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게임 러시, 차세대 게이밍PC 수요 이끈다

입력 2020.11.22 06:00

요즘 PC 업계에 고성능 게이밍 PC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게임 수요 증가뿐 아니라, 연말로 접어들면서 ‘기대작’ 혹은 ‘대작’으로 꼽히는 게임이 하나둘씩 출시되면서 게이머들의 업그레이드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AMD, 엔비디아가 이전 세대보다 성능이 월등히 향상된 차세대 CPU와 GPU(그래픽카드)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게임 마니아들의 고성능 게이밍 PC 신규 구매 또는 업그레이드를 더욱 부추기는 상황이다.

게다가 플레이스테이션 5,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 등 차세대 게임 콘솔을 구하지 못하거나, 해당 제품의 초기 이슈에 실망한 게이머들이 대안으로 공급 사정이 그나마 나은(?) 게이밍 PC로 선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 보니, 일부 인기 품목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구매자들이 몰리고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게이밍 PC 수요 이끄는 최신 게임, 어떤 것 있나

PC 게임 시장에서 가장 핫한 게임으로는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Assassin's Creed Valhalla)’, ‘와치독:리전(Watch Dogs: LΞGION)’, ‘콜 오브 듀티 : 블랙옵스 콜드 워(Call of Duty : Black Ops Cold War)’ 등이 있다.

‘어쌔신 크리드’, ‘와치독’, ‘콜 오브 듀티’ 등은 이미 전 세계 상당한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인기 게임 타이틀의 최신작이라는 점에서 출시 이전부터 팬들의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최근 연달아 출시 중인 대작게임들의 포스터(왼쪽부터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와치독:리전, 콜 오브 듀티:블랙옵스 콜드 워, 사이버펑크 2077) / 각 게임개발사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는 시리즈 최초로 북유럽 바이킹 출신의 주인공을 내세워 화제를 모았다. 기존 시리즈가 주인공이 암살자(어쌔신)인 만큼 자신의 정체를 최대한 숨기고 은밀하게 임무를 수행하던 것과 달리, 이번 작은 거칠고 터프한 이미지로 소문난 바이킹 전사가 호쾌한 액션과 정면 대결로 적을 상대하는 모습으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기존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중세 유럽의 모습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 사실적이고 정교한 그래픽과 설정은 마치 게이머가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에 방문한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와치독: 리전은 기존 게임에서 보기 힘든 ‘해킹’이라는 개념을 게임 플레이에 도입한 와치독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다른 게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전투는 물론, 해킹을 통해 주변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작할 수 있는 점으로 기존의 게임들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 와치독: 리전은 정해진 주인공 외에도 주변의 다양한 일반 시민을 아군으로 영입해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사용하는 새로운 시도가 적용됐다. 아군이 되는 시민들은 성격이나 기술 등이 딱히 정해지지 않고 각각 다른 만큼, 어떤 동료를 영입하느냐에 따라 플레이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매번 다른 플레이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콜 오브 듀티 : 블랙옵스 콜드 워는 전체 콜 오브 듀티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서브 브랜드 중 하나인 ‘블랙 옵스’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이름 그대로, 80년대 미국과 소련이 한창 경쟁 중인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정부의 특수 요원이 되어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그 속에 숨겨진 음모를 파헤치는 내용을 담았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처럼 당시 냉전 분위기를 잘 살린 게임 속 세계와 스토리에서 드러나는 각종 정치적인 음모, 시리즈 특유의 영화적 연출 등이 더해져 당시 유행하던 첩보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몰입감과 재미를 선사한다. 시리즈의 또 다른 전통인 ‘좀비 모드’도 건재해 스토리와는 별개로 또 다른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12월 10일 출시 예정인 사이버펑크 2077의 게임 스크린샷 일부 / CD프로젝트
이들 외에도 출시를 목전에 두고 또 한 번 12월 10일로 발매 연기를 선언한 올해 최대 기대작 ‘사이버펑크 2077’도 빼놓을 수 없다. 오리지널 스토리의 신작 게임이지만, 제작사가 근래 최고의 명작 게임 중 하나로 꼽는 ‘위처’ 시리즈를 만든 ‘CD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대작 후보에 올랐다.

사이보그 기술이 발달한 미래 사이버펑크 세계관에 ‘배트맨’ 시리즈의 고담시를 능가하는 디스토피아적인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주인공은 출세를 위해 도시를 찾아온 용병으로써 각종 임무를 통해 게임 속 스토리를 진행하게 된다.

주인공은 3가지 타입의 직업(?)에 이름과 성별은 물론, 세밀한 부분까지 게이머가 직접 설정할 수 있어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이보그 기술로 주인공이 몸을 개조하고, 이를 통해 전투 능력을 높이거나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등의 커스터마이징(?) 요소가 게이머들의 관심을 높이는 중이다.

이들 최신 게임의 공통점은 PC는 물론 플레이스테이션 5,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 등 최근 판매를 시작한 차세대 콘솔에서도 거의 동시에 출시되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을 콘솔로 즐기려던 게이머들이 막상 콘솔 구매에 실패하면서 되려 PC로 회귀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이는 중이다.

역대 최고급 성능을 자랑하는 차세대 CPU와 그래픽카드의 등장

물론, 이러한 최신 대작 게임을 최상급 화질과 퍼포먼스로 즐기려면 PC 사양도 최소 평균 이상은 되어야 한다. 마침 시기도 적절하게 이전 세대와 비교해 월등히 향상한 성능을 제공하는 차세대 GPU(그래픽카드)와 CPU가 출시되면서 이들 최신 게임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

엔비디아의 지포스 30시리즈(왼쪽)에 AMD는 라데온 RX 6000시리즈로 맞불을 놓았다. / 엔비디아, AMD
시작은 엔비디아가 지난 9월부터 순차적으로 출시 중인 ‘지포스 30시리즈’ 그래픽카드다. 이전 세대까지 제대로 정복하지 못했던 ‘4K 게이밍’의 전성기를 열 만한 역대급 성능에, 가격은 이전 세대와 동일해 전 세계 게이머들을 열광케 했다. RTX 3080을 기준으로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너도 나도 지갑을 열었고, 월등히 향상된 게임 성능과 화질로 보답하는 중이다.

3080에 이어 ‘8K 게이밍’의 문을 연 최상급 모델 RTX 3090과 이전 세대 최상급 모델에 버금가는 성능에 가격은 절반에 불과한 RTX 3070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들 제품은 연이어 출시되면서 매진사례를 반복할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AMD는 ‘젠3’ 아키텍처 기반 차세대 ‘라데온 5000’ 시리즈 프로세서로 CPU 시장에서 관심을 일으키는 중이다. 특히 이번에는 게임 성능까지 현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성능’을 중시하는 하드코어 게이머뿐 아니라 평소 PC로 게임을 즐기는 이들까지 너도나도 신규 구매 및 업그레이드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현존 최고의 게이밍 CPU로 등극한 AMD 라이젠 5000시리즈 / AMD
그뿐만이 아니다. AMD는 그래픽카드 시장에서도 지포스 30시리즈에 맞먹는 ‘라데온 RX 6000’시리즈를 선보이며 또 한 번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다. 18일 성능 공개와 더불어 판매를 시작한 라데온 RX 6000시리즈는 대표 모델인 ‘RX 6800XT’가 지포스 30시리즈의 간판 모델 RTX 3080과 박빙의 성능을 보여줬다.

게이머들은 차세대 라데온의 준수한 성능을 호평하는 동시에,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주가 끝나고 AMD와의 경쟁 구도가 부활해 선의의 경쟁이 재개되는 것에 기대감을 보이는 중이다.

차세대 CPU와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바탕으로 실행되는 최신 기대작 게임들은 게이머들에게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게이밍 경험을 제공할 전망이다. 기존 풀HD(1920x1080)를 월등히 뛰어넘는 4K UHD(3840x2160) 해상도에서 펼쳐지는 더욱 생생하고 정교하며 화려한 그래픽이 물 흐르듯 매끄럽게 재생되는 경험은 이전까지의 게이밍 PC에선 구현하기 어려웠던 ‘신세계’라 할 만 하다.

게다가 요즘 코로나19가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집이나 실내에서 게임으로 아쉬움과 답답함을 달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만큼 차세대 하드웨어에 기반한 최신 게임용 PC와, 잇달아 등장하는 기대작 게임들이 서로를 잡아 이끄는 시너지 효과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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