상회의, 전화, 레퍼런스 등 다양한 통로를 활용한다고 했다.

캐서린 우 노테이션 캐피털 의장은 "업무와 투자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면서도 "여전히 투자에서는 인간적인 요소가 중요하다. 줌 같은 화상회의를 통해서도 관계 형성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했다.

패트릭 청 엑스펀드 제너럴 파트너는 "화상회의로 프리젠테이션을 하게 되면 실제 현장보다 덜 역동적으로 해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며 "대신 그 사람이 하는 말, 알맹이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콘텐츠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