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신약 개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입력 2020.11.26 18:12

"과거에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에만 초점을 맞춰 알츠하이머 신약을 개발했다면, 이젠 뇌 염증을 비롯한 다양한 원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르면 내년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가능성이 큰 약물도 몇몇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 알츠하이머센터장을 맡고 있는 필립 쉘튼 교수는 26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국제치매포럼 ‘K디멘시아 포럼’에서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쉘튼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지난해 알츠하이머 전문 지식인 분야 세계 6위로 선정됐다.

필립 쉘튼 암스테르담 자유대 알츠하이머센터장이 K디멘시아 포럼에서 발표 중이다. / IT조선
쉘튼 교수는 이날 세계 알츠하이머 연구자들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뿐 아니라 신경염증, 대사회로, 당질코르티코이드 등 뇌 속 다양한 원인을 표적 삼아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 십년째 제자리걸음하던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면 앞으로 4~5년 안으로 알츠하이머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양한 표적의 예제로 그는 장내 세균을 들었다. 쉘튼 센터장은 "최근 논문에 따르면 장내 세균 불균형이 뇌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있다"며 "중국에서는 약 800명을 대상으로 장내 세균 불균형을 타깃으로 한 신약 임상시험을 진행했고, 약물 투여군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있는 신약으로는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과 로슈의 간테네루맙, 일본 에자이의 BAN2401, 알제온의 ALZ801 등을 꼽았다. 특히 아두카누맙과 관련해 그는 "임상 결과가 좋아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라도 미국 FDA의 신약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 젬백스앤카엘사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GN1001도 언급했다. 이 약물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최근 임상2상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다. 쉘튼 센터장은 "젬벡스사의 임상2상에서 후보물질을 투여받은 환자군은 의미있는 호전을 보였다"며 "그간 알츠하이머 중증환자에게서는 이런 결과가 보고되지 않은 만큼 유의미한 데이터다"라고 말했다.

신약 개발에는 진척이 있지만 한계점도 여전히 있다고 지적했다. 쉘튼 센터장은 이들 약물이 아직 뇌 침투(brain penetration) 기능이 낮아 복용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점과 가격이 비싸다는 점을 꼽았다. 특히 가격에 대해 그는 "초기에는 여유있는 이들만이 신약을 복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되면 전반적 인구에게는 큰 혜택을 주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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