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분자진단 전문기업 씨젠이 첨단 바이오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바이오 전문가라면 누구나 씨젠의 분자진단 기술·경험이 집약된 바이오 플랫폼을 활용해 검진 시약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포부다.

천종윤 씨젠 대표는 19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컴업2020’ 온라인 행사에서 기조 강연자로 나서 "씨젠이 가진 독보적인 기술을 세계와 공유하면 다양한 분야의 검사 제품이 새롭게 만들어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종윤 씨젠 대표가 컴업2020에서 플랫폼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IT조선
천종윤 씨젠 대표가 컴업2020에서 플랫폼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IT조선
이는 씨젠의 기술력이 집약된 ‘인공지능(AI) 기반 개발 자동화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다. 씨젠이 코로나19 발발 직후 진단키트 개발부터 승인까지 한달만에 이뤄낼 수 있었던 이유다. 씨젠은 앞서 세계 최초로 동시다중 분자진단 제품 개발을 위한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동안 분자진단에 활용되던 표준 기술은 태그맨(Taqman)이다. 발명된지 30년이 지난 오랜 기술이다. 태그맨 기술을 활용하면 한번에 최대 4개의 유전자 타깃을 검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씨젠이 개발한 동시다중 분자진단 자동화 시스템은 태그맨과 달리 한번에 최대 15~25개의 각기 다른 유전자 타깃을 검사할 수 있다.

천 대표는 "씨젠은 더 많은 원인 병원체를 한번에 검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기술 개발에 돌입했다"며 "그렇게 개발된 것이 씨젠의 동시다중 진단 기술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씨젠은 이 기술을 근간으로 한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해 코로나 방역 검사에 더 효율적인 제품을 개발했다"며 "실제 당시 타사 진단키트는 하나의 튜브로 1~2개의 코로나 유전자를 검사할 수 있었던 반면 씨젠 제품은 한번에 3개 유전자 검사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시간 절약 효과도 봤다. 천 대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돌연변이가 확인되면서 씨젠은 기존 유전자 타깃에 하나의 타깃을 더해 총 4개의 코로나 유전자 검사가 가능한 제품을 내놨다"며 "검사 과정에서 추출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됐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씨젠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세계에 나누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씨젠의 뛰어난 기술력을 세계 연구진과 공유하면 검사 역량이 극대화될 수 있다"며 "동식물과 해양, 식품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도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씨젠은 앞으로 세계 연구진에게 검사 시약 개발을 위한 AI툴을 지원할 계획이다. 천 대표는 "외부 전문가들이 씨젠의 가이드로 검사 시약 제품을 개발하면 씨젠이 이를 상용화할 수 있다"며 "판매 이익 일부는 연구진에게 로열티로 지급하는 종합적인 그림이 씨젠이 지향하는 제품 개발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