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비중이 늘어난다. 올해 삼성전자는 30%, LG전자는 70%까지 ODM 비중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왼쪽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 샤오미의 ODM 비중 변화를 나타내는 그래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19년 대비 2020년 ODM 비중을 비교적 크게 늘린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왼쪽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 샤오미의 ODM 비중 변화를 나타내는 그래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19년 대비 2020년 ODM 비중을 비교적 크게 늘린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ODM 트래커 보고서를 토대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ODM 비중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ODM은 제조업체가 제품 설계와 부품 수급까지 맡아 생산을 진행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존에 유연한 생산 대응과 독자 제품 개발 등을 이유로 자체 생산 시설에서 제품을 생산해왔다. 하지만 최근 원가 절감 이슈가 업계에 떠오르면서 ODM 생산을 점차 늘리고 있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ODM 방식은 비교적 적은 투자 비용으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최근 스마트폰 시장 성숙으로 제품 간 차별성이 줄어들면서 중국과 인도 등 가격 민감도가 높은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ODM 활용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샤오미와 리얼미, 레노버 등의 중국 업체는 ODM 생산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가장 큰 성장을 이룬 샤오미와 리얼미는 ODM 비중이 상당한 곳이다. 올해 샤오미의 ODM 비중은 8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같은 흐름에 맞춰 삼성전자가 2019년 7% 수준에서 올해는 30% 이상으로 ODM 비중을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올해 최대 1억대의 ODM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연초 예상이 어느 정도 실현했다는 설명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일부 ODM 제품에서 품질 문제가 있어 향후에도 비중을 계속 늘려 갈지 의문이다"라면서도 "저가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ODM 비중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LG전자는 올해 70% 이상 ODM 비중을 늘릴 전망이다. 최근 LG전자 조직개편에서도 ODM 위주의 사업 방향 전환이 나타났다. 다만 LG전자는 북미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은 상황에서 ODM을 통한 원가 절감이 기존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