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수주량, 해외서는 늘지만 안방에선 '글쎄'

입력 2020.11.27 06:00

한국타이어가 해외 고급 자동차 브랜드에 신차용(OE) 타이어 공급을 늘리며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 중이다. 하지만 국산 대표 자동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한국타이어를 비롯한 국산 타이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두 회사가 협업을 할 만도 하지만, 따로 시장 개척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2월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GV70 스포츠 패키지.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를 신차용(OE) 타이어로 장착한다. / 제네시스
2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12월 출시를 앞둔 신형 SUV GV70의 신차용(OE) 타이어로 브리지스톤과 미쉐린 제품을 낙점했다. GV70은 일반형 외에 고성능 버전도 준비 중이어서 타이어 공급사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제네시스는 수입 타이어 브랜드 타이어만 OE로 사용한다. G90, G80, G70, GV80 등 기존 차종들도 미쉐린과 콘티넨탈, 브리지스톤, 피렐리 제품만 OE 타이어로 탑재한다. 한국타이어를 비롯한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산 타이어 3사는 모두 제네시스 OE 수주에 실패했다.

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은 최근 수입 OE 타이어 비중을 확대한다. 제네시스 G90의 전신인 에쿠스에 셀프 실링(펑처 발생 시 스스로 구멍을 메우는 기술) 기능을 탑재한 콘티넨탈 타이어를 탑재해 화제가 됐다. 이후 현대차의 경우 ‘국민차'로 불리는 중형 세단 쏘나타에도 상위트림에 굳이어, 미쉐린, 피렐리 타이어를 선택할 정도로 ‘수입 타이어 대중화'를 이끈다.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 만족도에 있다. 영업일선에서는 국산차에 수입 타이어가 장착된 경우 소비자 반응이 좋다는 이야기가 심심치않게 들린다. ‘국산차 = 국산타이어'의 공식이 깨지고 있는 셈이다.

국내 타이어 업계 1위 한국타이어 입장에서는 뼈 아픈 상황이다. 한국타이어는 국내 타이어 브랜드 중 최초로 독일 3대 자동차 브랜드(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에 OE 타이어를 공급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정도로 유럽 시장에서 세를 넓혀가고 있다. 여기에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는 물론, 북미시장 베스트셀링카인 혼다 어코드와 도요타 캠리에도 최근 한국타이어 OE 제품을 공급한다. 최근에는 GM 픽업트럭에도 OE 수주에 성공하는 등 오프로드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과 한국타이어 간 ‘불편한 관계'에 눈길을 돌린다. 2015년 한국타이어가 제네시스용으로 공급한 OE 타이어에서 편마모 문제가 발생, 4만3000여 대를 리콜한 바 있다. 이때부터 양사간 관계가 미묘하게 틀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대중화 시대에 맞춰 소비자들이 수입산 타이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국산차에 장착된 수입 타이어가 그 자체로 ‘프리미엄'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국산차 OE 타이어 중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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