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중소상공인(SME)이 늘고 있다. 이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라인에 집중한다. 비대면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자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SME의 성장을 지원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 시장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SME를 적극 공략하고 나섰다.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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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SME 성장이 최우선"

네이버는 최근 SME 성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오는 23일 개최되는 ‘네이버 커넥트 2021’다. 올해 6번째로 개최되는 이번 콘퍼런스는 다양한 파트너 이야기를 중점 소개한다. 다음 해의 사업전략과 방향성을 소개해온 지난 콘퍼런스와 다르다.

네이버 관계자는 "비대면 상황으로 사람들이 이전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새로운 연결을 경험하기 시작했다"며 "올해 콘퍼런스는 네이버의 사업 분야별 방향성 대신 네이버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SME와 창작자가 도전하는 이야기를 전달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과거부터 동반성장을 꾸준히 강화해 왔다. 2014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온라인 창업 플랫폼을 구축했고 SME와 창작자를 지원하는 ‘프로젝트 꽃’을 운영한다. 또 파트너스퀘어를 통해 온오프라인 교육 및 컨설팅도 지원한다.

네이버는 또 올해 3번째 발간되는 ‘D-커머스 리포트 2020’ 주제를 SME 중심으로 구성했다. 네이버 SME의 사업 성장 과정을 알리기 위해 TV CF를 제작했다. SME의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는 광고 캠페인 시리즈를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나은빈 네이버 리더는 "네이버가 추구하는 방향은 SME와 창작자가 사업을 키울 수 있도록 기술과 서비스를 지원해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라며 "SME와 창작자 중심의 생태계를 넓히도록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확충해 나가겠다"고 했다.

SME 온라인 진출 기회 확대나선 카카오

카카오 역시 중소상공인의 온라인 진출 기회를 확대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카카오톡 채널을 연내 개편한다. 파트너가 카카오톡 채널을 미니 앱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템플릿과 도구를 제공한다. 기존에 보유한 웹사이트, SNS 채널 등을 채널 홈에 연동시킬 수도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창업자나 디지털화를 시도하는 소상공인에게 채널은 새로운 기회다"라며 "카카오톡 안에서 잠재 고객에게 발견되고 친구 관계를 맺으며 비즈니스를 키워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서비스인 상품구독 서비스도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넓힐 예정이다. 현재는 중견기업의 가전, 가구 등이 대상이지만 제품에 한정하지 않고 서비스, 용역까지 확대한다. 카카오는 파트너가 상품구독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상품 구독 관리 플랫폼 SSP도 제공한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뿐 아니라 향후 동네에 자주 가는 카페나 식당 등도 카카오톡으로 구독하고 구독권을 선물할 수 있길 기대한다"며 "중소상공인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펼쳐져 있다"고 강조했다.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른 선점 및 기업 브랜드 인지도 높여

네이버와 카카오의 이 같은 전략은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양사가 모두 라이브 커머스 등 쇼핑 관련 사업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시장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선 콘텐츠와 카테고리 확보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진출을 고려하는 중소상공인이 늘어나면서 이를 타깃으로 삼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소상공인 사업이 빠르게 온라인으로 이전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골든타임이다"며 "이들을 흡수하면 거래액을 늘릴 수 있고 또 발판삼아 명품 등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카카오 역시 지금 (SME를) 잡아야 나중에 시장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업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플랫폼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사회적 책임도 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투자로 SME 협력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온라인 플랫폼 독점 이슈가 꾸준히 나오면서 플랫폼 기업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며 "소상공인과 상생을 강조한 전략은 기업 이미지 개선 차원에서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