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코로나 장벽 뚫었다

입력 2020.12.30 06:00

삼성서울병원 "AI로 코로나 역학조사 활용"
백신 효율적 보급에도 ‘AI’가 첨병 역할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인공지능(AI)이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AI가 질병 진단에만 머물지 않고 환자 예후 판단, 신약 개발 등 의료 현장 곳곳에서 활용되면서 의료 도구로서 제대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대한 모습. /트위터 갈무리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대표적이다. 백신은 일반적으로 전임상(동물에게 사용해 부작용, 독성 등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최종 임상까지 10년 정도가 걸린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간은 약 10개월 만으로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AI가 수만개 후보 물질 중 큰 효과가 기대되는 물질을 찾아낸 덕이다. 국내외에서 코로나19 백신으로 이름을 알린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역시 AI기반 플랫폼에서 개발됐다.

특히 AI는 코로나19에 효과 있는 기존 약물을 찾는 과정에 도움을 줬다. 렘데시비르가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외 제약사는 AI로 비슷한 약물을 찾았다. 그 결과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바리시티닙(올루미언트)'을 새로운 후보로 꼽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1월 코로나19 입원 환자 치료제로 바리시티닙을 긴급사용 승인했다. AI가 기존 약물의 새로운 효과를 찾아낸 것이다.

정명진 삼성서울병원 AI연구센터 센터장은 "신규 감염병 코로나19 확산세가 빨라 전통적인 근거 중심 의학으로 질병 연구는 어려웠다"며 "AI 도입으로 코로나19 역학조사뿐 아니라 환자와 질병을 빠르게 분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숙련 의료진을 돕고, 새로운 형태의 진료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AI는 자연스럽게 도입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국내외 연구진은) 신종 감염병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AI는 또 백신의 효율적 배포에도 활용된다. 미국 정부는 냉동·냉장 보관이 필요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수천만명의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AI로 환자 상태, 접종 횟수, 백신 온도 등을 관리하고 있다.

백신 관리 기업으로 참여한 오토메이션애니웨어에 따르면 이 회사가 개발한 AI기반 백신 추적 솔루션을 활용해 약 한달 사이 1만4000명을 관리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1만여명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약 4개월이 걸렸지만 AI를 활용함으로써 약 3개월을 절약했다"고 설명했다.

AI 예후예측 솔루션 모식도. /영상 갈무리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환자 예후를 예측하는 과정에도 AI가 활용된다. 삼성서울병원 등 전국 12개 병원 등이 개발 중인 AI 예후예측 솔루션은 AI가 환자 중증도 및 악성 예후를 판단하고 적절한 병상 분배까지 가능하다. 감염병 확산 시 대다수 의료 기관이 겪을 병상 수 부족 현상을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AI는 코로나19로 인해 줄어든 수술실 운영의 효율화에도 효과를 발휘했다. 캐나다 워털루 대학의 경우 수술실 운영에 AI를 적용했다. 연구진은 지난 3년 간 수술 기록을 바탕으로 최적화에 나섰고 그 결과 수술 실행 빈도를 40%쯤 늘렸다.

정명진 센터장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모든 것이 비대면·자동화되면서 AI가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부분의 의료 업무를 대신하거나 보완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송주상 기자 sjs@chosunbiz.com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