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경의 커피톡] ⑩ 2020년 커피박람회를 다녀와서

  • 신혜경 칼럼리스트
    입력 2020.11.20 06:00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1단계로 조정되면서 연말을 앞두고 커피 관련 전시회가 거의 동시에 2개나 열려 무척 기뻤다. ‘서울커피앤티페어’가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고, 11월4일에서 11월 7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19회 서울카페쇼’가 열렸다. 두 전시회 모두 코로나 방역기준을 철저히 준수하여 진행되어 전시회 참관으로 인한 감염 우려는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 같다.

    커피 전시회는 커피시장의 흐름을 엿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새로운 정보를 교환할 수 있어 커피업계 종사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행사이다. 새로운 커피머신이나 새로 개발된 도구가 전시되기도 한다. 참여 생두업체를 통하여 그해 새로 수확된 세계 각지의 커피생두에 대한 정보도 입수하고 샘플도 맛볼 수 있다. 또한 전시회 기간에 로스팅대회 등 다양한 커피대회가 개최되어 커피 기술의 발전을 도모하기도 한다.

    ‘서울커피앤티페어’는 전시회 기간 중 다양한 카페 실용세미나가 함께 열렸다. 그 주제도 카페의 맛과 컨셉을 잡기 위한 재료나 사이드메뉴, 단골을 유치하는 방법 및 잘 팔리는 로스팅 방법 등 다양한 카페 운영 노하우뿐 아니라 바리스타의 역할과 마땅히 갖추어야 하는 자세 등 매우 다양하여 커피를 공부하거나 창업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준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서울커피앤티페어’ 세미나 배너들
    ‘제19회 서울카페쇼’는 ‘서울커피앤티페어’에 비하여 규모가 훨씬 큰 전시회이다. 해마다 많은 생두 유통업체, 커피머신 제작업체, 로스팅 기계 등 장비업체와 유명 로스터리 카페 등 커피 관련 업계 전체가 참여하고 있는 사실상 국내 최대 커피 관련 전시회이다.

    제과제빵업체, 디저트 등 커피와 곁들일 수 있는 사이드메뉴 업체도 대거 참여하고 여러 원부자재업체, 차, 주스 업체도 참여한다. 심지어 커피 전문점의 탁자나 의자 등을 공급하는 가구업체 등 전문인테리어업체까지 참여하고 있다. 이 전시회를 참관하면 참신한 새로운 아이디어의 시그니처 커피메뉴와 사이드메뉴, 업그레이드된 커피머신과 새로 개발된 장비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갓 수확되어 공수된 커피생두도 맛볼 수 있는 자리이다. 커피업계 종사자나 커피를 배우는 학생이면 한 번씩은 들를 정도로 유명한 전시회이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생두유통업체가 상대적으로 많이 참여하지 않았고 유명 커피머신 업체도 불참하여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많은 전시회였다. 또 항상 서울카페쇼에서 세계커피대회에 한국을 대표하여 참가할 국가대표 선발대회도 같이 열렸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

    아무래도 코로나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세계대회 참가가 어려워 그렇지 않나 생각되어 이해는 되었으나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세계커피시장의 흐름 및 상황을 예측할 수 있도록 커피 전문가를 위한 ‘월드커피리더스 포럼’을 대면 및 비대면 프로그램으로 개최하여 깊이 있는 토론을 참관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온라인을 통한 카페쇼 편성표
    올해의 ‘서울커피앤티페어’와 ‘제19회서울카페쇼’의 특이한 점은 예년보다 개인 로스터리 업체가 많이 참여했다는 것이다. 크지 않은 규모의 로스터리 업체들이 자신들이 로스팅한 커피를 출품하여 현장에서 핸드드립이나 커피머신을 이용하여 추출한 커피맛을 선보이는 곳이 많이 있었다. 업체마다 추구하는 커피맛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특히, 유기농 커피나 공정무역커피 및 친환경 농법재배 커피를 사용하여 시음행사를 여는 곳이 여러 군데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국내에서도 커피 재배로 인한 환경 파괴와 그로 인한 커피 재배 농민의 건강뿐 아니라 소득수준 향상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는 일에 국내 커피 업계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반인들은 유기농 커피나 공정무역커피를 일반 커머셜 커피보다는 환경적으로나 건강에 더 좋은 커피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 커피 소비 경향이 일반 커머셜커피와 스페셜티커피를 넘어 커피 재배방법이나 무역형태까지 고려하는 소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서울커피앤티페어에서 선보인 커피원두 판매업체들
    특이한 커피 추출 도구도 있었다. 커피가루와 물을 원통형 용기에 넣고 스위치를 누르면 중심축이 최대 2,500rpm으로 회전하는 원심력을 이용하여 커피를 추출하는 소형 도구였다. 추출 원리는 커피가루가 회전하는 동안 물을 소량씩 주어 원심력으로 커피가루를 통과하여 추출하는 원리였다. 빨래 탈수기 같았다. 추출 시간이 3분 내외 소요되는 소형 도구로 휴대가 간편하여 캠핑 등 야외활동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물이 커피가루를 고루 적시며 지나갈지 의문이 들었지만 커피맛은 일반 상압드립(압력을 가하지 않는 드립)법에 의한 추출물보다는 약간 짙은 농도를 가지고 있었다.

    원심력을 이용한 추출도구 Gpresso(좌), 진동을 이용한 추출도구 Super sonic S1(우)
    또 다른 참신한 아이디어의 도구는 진동을 통해 자극을 주어 커피추출을 하는 도구였다. 진동 횟수, 진동 시간, 진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침지 추출 도구에 커피가루를 담고 물을 부어 일정 시간 동안 해당 시스템 위에 올려두면 추출이 완성되는 것이다. 추출이 마무리되면 필터에 부어 추출액을 걸러주면 된다. 일반 핸드드립 추출액보다 좀 더 진한 농도의 원액을 만들 수 있었다.

    커피머신은 해가 갈수록 성능과 디자인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커피추출을 위한 보일러를 포터필터(커피가루를 담아 장착하는 곳)별로 별도로 구성하기도 하고, 커피스팀 보일러와도 분리한 후 사용하고자 하는 구역만 켜서 활용할 수 있게 세분화시킨 머신도 나왔다. 주목적은 전력과 물 낭비를 막기 위한 것이다. 또한, 커피머신을 매장 중앙에 두고 양방향에서 포터필터를 장착하여 커피를 추출할 수 있도록 하여 사용의 편이성을 극대화한 머신도 전시되어 있었다.

    각 부위별 온/오프 버튼이 있는 독립형보일러 머신(좌), 머신 중앙이 뚫려져 있어 양방향에서 추출이 가능한 커피머신(우)
    올해의 전시회에서는 특히 국산 로스터리 머신이 많이 출품되어 있었다. 예전에는 커피머신이나 로스터리 머신은 대부분 외국의 수입산이었는데 최근에는 국산 머신이 더 많아지고 있다. 국산 머신은 수입머신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면서도 기능은 큰 차이가 없다. A/S측면에서도 유리한 점이 있다.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 괜히 뿌듯하였다.

    특히 소규모의 개인 로스터리 전문점 용 소형 로스터리 머신도 대거 등장하였다. 또한 홈카페 족을 위한 가정에서 간편하게 로스팅을 할 수 있는 홈카페용 초소영 로스터리 머신도 출품되어 있었다. 로스터리 머신 업체가 수요를 세분화하여 머신을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개발된 커피 로스터기(좌), 홈카페용 전기로스터기(우)
    무인주문판매시스템도 여럿 보였다. 1인 직원 운영 매장이 늘고 있는 만큼 주문부터 음료를 받아 가는 것까지 고객이 직접 하도록 하고 유도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시대에 대면보다 비대면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터치로 고객이 주문하고 결제만하는 시스템(좌), 주문부터 음료 제공받는 것까지 일체를 고객이 진행하는 시스템(우)
    전체적으로 올해의 전시회는 새로 수확된 다양한 커피생두를 많이 접할 수 없어 다소 아쉽기는 하였으나, 코로나19의 힘든 시기에도 전시회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참관할 수 있어 매우 뜻깊었다. 앞으로 커피 소비시장은 이번 전시회에서 본 바와 같이 유기농 커피나 공정무역커피 및 친환경 농법재배 커피와 같이 환경친화적인 커피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제 커피는 웰빙시대에 없어서는 안될 음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에 국내 커피 소비시장 규모도 계속 커지고 있다. 테이크 아웃 커피 잔을 들고 거리를 걷는 모습은 너무나 일상적이다. 직장에 근무하면서 1회용 인스턴트 커피 보다는 전자동 커피머신이나 커피메이커로 추출하여 커피전문점 수준의 아메리카노나 카페라떼를 마시는 것이 다반사다. 가정에서도 질 좋은 원두를 구입하여 마실 때마다 소량씩 분쇄하여 입맛에 맞는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커피전시회에 전시된 소형 커피 도구와 머신은 앞으로 이러한 소비 트렌드를 가속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가정에서도 소형 로스터리 머신을 이용하여 자신의 입맛에 딱맞게 로스팅한 원두를 직접 추출하여 커피를 즐기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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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혜경 칼럼리스트는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커피산업전공으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커피바리스타제과과와 전주기전대학교 호텔소믈리에바리스타과 조교수로 재직하였으며, 바리스타 1급 실기평가위원, 한국커피협회 학술위원회 편집위원장, 한국커피협회 이사를 맡고있다. 서초동 ‘젬인브라운’이라는 까페를 운영하며, 저서로 <그린커피>, <커피매니아 되기(1)>, <커피매니아 되기(2)>가 있다. cooykiwi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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