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은 18일 오전 10시에 세븐나이츠2를 출시했다. 2014년 출시 후 지금까지 세계 137개국 이용자 4390만명을 모은 인기 수집형역할수행게임(MMORPG) 세븐나이츠의 후속이자 2020년 최대 기대작이다.

넷마블의 약점은 자체 IP가 부족한 점, 한국 시장에 내놓은 신작이 대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점이다. 세븐나이츠2는 이를 해결할 열쇠로 주목받았다. 전작을 답습하지 않고 실사 그래픽 도입, 새로운 시도를 곁들였다.

게임을 해 보니, 넷마블에게 세븐나이츠 지식재산권(IP)이 어떤 의미인지, 얼마나 이 게임에 공을 들였는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인상을 받았다.

세븐나이츠2 인게임 시네마틱 중 한 장면 / 오시영 기자
세븐나이츠2 인게임 시네마틱 중 한 장면 / 오시영 기자

세븐나이츠2 초반 플레이 영상 / 오시영 기자

‘입모양까지 맞는’ 시네마틱 영상으로 스토리 몰입감 ↑

세븐나이츠2에서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시네마틱 영상과 줄거리다. 이용자는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강림의 날’에 세계관의 주요 등장인물인 루디에반카린을 희생해 세계를 구할 것을 두고 갈등하는 시네마틱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세븐나이츠 2는 강림의 날 20년 후, 아일린과 그의 딸인 렌이 이끄는 여명용병단이 정체불명의 소녀 피네와 만나고, 루디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게임 스토리는 대부분 인게임 시네마틱 영상을 중심으로 진행하게 되는데, 본격적인 게임 진행에 앞선 서막을 플레이하는데만 26분 정도가 소요됐다.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넷마블은 빠른 게임 진행을 원하는 이용자를 위해 영상을 건너뛸 수 있는 기능을 마련했는데, 평소 MMORPG를 즐길 때 건너뛰기 기능을 이용하는 기자가 한 번도 건너뛰지 않고 게임을 진행했다.

제작진은 ▲게임 내 모든 등장인물의 대사를 풀보이스 더빙으로 제공하고 ▲실제 배우의 모션을 캡처하는 방식으로 인물의 동작을 제작하고 ▲카메라 워킹도 역동적으로 설계했다. 이 덕에 이용자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인물의 동작이나 표정을 사실적으로 구현하기 때문에, 게임 그래픽을 실사화로 바꾸면서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표현이 가능해졌다.

캐릭터 표정을 보면 넷마블이 게임을 얼마나 세심하게 만들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모션캡처 기술을 활용한 덕에 등장인물의 입모양이 음성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이용자 몰입감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요소다. 다만 입모양의 경우, 1막부터는 모션캡처를 활용하지는 않고, 싱크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출시 시점에 스토리를 9장까지 공개했다. 이후 시네마틱 영상을 포함한 스토리 콘텐츠를 이용자에게 꾸준히 제공할 예정이다.

조작보다는 전략 요소 강조한 전투 시스템
캐릭터별 화려한 궁극기 감상하는 재미 쏠쏠

세븐나이츠2 파티 전투 장면 / 오시영 기자
세븐나이츠2 파티 전투 장면 / 오시영 기자
용병단의 이야기를 다룬 게임답게, 전투도 4인 파티로 진행한다. 이용자는 캐릭터를 수집하고, 이들로 파티를 꾸려 전투를 벌일 수 있다. 기본 공격부터 일반 스킬, 궁극기까지 모든 전투 과정을 자동으로도 진행할 수 있다.

세븐나이츠2의 전투는 조작과 전략 중 전략의 비중이 훨씬 크다. 수동 조작하더라도 파티원의 스킬 순서를 결정하거나, 큰 공격을 피하기 위해 이동하는 등 비교적 가벼운 조작 만으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전투에서 승리하려면 전략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캐릭터를 전·중·후열에 배치할 때 능력치 버프가 다양하게 적용된다. 특히 공격·방어·사수·지원·만능 5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는 캐릭터를 적에 따라 어떻게 선택하고 배치하느냐에 따라 전투 양상이 달라진다.

파티를 편성하는 장면. 파티에 들어갈 캐릭터, 진형 등을 설정할 수 있다. / 오시영 기자
파티를 편성하는 장면. 파티에 들어갈 캐릭터, 진형 등을 설정할 수 있다. / 오시영 기자
이를테면, 특정 보스의 약점을 공략하기 위해 제압기를 보유한 영웅을 배치하거나, 보스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저항을 늘리는 영웅을 선택하는 식이다.

넷마블은 출시 시점에 영웅 46종을 마련했다. 전작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영웅은 물론, 세븐나이츠2에서 처음 등장하는 영웅도 여럿이다. 캐릭터는 각자 가장 강력한 공격인 궁극기를 보유했다. 실사 그래픽 기반으로 재해석한 세븐나이츠 캐릭터가 궁극기를 사용할 때 등장하는 화려한 카메라 워킹과 스킬 효과를 감상하는 것도 세븐나이츠2의 대표적 재미 요소다.

이용자는 스킬 성장, 장비 강화, 잠재력 강화, 신성력 강화, 마스터리 등 다양한 콘텐츠로 영웅을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오픈필드 채택으로 직접 세계 여행할 수 있어
세븐나이츠2 첫인상, ‘왜 넷마블이 3N인가’ 보여준 작품

오픈필드 형태를 채택한 점도 이례적이다. 최근 게임 업계에서 내놓은 수집형 MMORPG를 보면, 대부분 MMORPG의 파티 사냥 요소를 강조한 대신 필드를 ‘모험’하는 요소는 소홀히 다룬 경우가 많았다. 마치 ‘광장’같은 대도시 하나에서만 돌아다닐 수 있고, 나머지 콘텐츠에 진입할 때는 직접 필드를 돌아다니는 대신 ‘메뉴’에서 선택하는 식이다.

세븐나이츠2는 이와 달리 오픈필드를 직접 모험하며 퀘스트를 수행하고,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게임을 설계했다. 이는 이른바 ‘양산형’ 모바일게임에 지친, 오래 즐길만한 무게감 있는 게임을 찾는 코어 이용자층에게 환영받을만한 요소다.

출시 시점 주요 콘텐츠로는 ▲파티 ‘집결’ 기능으로 적의 공격을 회피하는 것이 중요한 ‘보스 전투’ ▲총 10단계로 구성한, 각자 다른 컨트롤과 전략을 요구하는 ‘4인·8인 레이드’ ▲다른 이용자와 실력을 겨룰 수 있는 ‘결투장’이 있다. 넷마블에 따르면, 게임 출시 이후 이른 시기에 ‘길드 관련 콘텐츠’를 다수 선보일 예정이다.

인게임 시네마틱의 한 장면 / 오시영 기자
인게임 시네마틱의 한 장면 / 오시영 기자
아직 즐겨야할 콘텐츠가 많지만, 첫인상으로 세븐나이츠2를 평가한다면 "넷마블이 왜 한국에서 3N이라 불리는 대형 게임기업으로 분류되는지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한다.

오픈필드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성과 실사형 그래픽 기반 시네마틱 영상, 모션캡처를 활용한 액션과 표정 연기는 ‘모바일게임은 퀄리티가 낮다’는 선입견을 깰 만큼 인상적이이다. 한국 모바일게임은 이야기가 너무 부실해 ‘양산형’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세븐나이츠2는 이야기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이에 더해 세븐나이츠2를 공들여 만든 것을 보면, 넷마블이 세븐나이츠 IP를 다루는 자세를 엿볼 수 있다. 한 번 보면 끝나는, 일회성 콘텐츠로 분류되는 스토리 영상도 최대한 세심하게 만들었다. 이는 게임 하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관과 팬덤을 탄탄하게 구축해서 추후 다른 영역으로도 세븐나이츠 IP의 경험을 확대하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넷마블이 ‘칼을 갈고’ 만든 세븐나이츠2, 꼭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환경에서 스토리를 감상하며 즐겨볼 것을 권한다.

세븐나이츠2 대표 이미지 / 넷마블
세븐나이츠2 대표 이미지 / 넷마블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