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조원대에서 올해 1조원 이상 증가
전문가 "새해 고성장 지속 위해 과제 남아"
넥슨 '던파 모바일’ 성공적 데뷔
엔씨 '매출원 다변화' 넷마블 '자체 IP 신작 추가 흥행'

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 이른바 게임 빅3인 ‘3N’의 2017년 이후 연간 합산 매출액은 6조원대였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코로나 팬데믹을 기회로 거칠 것 없이 상승했다. 이미 3분기 누적 매출액이 6조2481억원이다. 작년치에 육박했다.


3N 로고 / 각 사 제공
3N 로고 / 각 사 제공
22일 업계에 따르면 3N 올해 매출액 합계는 7조원을 넘어 많게는 ‘8조원 시대’ 진입을 기대한다. 새해도 성장세 지속이 기대된다. 다만 과제는 있다. 전문가들은 ‘기대 신작 던파 모바일 성공적 출시’(넥슨) ‘매출원 다변화’(엔씨) ‘자체 IP 신작 추가 흥행(넷마블)’만 이뤄진다면 꿈의 10조원 시대 등극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넥슨, ‘모바일 삼총사’ 앞세워 연 매출 3조 노린다
8월 출시하려던 ‘던파 모바일’ 출시 시기 불투명

매각설·게임 개발 프로젝트 중단·중국 던전앤파이터(던파) 매출 감소 등으로 2019년 휘청이던 넥슨은 2020년 들어 ‘반전 드라마’를 쓰며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5323억원으로, 이미 2019년 매출의 94.3%를 벌어들였다. 16일에는 시가총액 3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신년사에서 ‘초격차’를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나, 2020년초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지금과 사뭇 달랐다.

넥슨은 2020년 첫 게임으로 류금태 대표가 이끄는 서브컬처게임 ‘카운터사이드’ 카드를 꺼냈다. 이 게임은 출시 초반 매출 순위(이하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톱10에 진입하며 좋은 성적을 냈지만, 이내 사내 쿠폰 판매, 검열 의혹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면서 매출 순위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넥슨은 유명 IP 기반 모바일게임을 연달아 출시해 목표로 삼았던 ‘초격차’를 현실화했다. 5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6월 ‘피파 모바일’, 7월 ‘바람의나라 연’이 출시 직후부터 흥행에 성공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2020년 3분기 넥슨 모바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0% 늘어 3695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전체 매출의 42%다.

특히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경우, 21일 기준으로도 바람의나라 연, V4(2019년 11월 출시)와 함께 10위 안에 머무르며 장기 흥행 중이다. 캐주얼게임으로서는 이례적인 성과다. 2020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 포함 4관왕에 오른 V4의 경우, 2020년 7월 해외 시장에도 출시됐다.

넥슨 이정헌 대표는 2020년 성과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이 힘써준 덕에 올해 한국 매출이 꾸준히 늘고, PC, 모바일 플랫폼에서 고른 성과를 내고 있다"며 "2021년에도 넥슨이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승승장구 중인 넥슨에게도 과제는 남았다. 8월 12일 중국 출시 예정이던 던파 모바일을 빨리 출시하는 것이다. 이 게임은 출시를 하루 앞둔 8월 11일 돌연 출시 무기한 연기를 선언했다. 이 게임의 중국 사전예약 행사 참여자 수는 합계 6000만명에 달한다.

던파 모바일은 원작 PC게임 던파의 플레이 경험을 모바일 플랫폼으로 옮긴 게임이다. 원작이 중국에서 흥행 신화를 쓴 덕에 던파 모바일은 넥슨을 ‘퀀텀점프’로 이끌 열쇠로 주목받았다. 실제로 2018년 네오플(개발사) 중국 매출액은 1조2394억원으로, 넥슨코리아 별도 기준 매출 9468억원보다 많았다.

넥슨이 밝힌 연기 사유는 ‘중국 18세 미만 과몰입 방지 시스템 규제를 지키기 위한 시스템 업데이트’다. 회사는 정확히 어떤 부분을 어떻게, 언제까지 업데이트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는다. 이 탓에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게임 출시를 막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리니지 형제’가 실적 견인…엔씨, 3Q 누적 매출, 지난해 매출 이미 넘겨
리니지2M 매출 반등·리니지 외 IP 신작 흥행이 과제

엔씨소프트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8548억원, 영업이익 6680억원을 기록했다. 이미 2019년 매출액인 1조7012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업계에서는 엔씨가 2020년 연간 매출 2억원을 넘길 것을 확정적으로 전망한다. 창사 후 최초다.

좋은 실적을 낸 비결은 ‘리니지’ IP다. 3분기 기준으로 리니지 IP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8.5%에 달한다. 리니지M·2M만 해도 전체 매출의 65.6%를 차지한다.
리니지M은 2020년 서비스 4년 차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매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 게임은 리니지2M 출시 당시 잠시 2위로 내려선 것을 제외하면 출시 이후 줄곧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리니지M은 3주년 효과를 톡톡히 봤다. 2분기 매출은 1599억원이었는데, 3분기에 3주년 기념 행사를 진행하면서 매출이 53%쯤 늘어 2452억원에 달했다.

다만 리니지2M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1분기 3411억원이었던 것이 2분기에 1973억원으로 줄었고, 3분기에는 1445억원으로 한 차례 더 줄었다. 이 게임은 경쟁사 넥슨·넷마블의 신작 ‘바람의나라 연’, ‘세븐나이츠2’에 2위 자리를 각각 한 번씩 내주기도 했다. 특히 7월 바람의나라 연에 순위를 빼앗긴 시기에는 회사 주가가 큰 폭으로 감소하기도 했다.

이에 엔씨는 9월, 리니지2M에 핵심 콘텐츠 ‘월드 공성전’을 추가하고 승부수를 띄웠다. 21일 기준으로는 여전히 리니지M에 이어 매출 2위에 머무르는 상황이나, 핵심 콘텐츠 추가가 매출 반등으로 이어졌는지는 4분기 실적 발표를 기다려봐야 하는 상황이다.

리니지 IP에 편중된 매출 구조를 개선하는 것도 엔씨의 과제로 꼽힌다. 엔씨는 연내 이 문제를 해결할 신작 트릭스터M을 출시한다. 2021년 1분기에는 블레이드앤소울2를, 같은 해 하반기에는 아이온2를 출시할 예정이다. 모두 회사 유명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이다.

사활 걸었던 ‘세븐나이츠2’ 흥행으로 한숨 돌린 넷마블
이후 신작으로 고질적 약점 해결하는 것이 과제

넷마블은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8609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넷마블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으로 연 매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넷마블은 3월 출시한 신작 배틀로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A3 스틸얼라이브를 흥행시키며 좋은 분위기를 보였다. 회사는 같은 달 대표작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를 세계 시장에 출시하면서 좋은 성적을 냈다. 북미에서는 애플 앱스토어 매출 3위에, 프랑스, 독일 등 서양 주요 국가에서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올랐다. 3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75%에 달한다.

다만 누적 매출 상승 폭은 경쟁사인 넥슨·넷마블에 비해 크지 않았다. 3분기 출시 신작이 한국 시장에서 장기 흥행에 어려움을 겪었고, 기존 게임 매출도 다소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그간 넷마블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자체 지식재산권(IP)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회사가 오랫동안 흥행시켰던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은 엔씨 IP를 빌린 것이고, 대표작 ‘일곱개의 대죄’는 동명의 일본 만화 IP를 활용해 만든 게임이다.

인기 게임 중 자체 IP가 없는 탓에 넷마블은 모바일 앱 플랫폼 수수료 30%는 물론, IP 로열티까지 납부해야 했다. 이 탓에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넷마블은 이러한 우려를 씻기 위해 자체 IP 활용작인 스톤에이지 월드(6월 18일 출시)를, 마구마구2020모바일(7월 8일)을 연달아 출시했다. 두 게임은 출시 직후에는 매출 순위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으나 이후에는 매출이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21일 기준으로 마구마구는 매출 50위, 스톤에이지 월드는 매출 162위에 그쳤다.

넷마블은 4분기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회사 간판 IP를 활용해 만든 ‘세븐나이츠2’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한숨 돌리는 모양새다. 출시 직후에는 엔씨의 ‘리니지2M’을 잠시 제치는 데도 성공했다. 이 게임이 장기 흥행할 수 있도록 꾸준히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 넷마블의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에 더해 넷마블이 세븐나이츠2 이후 출시할 신작을 연타석으로 흥행시킬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회사는 2021년 1분기에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을’ 세계 시장(한국, 일본, 중국, 아시아 제외)에 출시할 예정이다. 같은 해 상반기에는 ‘제2의 나라’,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 신작을 다수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넷마블은 최근 창립 기념일인 2021년 3월 1일 이전에 서울시 구로구 신사옥에 입주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넷마블 컴퍼니 계열사는 물론 2월 인수한 코웨이도 함께 입주할 예정이다. 넷마블의 구로 신사옥인 ‘G밸리 지스퀘어’는 지상 39층, 지하 7층, 전체면적 18만㎡ 규모다. 게임, 영상, 애니메이션, 웹툰 등 다양한 IT, 디지털 콘텐츠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