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통신으로 격변 중인 SKT, 중간지주사 전환 재조명

입력 2020.11.26 15:21

SK텔레콤의 모빌리티 분사가 확정됐다. SK텔레콤이 최근 비통신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들을 상장(IPO)하는 등 사업구조 전환을 본격화하자 SK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다시 관심을 끈다.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은 해묵은 이슈지만, 추진 가능성이 밝다는 전망이 나온다.

SK텔레콤은 26일 서울 을지로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모빌리티 사업부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주총 승인으로 12월 29일 신설법인 ‘티맵모빌리티’가 출범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 SK
박정호 사장은 이날 모빌리티 사업이 SK ICT패밀리의 성장을 이끌 5번째 핵심 사업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출범 단계에서 1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티맵모빌리티’를 2025년 기업가치 4조5000억원 규모의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K텔레콤은 주요 비통신 사업 본사의 사업부문이 아닌 자회사를 통해 사업을 벌인다. 보안(ADT캡스), 미디어(SK브로드밴드), 쇼핑(원스토어, 11번가)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해당 자회사는 모두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티맵모빌리티도 중장기적으로 IPO를 염두에 두고 있다.

자사주 매입·자회사 IPO 끝엔 지배구조 개편

최근 SK텔레콤은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아마존·우버 등 글로벌 사업자와 협력하는 등 사업 개편과 자회사 기업가치 제고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 이러한 행보가 향후 있을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IPO 상장이 본격화하는 2021년 하반기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부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자회사 IPO는 SK하이닉스 지분 인수 자금 마련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원스토어의 기업가치를 1조원, ADT캡스 2조원, 11번가 3조원, SK브로드밴드는 5조원쯤으로 전망한다. SK텔레콤의 이들 회사의 대주주로 상당수 지분을 갖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크게 두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인적분할이다. SK텔레콤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고 SK하이닉스를 투자회사에, ICT 법인을 사업회사에 존속시킨 뒤 SK가 SK텔레콤 투자회사를 흡수함으로써 SK하이닉스를 지배하는 구조로 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정거래법상 SK하이닉스가 국내업체를 인수합병(M&A)할 때 지분 100%를 취득해야만 했던 공정거래법 문제를 해결할 수있다.

물적분할 시나리오도 있다. 최태원 회장이 최근 사장단에게 기업가치(시가총액) 증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물적분할을 통해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모바일 사업부문을 분할해 중간 지주사 아래에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등의 자회사와 동일하게 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은 물적분할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투자가들 사이에서 대주주가 지분율 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이 많지만, 대주주는 노이즈를 만들면서 지배구조를 개편할 생각이 없고, 이혼 소송 관련해서도 주식 지급이 아닌 현금 지급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적분할 시 통제하는 회사의 위치가 바뀌면 규제당국이나 국회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테고, 자칫 정권에 승부수 던지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며 "최태원 회장이 지분을 스왑하려 한다는 언론의 비판도 있을 텐데, 이미 경영권이 공고한 상황에서 그런 방향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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