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셰어링 기업 쏘카가 중고차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킨다. 자체적으로 만든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캐스팅'을 선보인 후 기존 영업용 차를 중고차로 판매 중이다. 보통 중고차 업계에서는 렌터카 등 영업용 차로 이용됐던 중고차를 개인 소비자에게 잘 판매하지 않지만, 쏘카는 카셰어링을 통한 ‘타보기' 서비스로 소비자가 가질 수 있는 불안감 불식에 나섰다.

카셰어링 쏘카가 지난 10월 중고차 플랫폼 ‘캐스팅'을 출시했다. / 쏘카
카셰어링 쏘카가 지난 10월 중고차 플랫폼 ‘캐스팅'을 출시했다. / 쏘카
쏘카는 최근(16일) 준중형 SUV 투싼과 스포티지 각각 10대씩, 총 20대를 중고차 시세 대비 최대 30% 할인된 가격인 990만원에 한정 판매했다. 투싼은 2.0리터 디젤 스타일 스페셜 트림(2WD, 자동변속기), 스포티지는 4세대 2.0리터 디젤 프레스티지 트림(2WD, 자동변속기) 등이다. 각각 2017년형으로 주행거리는 10만~12만㎞다.

유사한 조건이면 중고차 시장에서 1400만~1600만원에 거래된다. 하지만 쏘카는 해당 중고차가 영업용으로 사용된 점을 고려, 시세 대비 약 30% 저렴한 가격에 차를 내놨다. 회사 측은 판매를 시작한 오전 11시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로 관심을 끌었고, 오후 2시쯤 대부분의 차가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캐스팅’은 10월 쏘카가 론칭한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이다. 회사가 카셰어링용으로 운영하던 중고차를 판매하는데, 쏘카 회원은 구매 전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본인이 구매를 원하는 차를 직접 타보고 상품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인 플랫폼이다. 계약부터 출고까지 대부분의 과정을 스마트폰 앱 등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쏘카가 푸는 중고차 물량은 한정적이다. 현재 쏘카가 운영 중인 차는 1만2000대 수준으로, 감가상각 등을 고려했을 때 매달 판매 가능한 중고차는 100대 단위다. 그러나 ‘타보기’ 서비스 등 기존 중고차 업체들이 시도하지 못했던 시도가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이끌어내면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쏘카는 자회사 VCNC가 기사 연계 방식의 호출형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 베이직'을 올 4월 중단하면서 해당 사업에 투입했던 기아차 카니발을 중고차로 판매했다. 이후 타다 베이직과 쏘카 등에서 운영하던 카니발 2.2 디젤 11인승을 중고차로 판매하면서 해당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쏘카가 판매하는 중고차의 품질에 대해선 이견이 갈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카셰어링이나 단기 렌트용으로 쓰였던 차는 연식에 비해 주행거리가 상당히 길고, 관리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라며 "개인이 구매하기엔 적절치 않은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차들은 주로 수출용으로 넘기거나 상사에서 대규모로 매입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쏘카측은 소비자가 직접 구매할 차를 타보고 확인하 데다 자체적인 보증 서비스를 제공할 정도로 중고차 품질에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쏘카 관계자는 "‘캐스팅'으로 판매하는 전 차량에 1년/2만㎞ 무상 보증 프로그램이 적용된다"며 "구매 후 운영 전 기간 동안 체계적으로 관리하는데다 소비자가 직접 차 품질을 확인할 방법을 마련할 정도다. 사업을 준비하면서 보유차종을 중고차로 상품화하는 데 충분하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캐스팅' 론칭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쏘카의 비대면 서비스 노하우, 차량 관리 기술,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을 결합해 소비자 위주의 새로운 중고차 구매 방식을 제안한 것이 ‘캐스팅’이다"라며 "앞으로도 기술과 플랫폼을 통한 이동 선택권을 확대하고 유연하고 합리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