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통해 학습한다는 것이 어색할 수 있지만, 게임 안에는 문학·과학·사회·상식 등 다양한 분야 숨은 지식이 있다. 게임을 잘 뜯어보면 공부할 만한 것이 많다는 이야기다. 오시영의 겜쓸신잡(게임에서 알게된 쓸데없지만 알아두면 신기한 느낌이 드는 잡동사니 지식)은 게임 속 알아두면 쓸데없지만 한편으로는 신기한 잡지식을 소개하고, 게임에 대한 이용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코너다. [편집자 주]
사우디아라비아 투자회사 일렉트로닉게이밍(Electronic Gaming Development Company)가 킹 오브 파이터, 메탈슬러그 등 인기 아케이드 게임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SNK 지분을 33.3% 확보하면서 최대 주주가 됐다.
일렉트로닉게이밍은 무함마드 빈 살만 압둘아지즈 알사우드(영문 약어 MBS) 사우디 왕세자가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다. 무함마드 빈 살만이라는 이름은 게임 분야가 아니더라도 뉴스를 보면 종종 등장하는 이름이다. 그는 어떤 인물일까.
배경과 직책만 놓고 보면 단지 젊고 유능한 왕가 출신 엘리트라는 생각을 하기 쉬우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는 비정하면서 호전적인 야심가의 면모도 있다. 권력을 위해 2017년에 왕자의 난을 일으켰 정도다.
사우디는 1932년 건국한 국가다. 초대 왕인 압둘아지즈는 1953년 세상을 떠나기 전 ‘왕위를 아들에게 물려주는 대신 형제끼리 세습하는 형제 계승을 당부했다. 그는 수많은 부족장의 딸과 결혼을 했고, 이 과정에서 낳은 왕자의 수가 44명에 달했기 때문에 ‘왕자의 난’이 벌어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초대 왕의 유언은 80세에 7대 왕위에 오른 현재 국왕까지 지켜졌다. 하지만 현 국왕은 전통을 깨고 큰 조카인 무함마드 빈나예프를 제1왕세자로, 친아들 무함마드 빈 살만을 제2왕세자로 지명했다.
야심가인 무함마드 빈 살만은 정예군을 동원해서 잠재적으로 왕위를 위협할 수 있는 왕자와 권력자를 부패 혐의로 체포하는 방식으로 숙청했다. 우선, 제1왕세자였던 사촌형 빈나예프를 감금한 뒤 ‘설득’하는 방법으로 축출했다.
또한 정적으로 꼽히던 만수르 빈 무크린 왕자가 정부 관료와 함께 의문에 헬기 추락으로 죽는가 하면 압둘아지즈 빈 파하드 왕자는 체포 시도에 저항하면서 총격전을 벌이다가 사망했다. 일련의 숙청 과정 끝에 무함마드 빈 살만이 왕실 권력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권을 잡은 뒤 그는 권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개혁에도 힘썼다.
▲2016년 종교 경찰 권한 축소 ▲2018년 6월 여성 운전 금지 제도 철폐 ▲2019년 8월 남성 후견인 제도(결혼, 이혼 등 중요 결정 시 남성 친척의 허가를 받아야 함) 축소 ▲사우디 첫 여성 가수 콘서트 ▲여성 출입을 허용하는 첫 사우디 경기장 ▲석유 고갈 시대를 기술·관광 분야로 대비하는 비전 2030 프로그램 등은 무함마드 왕세자의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국영 석유 기업 사우디 아람코 상장도 그의 작품이다.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빈 살만 왕세자의 재산이 8500억파운드(1255조58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포브스가 2019년 3월 발표한 2019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의 재산은 1310억달러(147조5700억원)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재산이 제프 베이조스 CEO의 재산보다 9배쯤 많은 셈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개인 재산은 왕가 재산과 명확하게 분리되지 않고, 사우디 법 때문에 정확한 수치까지 파악하기는 어려워 순위표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당시 리그 관계자는 왕세자가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한 배후로 지목받는 점, 도시 건설을 위해 호웨이탓 부족원 최소 2만명을 퇴거 위기로 몰아간 점 등을 들어 계획에 반대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
- [오시영의 겜쓸신잡] 디아블로2 '메피스토'의 유래는 괴테 '파우스트'
- [오시영의 겜쓸신잡] 바람의나라 연, 달맞이하면 바람개비 주는 이유
- [오시영의 겜쓸신잡] 게임개발사가 IP에 목매는 이유는
- [오시영의 겜쓸신잡] 골프게임 전성시대, 골프 용어 총정리
- [오시영의 겜쓸신잡] 게임스탑 사태 원인된 '공매도'
- [오시영의 겜쓸신잡] 메이플 이용자 한데 뭉쳐준 '헌혈'
- [오시영의 겜쓸신잡] 데스티니차일드 '바토리'의 원형은 피로 목욕하는 악녀(?)
- [오시영의 겜쓸신잡] ‘깨알 재미’ 주는 게임 속 ‘이스터에그’
- [오시영의 겜쓸신잡] 게임 속 '소 괴물'의 모티프가 된 미노타우로스
- [오시영의 겜쓸신잡] 게임 속에서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 퍼진다면?
- [오시영의 겜쓸신잡]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 속 ‘불후의 명곡’ 유래는
- [오시영의 겜쓸신잡] 사이버펑크 2077 '광과민성 발작' 조심하세요
- [오시영의 겜쓸신잡] 잊어선 안될 역사, '일본군 위안부 문제' 바로알기
- [오시영의 겜쓸신잡] 카카오게임즈 '오딘'의 세계, 북유럽 신화와 비교하면
- [오시영의 겜쓸신잡] LoL '색약 모드'를 마련한 이유는?
- [오시영의 겜쓸신잡] '한복은 명나라 의복 개량한 것' 황당 주장 팩트체크
- [오시영의 겜쓸신잡] 데뷔곡 조회수 3억8000만, 가상 걸그룹 'K/DA' 아시나요
- [오시영의 겜쓸신잡] 이것도 '너프'해 보시지! 근데 너프가 뭐지?
- [오시영의 겜쓸신잡] 소닉은 왜 고슴도치일까?
- [오시영의 겜쓸신잡] '풋볼매니저' 게이머, 진짜 축구감독 되다?
- [오시영의 겜쓸신잡] GTA5 주인공, FBI의 '공공의 적 1호'였다?
- [오시영의 겜쓸신잡] ‘사진 한 장’보다 게임 용량이 작다고요?
- [오시영의 겜쓸신잡] 바람의나라 연 '환두대도'는 실존 무기?
- [오시영의 겜쓸신잡] 스타크래프트 '유령'같은 초능력 요원 실제 있었다?
- [오시영의 겜쓸신잡] 배그처럼 ‘프라이팬’으로 총알 막을수 있을까?
- [오시영의 겜쓸신잡] 맵 크기가 한국·지구·우주만한 게임이 있다?
- [오시영의 겜쓸신잡] 조선시대 게임 주인공이 외계인과 조우한 까닭은?
- [오시영의 겜쓸신잡] 타이쿤 게임 출시한 잠실의 랜드마크 '롯데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