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으로 웹툰·영화·드라마 묶는 '슈퍼IP' 전략

입력 2020.11.20 08:54

한국 웹툰산업은 이제껏 없던 시장을 만들고, 그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1980년대 문화황금기를 꽃피웠던 일본이 세계적인 만화·애니메이션 왕국을 건설했듯, 한국도 웹툰과 웹소설을 필두로 세계 스토리 콘텐츠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얻었다.

류정혜 카카오페이지 부사장은 18일,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온라인으로 진행된 ‘라이선싱콘 2020’ 콘퍼런스를 통해 "우리는 원천 스토리 시장에 주목해야된다"며 "웹툰과 웹소설 산업은 한국이 주도적으로 나서 크게 만들 수 있는 시장이다. 퍼스트무버가 그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듯 웹툰이라는 씨앗의 커다란 가능성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류정혜 카카오페이지 부사장. / 유튜브
류 부사장은 "사람들은 웹툰이라는 산업의 가치를 작게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전 세계에서 누구도 만들지 못했던 시장이다"며 "음악과 영화가 해외로 진출해 인기를 얻은 바 있지만 이 두 시장은 우리가 가지지 못했다. 하지만, 웹툰웹소설은 한국이 주도적으로 판을 이끌어 나갈 수 있고, 이런 가능성을 위해 사람들이 힘을 모았으면 한다"라고 제안했다.

카카오페이지는 가능성 높은 웹툰과 웹소설을 ‘슈퍼 아이피'란 이름으로 원소스멀티유즈(OSMU) 전략을 펼치고 있다.

웹툰을 소재로한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를 만들어 드라마를 본 사람이 웹툰을 찾는 등 선순환 구조를 가져가겠다는 것은 기존 OSMU 사업전략과 같지만, 하나의 작품을 세계관(유니버스)으로 묶어 다채로운 콘텐츠로 보인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보인다.

카카오페이지의 슈퍼 아이피 전략은 웹툰과 같은 내용을 드라마로 옮기는 것이 아닌, 웹툰과 웹소설이 창조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세계관을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내용을 담은 다양한 콘텐츠를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영화를 보고 세계관과 이야기에 빠져든 시청자를 웹툰으로 끌어들일 수 있고, 웹툰으로 가상의 세상의 문을 연 독자를 영화·드라마·애니 콘텐츠로 흡수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현재, ‘이태원 클라쓰'와 ‘스틸레인(강철비)’, SF작품 ‘승리호' 등을 통해 슈퍼 아이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넷플릭스를 타고 세상으로 퍼진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경우 각국에서 인기 콘텐츠로 떠올랐고, 드라마를 본 콘텐츠 수요는 웹툰으로 향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슈퍼 아이피 프로젝트가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정혜 부사장은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된 프로젝트가 65개인데, 2021년부터 향후 3년동안 진행될 프로젝트 수도 65개에 달한다. 이는 앞으로 슈퍼 아이피 프로젝트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웹툰웹소설 기반 OSMU 사업전략은 현재 카카오페이지, 네이버웹툰, 레진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전문 기업을 필두로 진행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웹툰 원작 애니메이션 작품을 다수 선보였으며, 네이버웹툰 자회사 스튜디오N은 스튜디오드래곤과 함께 넷플릭스 독점 드라마 ‘스위트홈'을 만들어 12월 18일 공개할 계획이다.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웹툰 아만자 드라마화에 이어, 탈영병을 쫓는 군무이탈 체포조의 이야기를 담은 ‘D.P 개의 날'을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 중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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