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연간 40조원 규모의 한국 렌털 시장을 공략한다. 스마트폰 앱 기반 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 편의를 높이는가 하면, 정수기 등 생활가전은 물론 의류관리기, 맥주제조기 등 다품종 렌털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과의 접점을 넓힌다.

LG전자 렌털 사업인 케어솔루션 적용 가전제품 / LG전자 홈페이지
LG전자 렌털 사업인 케어솔루션 적용 가전제품 / LG전자 홈페이지
LG전자, 렌털 사업 조직 정비에 서비스 확대까지

29일 가전 및 렌털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최근 렌털 사업을 확대하고자 조직 정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LG전자는 26일 2021년도 전사 조직개편에 나서면서 자사 렌털 사업인 케어솔루션을 확대했다. 케어솔루션을 맡던 렌털케어링사업담당을 렌털케어링사업센터로 격상시켰다. 앞서 한국영업본부 B2C그룹 내에 있던 케어솔루션담당을 한국영업본부 직속 렌탈케어링사업담당으로 개편하기도 했다.

LG전자는 렌털 사업 서비스 개선에도 나섰다. 회사는 23일 자사 가전관리 앱인 ‘LG 씽큐'에서 케어솔루션 서비스 항목을 추가했다. 앱을 통해 렌털 서비스 이력과 요금 납부 내역 등을 간편히 확인하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납부 방식도 앱에서 변경할 수 있도록 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40조원 향하는 렌털 시장 속 LG 사업도 ‘성장세’

LG전자가 렌털 사업에 힘을 쏟는 이유는 관련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털 시장 규모는 2006년 3조원에서 2016년 25조9000억원으로 8배 넘게 성장했다. 올해 규모는 40조1000억원을 바라본다. 향후에도 성장세가 이어진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웨이와 SK매직, 쿠쿠 등의 렌털 업체 실적이 이같은 시장 확대를 증명한다. 3분기 누적 기준 코웨이는 전년보다 15% 늘어난 4766억원의 영업이익을 얻었다. SK매직은 같은 기준 6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보다 35% 늘었다. 쿠쿠는 3분기 누적 118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보다 19% 증가했다.

LG전자 렌털 사업도 성장 가도에 있다. LG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렌털 매출은 1564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다. 3분기 누적 매출은 4275억원으로 작년 한 해 매출(4398억원)에 가깝다. 올해 매출은 6000억원을 내다본다. 렌털 계정 수는 지난해 말 200만개에서 올해 말 270만개를 넘어설 예정이다.

LG전자 측은 3분기 실적발표 후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렌털 사업이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매년 30% 이상 꾸준히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라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LG전자 렌털 사업 연도별 매출 / IT조선(자료: 전자공시시스템)
LG전자 렌털 사업 연도별 매출 / IT조선(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렌털 업계 경쟁 치열해질 것"…LG, 품목 확대로 사업 강화 노린다

LG전자는 상반기 국내 렌털 계정 수 기준 업계 2위다. 코웨이가 633만개로 1위를 기록했으며 2~4위로는 LG전자(239만개)와 SK매직(194만개), 쿠쿠(165만개)가 순서대로 이름을 올랐다. 1위 업체를 제외하면 나머지 업체 간 사업 규모 차이가 크지 않아 시장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신규 업체들의 시장 진입도 두드러진다. 최근 위니아딤채 계열사인 위니아에이드와 위닉스 등이 렌털 사업에 발을 디뎠다. 카카오가 구독경제 서비스를 시작한 덕분이다. 위니아에이드와 위닉스는 카카오 플랫폼에서 김치냉장고와 공기청정기 등의 렌털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심우중 산업연구원(KEIT) 전문 연구원은 "렌털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기업 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며 "국내 시장이 어느 정도 포화되면 향후 기업들이 해외 렌털 사업에 주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현재 ▲정수기 ▲안마의자 ▲맥주 제조기 ▲의류 관리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전기레인지 ▲공기청정기 등 8개 가전제품으로 렌털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출시 예정인 식물재배기를 포함해 렌털 사업에 적용하는 가전제품을 늘리면서 사업 확대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렌털케어링사업담당이 렌털케어링사업센터로 격상되면서 렌털 사업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며 "아직 센터 세부 개편이 나오진 않았지만 렌털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