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프텔 "웹툰 기반 자체 제작 애니로 차별화, 세계 무대서 경쟁할 것"

입력 2020.12.27 07:30

국내 애니메이션 전문 OTT(동영상 온라인 서비스) 업계에 자체 제작 콘텐츠 바람이 불고 있다. 외산 콘텐츠 수입에서 탈피해 국산 웹툰을 기반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려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애니메이션 전문 OTT ‘라프텔(Laftel)’ 역시 웹툰 기반 독점작 ‘슈퍼 시크릿’으로 차별화와 동시에 한국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자체 제작한 애니메이션 ‘슈퍼 시크릿’이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게 되어 정말 기쁘다.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의 희망도 보게 됐다."

김범준 라프텔 사업본부장은 IT조선과의 인터뷰를 통해 좋은 반응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라프텔의 애니메이션 콘텐츠 제작 기조에 대해 ‘담백한 감정선’을 고려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웹툰은 즐겨보지만,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을 조금 불편해하는 분들이 많다. 그들에게 공통적으로 받은 피드백 중 하나는 다소 과장되거나 공감하기 어려운 ‘감정선’ 때문에 작품에 몰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며 "라프텔이 자체 제작하는 애니메이션은 보다 ‘담백하고 절제된 감정선’으로 표현하기 위해 작품 내에 성우 라인업, 사운드트랙 등 다양한 요소에도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범준 라프텔 사업본부장. / IT조선
라프텔의 자체 제작 애니메이션 ‘슈퍼 시크릿’은 1화당 10분쯤의 짧은 러닝타임으로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애니메이션을 숏폼(Short form)형식으로 만든 까닭에 대해 김 본부장은 "인기 있는 TV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20~25분의 러닝타임을 갖는다. 이는 보다 짧은 호흡의 콘텐츠 소비에 친숙해진 Z세대들에게는 조금 길게 느껴지는 시간이라 생각한다"며 "콘텐츠 길이가 무조건 짧아야 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시청자가 애니메이션 작품을 접하고 감상하는데 방해가 되는 요소들이 무엇일지 계속 고민하면서 콘텐츠 제작에 유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라프텔은 향후 리디북스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것도 염두하고 있다. 라프텔은 2019년 5월, 전자책 플랫폼 리디와 인수합병 이후 애니메이션 독점 배급과 자체 더빙,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제작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자체 제작 애니메이션은 콘텐츠 소재 선정 시 ‘충분한 팬덤을 확보한 웹툰과 웹소설’ 작품을 위주로 고려한다.

김범준 본부장은 "다양한 OTT 서비스들 중 이용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기 위해서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HBO MAX’처럼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매력적인 IP를 독점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에 훌륭한 제작사와 뛰어난 창작자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직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이 독자적으로 유지될 만큼 충분히 성장하지 못해 창작자 생태계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 뛰어난 인재들이 많은 만큼 충분한 자본력만 갖춰진다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한국 애니메이션을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자신했다.

고무적인 것은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불법 사이트 폐쇄 등이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도 있지만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가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사람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직은 부족한 수준이지만 지금보다 2~3배만 더 성장한다면 한국에서도 일본·중국·미국처럼 재미있는 이야기와 멋지게 그려진 애니메이션이 탄생되고 유통될 것으로 전망했다.

라프텔은 사용자의 편의성에 더 집중해 불법 시장을 양성화하고 자체 IP 제작을 통해 애니메이션 대중화를 이끄는 것을 큰 목표로 삼고 있다. 기존 시장 안에서 경쟁하지 않고 시장 자체를 확대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작품 소싱은 관계사에게 맡기고 자체 제작 애니메이션의 품질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범준 라프텔 사업본부장은 "TV가 지상파에서 케이블TV, IPTV등으로 채널이 세분화해 발전한 것처럼 OTT 시장도 점점 자신의 아이덴티티(Identity)가 분명한 서비스들로 세분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OTT는 국경 장벽이 낮아 글로벌 서비스들 간 경쟁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머지않은 미래에 라프텔은 글로벌 애니메이션 OTT 서비스인 크런치롤, 빌리빌리와 경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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