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가전·가구로 구독경제 사업 첫 도전
내년 음악·동영상 등 고부가 콘텐츠로 승부

카카오 구독경제 모델이 마침내 공개됐다. <IT조선이 단독 보도>한 가구·가전을 시작으로 음악·영상 등 콘텐츠로 영역을 넓힌다. 초기 안정적인 시장 진출을 위해 제조를 먼저 선택하고 이후 카카오의 경쟁력을 과시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로 영역을 넓히는 셈이다.

카카오는 10주년을 맞아 생활 밀착형 서비스에 나선다고 18일 밝혔다. 렌탈·정기배송 서비스와 콘텐츠 구독 플랫폼 등을 포함한 구독경제가 핵심이다. 신분증을 담는 지갑 서비스를 통해 실물 지갑을 대체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여민수,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갑’, ‘콘텐츠 구독’, ‘상품 구독’, ‘멜론 트랙제로’ 등 출시를 앞둔 카카오톡의 신규 서비스를 소개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 카카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 카카오
카카오톡 채널로 ‘구독’

우선 카카오는 19일부터 카카오톡 채널을 기반으로 ‘상품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다. 제품 설명, 방문 예약, 계약서 작성 등 복잡한 구독 절차를 간소화했다. 위니아에이드의 딤채 김치냉장고 렌탈을 시작으로 연내 바디프랜드, 아모레퍼시픽, 위닉스, 한샘 등의 렌탈·정기배송 상품을 선보인다.

여민수 대표는 "가전 가구 렌탈 외에도 서비스, 용역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며 "동네 카페나 식당을 구독하고 구독권을 친구에게 선물하는 것을 기대한다. 많은 중소상인들에게 기회가 있다"고 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창작자들을 위한 신규 콘텐츠 구독 플랫폼을 선보인다. 창작자가 뉴스·미디어, 음악, 게시글, 동영상 등 콘텐츠를 유통하면 이용자가 구독하는 방식이다. 콘텐츠 구독 플랫폼은 PC와 모바일을 통해 서비스되며 카카오톡의 세 번째 탭(#탭)과도 연결된다.

조수용 대표는 "콘텐츠 발행을 통해 소정의 후원이나 월정액을 받을 수 있도록 ‘지갑’과 연계한 유료 구독 모델도 준비한다"며 "큐레이터에게도 소정이 이익을 분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 카카오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 카카오
"실물 지갑 완전히 대체, 일상 바꾸겠다"

카카오는 또 신분증, 자격증, 증명서를 카카오톡에 보관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지갑’을 연내 출시해 일상 생활의 모습을 완전히 바꾼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카카오톡 지갑은 QR체크인, 모바일 운전면허증, 연세대학교 모바일 학생증, 산업인력공단의 국가기술자격증이 순차적으로 담긴다. 카카오는 각종 파트너십을 통해 지갑 활용성을 점차 높여나갈 계획이다.

여기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다. 최고 수준의 보안기술을 적용한다는 의미다.

조 대표는 "일상에서 본인을 증명하는 것이 불편한 부분에 주목해 ‘디지털 신분증’이라는 개념을 생각했고 카카오톡 안에 ‘지갑’이라는 공간을 준비하게 됐다"며 "나중에는 카카오톡이 실물 지갑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카카오는 아티스트가 미발매곡을 올릴 수 있는 ‘트랙제로’ 서비스를 선보인다. 활발한 창작 환경을 지원하는 플랫폼인 ‘멜론 스튜디오’도 12월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톡 채널은 연내 개편한다. 파트너가 별도의 앱 없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템플릿과 도구를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 웹사이트, SNS 채널 등을 채널 홈에 연동시킬 수도 있다. 소상공인 등이 카카오톡을 사업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인앱결제에 우려…"다양한 결제 수단 존재해야"

조수용 대표는 이날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침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방침이 다양한 창업자와 앱을 통해 상거래를 하는 유통업자들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구글 인앱 결제 강요는 창작자 콘텐츠 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구글 결제 수단 외에 다른 결제 수단이 다양하게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0년을 맞은 카카오의 사회적 책임도 언급했다. 조 대표는 "카카오는 코로나19 시대에 많이 성장했고 그 어느 때보다도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있다"며 "서비스를 마련하는 것에는 수익 목적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우리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