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최신 11세대 기반 노트북 써보니…내장 그래픽으로 오버워치 쾌적하게

입력 2020.11.29 07:40

인텔의 차세대 ‘타이거 레이크’ 기반 11세대 노트북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노트북 시장에서 AMD가 특유의 멀티코어 파워와 라데온 내장 그래픽을 앞세워 ‘르누아르’ 기반 3세대 라이젠 노트북으로 약진 중인 가운데 인텔 11세대 노트북의 등장은 소비자들에게 행복한 선택의 고민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인텔 11세대 프로세서 기반 노트북은 인텔의 차세대 ‘Xe 그래픽스’ 기술을 탑재해 CPU 내장 그래픽의 성능을 한 단계 위로 끌어올린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11세대 기반 노트북은 업무 생산성에 향상된 준수한 게임 성능까지, 쓰임새에 따른 선택의 고민을 덜어줄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면 실제 11세대 기반 최신 노트북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인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및 아이리스 Xe 그래픽 배지 / 인텔
인텔은 이번 ‘타이거 레이크’ 기반 11세대 프로세서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제조 공정에 기존 핀펫(FinFET) 구조를 개선한 새로운 슈퍼핀(SuperFin) 공정을 적용, 소비전력 대비 작동속도와 성능을 더욱 높였다. 업무용으로 많이 쓰는 프로그램들의 성능도 더욱 향상됐으며, 인텔 고유의 DL(딥러닝) 부스트는 인공지능(AI) 가속으로 CPU나 GPU만 쓰는 것보다 더욱 효과적인 데이터 처리 및 생산성을 제공한다.

특히, 이번 타이거 레이크 11세대 프로세서부터 탑재되는 인텔의 차세대 ‘Xe 그래픽스’ 기술은 그동안 외장 GPU나 경쟁사 대비 뒤떨어진 편이었던 CPU 내장 그래픽의 성능을 한 단계 위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인텔 11세대 타이거 레이크 프로세서를 탑재한 ‘MSI 프레스티지 14 EVO’ / 최용석 기자
테스트를 위해 대여한 샘플 노트북은 MSI의 ‘프레스티지 14 EVO’ 제품이다. 인텔 11세대 저전력 프로세서 중 최상급 모델인 코어 i7-1185G7을 탑재한 14인치 프리미엄급으로, 성능이나 기능 등에서 인텔이 최상급으로 인증한 ‘이보(EVO)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풀HD 디스플레이에 512기가바이트(GB) SSD, 16GB 메모리 등의 사양을 갖췄다.

최근 인텔 CPU도 꾸준히 코어 수를 늘려왔지만, 이번 타이거 레이크 기반 11세대 프로세서는 10세대 아이스 레이크와 같은 최대 4코어 8스레드 구성을 지원한다. 경쟁사가 저전력 모델에서도 최대 8코어 16스레드까지 지원하는 것을 고려하면 하드웨어 스펙을 중시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아쉬움도 느낄 법하다.

인텔 11세대 코어 i7-1185G7의 정보 화면 / 최용석 기자
대신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코어당 성능을 더욱 끌어올렸다. 코어 i7-1185G7의 경우 기본 작동 속도만 3.0㎓에 순간적으로 속도를 올려 성능을 높이는 터보 부스트 작동 시 단일 코어는 최대 4.8㎓, 멀티코어는 최대 4.3㎓까지 올라간다. CPU 코어 수 의존도가 높은 동영상 인코딩이나 이미지 렌더링 등 콘텐츠 제작 같은 일부 특정 작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일반 PC 작업에서 훨씬 반응성이 좋고 빠른 성능을 제공한다.

일반적인 PC 사용 환경에서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 ‘UL PC마크 10(PCMark 10)’에서 테스트해봤다. 역시나 콘텐츠 제작에 관련된 ‘디지털 콘텐츠 크리에이션(콘텐츠 제작)’ 항목을 제외하고 인터넷 검색, 화상 회의 등 기본적인 성능을 보는 ‘에센셜(기본성능)’ 항목과 텍스트 문서, 엑셀, PPT 등 각종 오피스 문서 작성 등을 확인하는 ‘프로덕티비티(생산성)’ 항목에서 경쟁사의 라이젠 7 4800U보다 좋은 성능을 보여준다.

외부 전원 없이 배터리만 사용할 때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특히 배터리만 사용할 때는 항목간 점수 차이가 더욱 벌어졌다.

UL PC마크 10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비교 / 최용석 기자
CPU 성능도 성능이지만, 더욱 주목할 부분은 앞서 언급했던 차세대 ‘Xe 그래픽스’의 성능이다. 코어 i7-1185G7 프로세서에 내장된 ‘아이리스 Xe’ 그래픽은 최대 96개의 그래픽코어(EU)를 탑재했다. 최대 보급형 외장 그래픽(GPU) 수준의 성능을 낼 수 있다는 게 인텔 측의 주장이다.

그간 인텔의 내장 그래픽은 화면을 표시하거나 동영상 재생에는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내장 그래픽의 3D 성능은 관심밖의 수준이었다. 게임을 즐기더라도 오래된 고전 3D 게임이나 캐주얼한 온라인 3D 게임을 그럭저럭 돌리는 정도에 불과했다.

UL 3D마크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비교 / 최용석 기자
하지만, 이번 인텔이 공들여 개발한 Xe 그래픽스는 내장그래픽 성능에서도 한판 해볼 만한 것으로 보인다. 게이밍 그래픽 성능을 테스트하는 UL 3D마크(3DMark)로 테스트해 보니, 코어 i7-1185G7의 내장 아이리스 Xe 그래픽은 라이젠 7 4800U의 내장 라데온 베가 8(Vega 8) 그래픽보다 훨씬 높은 점수가 나온다. 이전 세대 내장 그래픽이 한참 못 미치는 점수를 보여 주던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 수준이다.

물론,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가 나오더라도, 막상 실제 게임을 실행하면 제 성능을 못 내는 경우도 있다. 기존의 인텔 내장 그래픽으로는 겨우 실행하던 수준인 ‘오버워치’를 직접해 보니, 풀HD 해상도(1920x1080)의 훈련장 기준으로 그래픽 옵션 ‘낮음’에서 평균 148.4 프레임의 성능이 나온다.

그래픽 옵션을 두 단계 높인 ‘높음’에서도 역시나 평균 81.8 프레임의 괜찮은 성능이 나온다. 실전 플레이 시 평균 프레임이 더욱 떨어지는 것을 고려하면 그래픽 옵션 ‘중간’으로도 꽤 할만한 성능이 나오는 셈이다. 참고로, 라이젠 7 4800U의 내장 라데온 베가 8은 같은 상황에서 그래픽 옵션 ‘높음’ 시 평균 74.2 프레임이 나온다.

오버워치 게임 성능 테스트 결과 비교 (단위 : 초당 프레임) / 최용석 기자
이정도면 벤치마크뿐 아니라 실전에서도 확실히 아이리스 Xe 그래픽이 준수한 성능을 보여주는 셈이다. 오버워치보다 요구사양이 낮은 ‘리그 오브 레전드’나 ‘스타크래프트 2’ 같은 게임들이라면 더욱 고품질 그래픽 옵션에서도 쾌적한 성능을 기대해볼 만 하다.

물론, 내장 그래픽의 성능이 본격적인 게이밍 노트북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타이거 레이크 기반 ‘코어 i7-1185G7’ 프로세서는 초박형·초경량 노트북을 위한 저전력 프로세서다. 게다가, 게임 테스트 중에서도 수치로 나오는 프레임율에 비해 실제 게임 화면은 조금씩 끊기는 느낌이 있거나, 화면이 어긋나는 등 다소 불편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기존 초박형·초경량 노트북에서 할 수 있던 여가 활동이 인터넷 검색과 넷플릭스, 유튜브 등 스트리밍 영상 콘텐츠 감상 등이 대부분이었음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인기 온라인 게임까지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한 내장 그래픽의 성능은 충분히 반가운 일이다.

노트북에 부착된 인텔 EVO 인증 배지와 아이리스 Xe 그래픽 배지 / 최용석 기자
이전 10세대 아이스 레이크 프로세서에서 지적됐던 ‘발열’은 어느 정도 나아진 모습을 보여준다. 벤치마크 테스트나 게임 등 CPU 부하가 많이 걸리는 작업 시 CPU 온도는 최대 90도까지 올라가고, 그에 따라 냉각 팬 소리도 어느 정도 발생한다. 하지만, CPU 부하가 줄어들면 온도도 빠르게 하강하고, 팬 소음도 금방 잦아든다.

테스트용 제품인 MSI 프레스티지 14 EVO가 얇고 가벼운 울트라북 계열 제품이고, 냉각 솔루션도 2개의 히트파이프에 1개의 방열판과 1개의 냉각팬만으로 구성된 제품임을 고려하면 발열 제어는 꽤 괜찮은 편이다. 평소 CPU 부하가 크지 않은 작업을 주로 한다면 발열에 대한 걱정은 필요 없어 보인다. 2팬 구성의 제품이라면 발열 제어와 소음 면에서 좀 더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인텔 11세대 노트북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썬더볼트4’ 포트를 최대 2개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경쟁사 노트북에 없는 인텔 11세대 제품만의 장점도 있다. 대표적으로 다용도 확장 포트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썬더볼트4’가 있다. 하나의 포트로 충전은 물론, 초고해상도 외부 모니터 연결, 외장 그래픽카드(eGPU)나 고성능 스토리지 같은 전문가용 주변기기를 쉽게 연결할 수 있어 확장성이 훨씬 좋다.

게다가 제품에 따라 이러한 썬더볼트4 포트를 최대 2개까지 지원한다. AMD 르누아르를 탑재한 노트북이 썬더볼트를 지원하지 못해 외부 확장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제품마다 타입C 단자를 통한 충전이나 외부 모니터 연결 기능도 제각각이어서 원하는 제품을 고르기가 쉽지 않은 것에 비하면 확실한 장점이다.

인텔 11세대 타이거 레이크가 지원하는 다양한 AI 가속 기술 / 인텔
또 하나는 ‘딥 러닝 부스트(DL Boost, 이하 DL부스트)’를 비롯한 다양한 인공지능(AI) 가속 기능이다. 데이터의 양과 질이 급증하면서 이제는 단순히 CPU의 성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시대다. 이를 위해 AI 기술은 불필요한 과정을 최소화하고 최적화해 같은 작업을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한다.

실제로 ▲동영상 편집용 프로그램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를 비롯해 ▲대량의 사진을 간편하게 수정하거나 관리하는데 사용하는 ‘어도비 포토샵 엘리먼츠’ ▲다수의 사진 내용을 인식해 적절한 태그를 자동으로 달아주는 ‘네로 AI 포토 태거’ ▲AI 기술로 저화질 이미지를 고화질로 바꾸거나, 사진을 최대 600%까지 확대해도 선명한 화질을 유지하는 이미지 확대 프로그램 ‘토파즈 기가픽셀 AI’ 등 이미 AI 기능을 활용하는 최신 프로그램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AMD 르누아르 노트북이 이러한 AI 작업을 단순히 CPU로만 처리하는 것과 달리, 인텔 11세대 타이거 레이크 노트북은 각종 최신 AI 가속을 이용, 절반에 불과한 CPU 코어로도 같은 작업을 더욱 빠르게 끝낼 수 있다. 앞으로 AI 가속 지원 앱이 더욱 늘어날수록 이러한 11세대 프로세서의 장점도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는 셈이다.

인텔 11세대 코어 i5 프로세서를 탑재한 ‘에이수스 비보북S15’ / 최용석 기자
12월에는 삼성이나 LG전자 등 국내 브랜드도 인텔 11세대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아직 수는 적지만, 많은 제조사에서 더욱 다양한 인텔 11세대 탑재 노트북을 쏟아낼 계획이다. 즉 제조사들 입장에서도 인텔 11세대 제품이 나름의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중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AMD 르누아르 노트북이 약진 중이지만, 인텔 11세대를 탑재한 노트북의 등장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즐거운 선택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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