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e스포츠경기장 개소식 날 행사 진행·안정성 문제 X ‘성공적 데뷔’
‘보이지 않는 부분’은 여전히 어수선한 분위기 풍겨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18일 부산 서면 삼정타워에서 부산e스포츠경기장 개소식을 진행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 8월 e스포츠의 저변을 넓히고 지역 e스포츠 활성화를 목적으로 2020년까지 부산·대전·광주시에 짓겠다고 밝혔다. 그 첫번째가 부산e스포츠경기장이다.

게임 업계와 정치권은 부산e스포츠경기장의 ‘날림 공사 의혹’을 제기했다. 개소식을 열기 2주쯤 전까지 경기장 공사를 진행한 탓이다. 경기장 건설을 주도하는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이 의혹에 "개관식 행사를 보러오면 그동안의 우려가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될 것이다"고 해명했다.

경기장 운영 비전을 발표하는 이인숙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 / 오시영 기자
경기장 운영 비전을 발표하는 이인숙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 / 오시영 기자
IT조선은 18일 현장을 찾았다. 개소식 등 굵직한 행사가 열릴 부산e스포츠경기장 주경기장은 완공돼 안전 문제는 없는 듯했다. 개소식과 2020대한민국게임대상 행사 진행 시에도 영상이나 음향, 조명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개소식 이후 열린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트위치로 온라인 중계했는데, 이것도 매끄럽게 진행됐다.

다만, 주경기장 외에 아직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곳도 있었다. 16층 객석 바깥 카페테리아의 경우 벽면 도배가 끝나지 않았다. 경기장 외부, 휴게 공간에 아직 공사 자재가 쌓여있을 정도로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작은 경기장 규모, 그 때문에 경기를 제대로 즐길 수 없는 내부 구조를 지적했다. 지하철 역에서 먼 곳에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16층 카페테리아의 경우 아직 도배가 덜 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 오시영 기자
16층 카페테리아의 경우 아직 도배가 덜 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 오시영 기자
경기장 외부로 나가자마자 여전히 공사 자재와 흙먼지가 쌓여있는 다소 어수선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오시영 기자
경기장 외부로 나가자마자 여전히 공사 자재와 흙먼지가 쌓여있는 다소 어수선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오시영 기자
업계선 경기장이 다소 협소·답답하다는 목소리 나와
맞은편 관중석이 안보이는데 '홈 앤 어웨이' 응원 문화?

경기장에 온 업계 관계자는 ‘경기장 공간이 협소하고 형태도 답답하게 설계됐다’며 실망하는 목소리를 냈다.

주경기장 규모는 면적 759.41㎡, 높이 10.8m로 총 객석 수가 330석이다. 마주보는 아레나가 292석이고 VIP석(스위트박스) 8석, B펍 30석이다. B펍은 일반 객석보다 입장권이 더 비싸고, 스탠딩 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인숙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은 개소식에서 경기장을 소개하면서 "색다른 관람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아레나석을 홈·어웨이팀이 각각 응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는 경기장 중앙 전광판때문에 맞은편 관객석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또한 292석 규모에 달하는 아레나석에서는 메인무대의 ‘옆면’만 볼 수 있다. 나머지 38석에 불과한 B펍과 VIP석에서만 경기장을 정면에서 한 눈에 볼 수 있다.

부산e스포츠경기장 아레나석(노란색, 292석 규모)에서 본 경기장 전경. VIP석(빨간색, 8석), B펍(초록색, 30석)에서는 메인무대를 정면에서 볼 수 있으나, 아레나석에서는 측면으로만 메인 무대를 볼 수 있다. 또한 전광판 탓에 맞은편 아레나석을 거의 볼 수 없다. e스포츠 경기를 진행한다면 메인무대 앞 공간(주황색)에 선수 부스를 마주보는 형태로 설치할 예정이므로, 아레나석에서 모든 선수를 직접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오시영 기자
부산e스포츠경기장 아레나석(노란색, 292석 규모)에서 본 경기장 전경. VIP석(빨간색, 8석), B펍(초록색, 30석)에서는 메인무대를 정면에서 볼 수 있으나, 아레나석에서는 측면으로만 메인 무대를 볼 수 있다. 또한 전광판 탓에 맞은편 아레나석을 거의 볼 수 없다. e스포츠 경기를 진행한다면 메인무대 앞 공간(주황색)에 선수 부스를 마주보는 형태로 설치할 예정이므로, 아레나석에서 모든 선수를 직접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오시영 기자
진흥원 한 관계자에 따르면, 만약 리그 오브 레전드 경기를 부산e스포츠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진행한다면, B펍 앞에 양 팀 부스를 마주보게 설치해서 경기를 진행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대로 경기를 진행하면 아레나석 경기장을 방문한 일반 관람객은 두팀 중 한 팀의 모습을 실제로 보기 어렵게 된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장이 전체적으로 너무 협소하고 답답하게 느껴진다"며 "서면역에서도 도보로 꽤 걸어야 경기장이 나오는 탓에 접근성도 아쉽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서울에 이미 있는 e스포츠 경기장에 비해서도 상당히 협소하고 답답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며 "전광판이 맞은편 좌석을 가려 더 답답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실제로 e스포츠 경기를 진행해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20일에 열리는 첫 e스포츠 경기 행사인 지스타컵 2020을 치른 후에 실제로 경기장 성과를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부산e스포츠경기장을 통해 아마추어, 프로 선수를 육성하고, 새 소통과 응원 문화를 통해 축제의 장을 마련하고, 구단·선수·투자자가 새롭게 협력할 수 있는 장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개소식 참여자가 개소를 선언하는 모습 / 오시영 기자
개소식 참여자가 개소를 선언하는 모습 / 오시영 기자
부산=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