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D 2020] "플랫폼은 금융 공급자와 소비자 만남의 장…규제로 막아서면 발전 어려워"

입력 2020.12.17 19:07 | 수정 2020.12.18 17:11

"플랫폼은 금융 서비스 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만남의 장’입니다. 다수가 만나 상품 서비스를 주고받으며 발전하는 장을 규제로 막아서면 글로벌 시장과 기술 발전을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는 조선미디어그룹 IT전문 매체 IT조선이 17일 개최한 블록체인 콘퍼런스 ‘FinD 2020’에 참석해 자연스러운 시장의 흐름을 통제해서는 안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FinD 2020은 두 번째 순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플랫폼의 역할과 규제 개혁’을 주제로 토론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기술 발전에 따라 급변하는 금융 시장과 규제에 관해 논의했다. 좌장은 정유신 한국핀테크지원센터장이 맡았다. 문효주 한국간편결제진흥원 본부장, 조영민 한국금융솔루션 대표, 송형근 카카오뱅크 수신팀장,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 이효진 8퍼센트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왼쪽부터 정유신 한국핀테크지원센터장, 문효주 한국간편결제진흥원 본부장, 조영민 한국금융솔루션 대표, 송형근 카카오뱅크 수신팀장,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 이효진 8퍼센트 대표가 토론하고 있다. / 김동진 기자
"데이터3법, 데이터 경제 시대 열었다"

정유신 센터장은 "금융플랫폼 혁신은 4단계로 이뤄진다"며 "금융서비스 간 혁신 경쟁이 가속하면서 디지털 플랫폼이 도입된다. 이후 빅데이터 기반 다양한 금융 서비스가 출시되고 이종 산업 혁신에 기여하는 단계까지 도달한다. 우리나라는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출시되는 플랫폼 혁신 3단계에 접어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데이터 3법 통과로 비로소 데이터 경제 시대가 열렸다"며 "그간 소비자 개인 데이터 활용이 막혔었는데 해당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관련 기술까지 개화기를 맞이했다. 대표적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 플랫폼의 역할에 관해 이야기를 이어간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는 "다수 공급자가 수많은 소비자를 놓고 경쟁할 때 가성비 좋은 물건이 탄생한다"며 "금융 상품을 종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시장을 막아섰던 규제가 풀리니 플랫폼이 보이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시장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금융 규제 체제를 바꿨으면 한다. 택지 개발하는 것처럼 정부가 일부 땅의 규제를 풀어 분양하면 아파트 짓는 식으로는 글로벌 기술 발전을 따라잡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금융서비스 대상인 고객 수 확대도 중요하지만, 실제 이용자 트래픽에 기반한 서비스 개발도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송형근 카카오뱅크 수신팀장은 "실제 이용자 트래픽에 많은 중점을 두고 있다"며 "예컨대 최근 만 14세 이상 청소년이 이용할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인 ‘카카오뱅크 미니’를 선보였는데 한 달 사이 50만명의 청소년이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집계됐다.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고객 세그먼트를 확장해야 한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빅테크, 대립 아닌 파트너로 공생해야

핀테크 산업에 글로벌 빅테크가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에 관해 이효진 8퍼센트 대표는 "빅테크 진입은 핀테크 산업이 커지는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빅테크와 대립하는 것이 아닌 파트너십을 구축하면서 서로의 가치와 서비스 창출을 목표로 해야 한다. 빅테크 진입이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이종 산업 간 파트너십 구축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 분야 빅데이터 구축과 활용이 사람과 인공지능 간 협업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조영민 한국금융솔루션 대표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플랫폼을 통해 구현된다면 단순한 서비스 고도화 차원에서 그치지 않는다"며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소비자 피해 예방 효과도 있다. 내년 본격적인 마이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면 인공지능,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와 같은 기술을 통해 고객 니즈·의도를 파악하고 사람과 협업해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방식으로 산업이 발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어 "과거 개인의 신용정보와 같은 민감 정보를 상담사가 직접 조회할 수 없어 정보제약에 따른 서비스 한계가 있었는데 인공지능이나 RPA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며 "잘 짜인 알고리즘에 기반한 챗봇이 고객 동의를 받아 민감정보를 조회하고 상담사에게 전달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제약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효주 한국간편결제진흥원 본부장은 ‘2세대 제로페이’ 추진 방향에 관해 전했다. 문 본부장은 "제로페이에 참여한 사업자들이 결제뿐 아니라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고도화할 것이다"라며 "예컨대 결제 사업자들이 배달이나 커머스를 할 수 있도록 플랫폼에서 서비스 사업자를 연결시켜 주는 중계 플랫폼을 만들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 차원에서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현장 지원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청년들이 전통시장에 가서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역량 제고를 돕는 디지털 서포터즈와 같은 사업을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내년 업계 차원의 공통적인 이슈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조영민 한국금융솔루션 대표는 "내년 8월까지 모든 금융기관이 계좌정보를 오픈해야 하는 이슈가 있다"며 "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하는 부분에 있어서 여러 가지 보안이나 정보보호 체계가 강화될 텐데, 소규모 핀테크 업체는 우려스럽다. 대기업과 달리 로그를 분석하고 암호화하는 등 각종 요구 사항을 맞추기 위해서 상당히 비싼 솔루션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소업체도 진입할 수 있도록 장벽을 낮출 수 있다면 더 많은 경쟁을 통해 혁신적인 솔루션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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