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까지 해주는 ‘나만의 AI 운전기사’ 개막 임박

입력 2020.12.17 11:47

자율주행에 이어 주차장의 빈자리를 찾아 발렛파킹(대리주차)을 해주는 자율주차 시대가 임박했다.

LG유플러스, 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 ‘ACELAB’, 자율주행 솔루션기업 ‘컨트롤웍스’는 1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5세대 이동통신(5G) 기반의 자율주차 기술을 공개 시연했다.

LG유플러스 모델이 서울시 상암 5G 자율주행 시범지구에서 모바일 앱으로 5G 자율주행차 'A1(에이원)'을 인근 주차장으로 보내는 모습 / LG유플러스
5G 자율주차는 자동차가 스스로 인근 주차장을 찾아가 빈자리에 주차하는 일종의 ‘자율 발렛파킹’ 개념이다. 통제되지 않은 도로와 공영 주차장에서 5G 자율 주행과 주차 기술을 연계해 선보인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이다.

이번 시연은 2019년 10월 LG유플러스가 차량의 무인 원격호출 기술을 선보인 이후 약 1년만이다. 선우명호 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ACELAB) 교수는 "5G 자율주차는 2019년 선보인 자율주행의 넥스트 스텝으로 영화 속에서 스스로 움직이고 주차하는 배트맨 자동차가 실제로 구현된 셈이다"며 "목적지에 도착했음에도 다시 인근 주차장을 알아보고, 거기에 들어가 또 빈 자리를 찾아 헤매고, 어렵게 주차를 한 후, 다시 목적지로 걸어오는 모든 번거로움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연에서는 2019년 선보인 5G 자율주행차 ‘A1(에이원)’을 진화시켰다. 기존에 탑재한 ▲5G 자율주행 기술뿐만 아니라 ▲실시간 주차공간 인식 솔루션, ▲5G 클라우드 관제 서비스 플랫폼이 더해졌다. 또 ▲모바일 앱 서비스를 연계해 운전자가 차량 조작·위치 파악을 손쉽게 하도록 했다.

공개 시연은 서울시 상암 5G 자율주행 시범지구에서 진행했다. A1은 ‘YTN뉴스퀘어’ 건물에서부터 상암1공영주차장까지 약 800m 거리를 5분간 이동한 후 빈 주차공간에 자리를 잡고 스스로 시동을 껐다.

주차장까지 가는 동안에는 총 5개의 횡단보도와 3개의 교차로를 만났다. A1은 신호등과 통신(5G-V2X)으로 주행을 지속할지, 제동을 시작할지 여부를 판단했다. 카메라로 신호등 색상을 판별해 주행 여부를 결정하던 2019년 시연보다 진일보한 방식이다. 눈·비와 같은 궂은 날씨나 빛의 굴절, 가로수 시야 방해 등으로 카메라 인식의 오차가 발생할 확률도 사라졌다.

주행 중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주행 환경 인식’ 기술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 차량에 장착된 라이다(Lidar), 레이다(Radar) 센서 정보로 A1의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미래 상황을 예측했다. 이를 통해 전·후·측방 차량의 차선변경과 갑작스러운 끼어들기에 대응했다.

갓길 돌발적 주·정차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하철역 인근에서는 자율적 차량제어 기술을 활용했다. A1의 앞·뒤는 종방향 제어, 좌·우는 횡방향 제어를 통해 주변 차량과 일정 간격을 유지해 지하철역 근처를 통과했다.

A1이 상암1공영주차장 입구에 진입하는 모습 / LG유플러스 영상 갈무리
A1이 목적지인 상암1공영주차장 진입로에 들어서자 난관이 예상됐다. 5G 자율주행차 A1이 대형 SUV(현대자동차 GV80)인 것에 반해, 주차장 입구는 번호판 자동인식을 위해 다소 협소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A1은 접촉 없이 차단기 아래를 자연스럽게 지나갔다.

이후 시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5G 자율주차가 시작됐다. A1에서 내린 운전석 탑승자가 모바일 앱으로 5G 자율주차를 명령하자, 인근 주차장을 검색해 비어 있는 주차 공간을 터치하니 자동차가 스스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주차 공간을 맞추기 위해 전진과 후진을 몇 회 반복하는 사람과 달리, 한 번의 후진으로 주차가 마무리됐다.

A1이 손쉽게 주차를 한 데에는 실시간 주차공간 인식 시스템과 5G 클라우드 관제 플랫폼의 역할이 컸다. 실시간 주차공간 인식 시스템은 딥러닝을 기반으로 주차장에 설치된 CCTV를 통해 빈자리 현황을 읽어낸다. 사전에 비어 있는 공간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채도로 AI에 학습시켜, CCTV 상 화면만으로 빈자리를 찾아낼 수 있도록 했다. 빈 주차공간 데이터는 5G 클라우드 관제 플랫폼으로 모두 취합한 후 해당 정보를 모바일 앱으로 전달해 탑승자가 확인한다.

모바일 앱 서비스의 역할 또한 다양했다. 기본적으로는 운전자가 주변 주차장 정보를 확인하고, 차량을 해당 위치로 보내는 기능을 제공했다. 차량의 현재 위치를 지도 상에서 실시간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또 주차를 마무리하면 주차 완료 알림을 띄워 차량이 정상적으로 도착했음을 알린다.

단 이번 시연에서는 지정한 주차공간에 다른 차라 주차를 하는 등의 다양한 시나리오는 포함되지 않았다. 향후 클라우드 관제 플랫폼 상용화 시에 돌발 사태에 대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포함할 예정이다.

또 통신을 이용하는 만큼 보안 문제도 숙제다. 주영준 LG유플러스 미래기술개발 담당은 "금번 실증에서는 보안 솔루션을 적용하진 않았지만, 자율주행 사업 보안 이슈 매우 중요하다"며 "차량에 보안이 필요한 영역 과 통신이 필요한 영역을 물리적 분리하는 방법과, 블록체인을 도입해 보안 높이는 방법 등을 연구 중이다"고 말했다.

출퇴근∙중요 미팅 도착시간 단축…고령자·여성 호응도 높아

LG유플러스는 이번 5G 자율주차를 통해 차량의 무인 픽업-주행-주차로 이어지는 일련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 기반이 완성된 것으로 평가한다. 승∙하차를 위한 지체 시간이 사라져 마치 ‘콜택시’나 ‘나만의 AI 운전기사’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주차장 탐색∙빈 자리 찾기∙주차하기∙돌아오기 등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5G 자율주행차 A1은 그간 137회의 비공개 5G 자율주차 실증을 거쳤다. ACELAB, 컨트롤웍스, LG유플러스는 이르면 새해 첫 달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개 시연을 시작할 예정이다.

선우명호 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 ACELAB 교수는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에 기반한 5G 자율 주행·주차 서비스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국내 자동차 기술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며 "향후 장애인·고령자·임산부 등 교통 약자들을 위한 서비스가 되길 기대하며, 실제로 자율주차 실증자 중 고령자, 여성분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고 말했다.

LGU+ 통신사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것

LG유플러스는 자율주행 사업에서 통신사의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주영준 담당은 "자율주행 차량 자체 개발은 통신사의 역할이 아니다"며 "5G 통신을 통해 차량에 정보를 제공해 주는 역할이 향후에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됐을 때 완성차 제조업체와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성진 한양대 ACELAB 박사, 선우명호 한양대 ACELAB 교수, 주영준 LG유플러스 미래기술개발랩 담당, 강종오 모빌리티사업단장 / LG유플러스 영상 갈무리
경쟁사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사업을 분사하고 우버 등 해외 사업자와 협력했듯이, LG유플러스도 비슷한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LG유플러스는 사업을 바라보는 전략적 스탠스에 차이가 있다고 답했다.

강종오 모빌리티사업단장은 "통신사의 장점은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잘 아는 것이기에 자율주행을 하면서 겪을 다양한 상황을 서비스에 접목하는 방향성을 맞췄다"며 "지금까지 사업전략은 통신사업자 역할 충실하고, 서비스 사업은 잘하는 곳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은 카카오와, 정밀지도는 현대엠앤소프트와 협력하고, 플랫폼에 대한 딜리버리 체계를 만드는 것이 통신사의 역할이다"며 "서비스 사업자와 적극적 협력통해 서비스 모델을 만드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하려 한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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