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임원 인사를 앞두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유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 재계 등에 따르면 SK그룹 임원인사가 3일 오후 발표될 예정이다. 계열사 인사도 비슷한 시기에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업계에서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거취가 주목을 받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SK텔레콤
업계는 박정호 사장의 임기가 2023년 3월 까지고, 장기적으로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맡고 있는 만큼 유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박 사장이 SK텔레콤 산하 ITC 자회사를 책임지고 있으므로 사장 앞에 ‘총괄'이라는 직함을 붙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과, 사장에서 부회장으로의 승진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정호 사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최측근 중 한 명이다. 1989년 선경 입사 이후 그룹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그룹 내에서 대표적인 M&A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SK텔레콤 재임 시절 글로벌 사업 개발과 SK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2017년 최태원 회장과 일본을 오가며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전에 깊숙이 관여했다. SK C&C 대표이사 역임 후 다시 SK텔레콤에 돌아온 후에도 활발한 M&A 작업을 전개 중이다.

2018년 안전·보안업계 2위인 ADT캡스를 인수하고 SK인포섹을 자회사로 편입한데 이어, 최근 ADT캡스 인수, SK인포섹 합병도 추진 중이다. 보안전문기업으로 가치를 키워 상장(IPO)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는 2019년 SK브로드밴드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옥수수’와 지상파3사의 ‘푹(POOQ)’의 합병을 성공시켰고, 같은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도 추진해 성공했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의 지분도 전략적으로 활용 중이다. 2019년 말 ICT 경쟁기업인 카카오와 30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 소식을 발표하며 신사업 성장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과감하게 모빌리티 사업을 분사한 티맵모빌리티 출범도 진두지휘했다. 우버는 티맵모빌리티와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고 공동 사업에 1억5000만달러(1700억원)를 웃도는 금액을 투자하기로 했다.

박 사장은 우버에 이어 최근에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 지분참여 약정을 체결을 이끌어내는 등 국내외 기업과의 초협력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의 비통신 사업을 궤도에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3분기 미디어·보안·커머스 사업 영업이익은 역대 최초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그는 계속해서 비통신 사업을 키워 자회사 기업공개(IPO)로 기업가치 끌어올리고자 한다. 2021년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11번가, ADT캡스, SK브로드밴드 등이 대상이다.

박 사장에게 남겨진 주요 임무는 중간지주사 전환과 자회사 IPO 마무리, 사명변경, 주식가치 제고 등이다. 유료방송 추가 M&A 가능성도 열려있다.

SK그룹 관계자는 "박 사장의 임기는 2023년까지므로 2021년 인사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총괄'이라는 직함이 붙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CEO냐 아니냐의 여부가 더 중요하므로 크게 의미가 있지 않다"고 부연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