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글로벌화를 넘어 전문화·세분화가 진행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콘텐츠 업계는 특정 시청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보다 전문화된 OTT가 향후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경제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소니는 미국 통신사업자 AT&T와 ‘크런치롤’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소니가 크런치롤 인수 비용으로 제시한 금액은 1000억엔(1조725억원) 이상이다.
소니가 크런치롤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자사 콘텐츠를 세계시장에 배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니는 일본에서 한달만에 150억엔(1608억원) 흥행수입을 기록한 히트작 ‘귀멸의 칼날(鬼滅の刃)’ 제작사 애니플렉스를 손에 쥐고 있다. 또, 애니메이션 콘텐츠 유통을 위해 2017년 애니 전문 OTT 퍼니메이션 프로덕션도 인수한 바 있다.
크런치롤은 애니메이션 콘텐츠에 특화된 OTT 서비스다. 2006년 소규모로 출발해 2012년 유료회원수 10만명을 기록했던 것이 지금은 유료회원만 300만명 이상에, 광고를 포함해 애니를 무료로 시청하는 회원 수가 7000만명에 이르는 등 대형화 됐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200개 이상 국가에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퍼니메이션을 인수했지만 100만명 회원 확보에 그친 소니 입장에서는 크런치롤 인수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콘텐츠 업계 분석이다. 소니가 가진 애니메이션 콘텐츠 자산과 크런치롤이 결합해 지금까지 없던 일본 애니메이션에 특화된 글로벌 OTT가 탄생한다는 것이다.
콘텐츠 업계는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아마존프라임비디오·애플TV 등 대형 OTT가 글로벌 패권을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과 차별화되고 특정 시청자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전문화·세분화된 OTT의 등장이 필연적이라는 시각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