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상반기 스포티파이가 한국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업계는 약 6000만개 음원을 보유한 ‘음원 공룡’의 선전포고에 잔뜩 긴장한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음원업체만 긴장해선 안된다고 조언한다. 스포티파이의 진정한 강점은 음원이 아닌 인공지능(AI) 기술에 있기 때문이다.

2006년 설립한 스포티파이는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기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해당 기능은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곡을 추천한다. 또 ‘디스커버 위클리’는 매주 월요일 이용자가 들어보지 못한 곡 중 취향에 맞는 곡 리스트를 제공한다.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디스커버 위클리를 구독하는 이용자는 2015년 첫해에만 4000만명을 넘겼다.

스포티파이가 새해 상반기 국내 론칭을 결정했다. /스포티파이 엔지니어링
스포티파이가 새해 상반기 국내 론칭을 결정했다. /스포티파이 엔지니어링
스포티파이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는 자체 개발한 AI기술 덕이다. 다니엘 에크 스포티파이 CEO는 "스포티파이 머신러닝팀은 매일 1만6000개 이상의 신호를 해석해, 음원 선호 순위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디스커버 위클리에만 적용된 AI기술은 3가지다. 다양한 데이터에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개인의 관심사를 예측하는 기술인 ‘협업 필터링’을 기본으로 스포티파이만의 ‘자연어처리(NLP)’와 ‘오디오 AI모델’이 추천을 고도화한다.

스포티파이 AI는 NLP로 가수나 팬들이 남긴 글을 학습한다. 이를 ‘문화적 벡터’와 ‘인기용어’를 기반으로 분류한다. 여기에 안면·영상 인식에 주로 사용되는 CNN(딥러닝 알고리즘 중 하나)으로 고도화된 오디오 AI모델이 노래를 분석한다. AI가 음악을 문화·시기·학문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AI 기반 추천 시스템 도입으로 이용자는 더 오랜 시간 청취를 한다. 스포티파이는 공식 블로그에서 "이용자가 개인 맞춤 플레이리스트 곡을 다시 듣는 비율은 기존보다 80% 증가했고, 저장하는 경우는 66% 상승했다"고 밝혔다.

스포티파이는 오디오 AI기술 개발에도 힘을 쓰고 있다. 최근 스포티파이는 영상·이미지 부문보다 발전하지 못한 오디오 AI 개발 환경 조성을 위해 자체 개발한 기술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초 스포티파이는 대규모 오디오 파일을 쉽게 가공할 수 있는 개발 플랫폼 ‘클리오’를 공개했다. 12월 초에는 AI기반 음원 표절 탐지기를 소개했다. 표절 탐지기의 AI는 검사하는 음원을 스포티파이의 음원 라이브러리의 노래들과 비교해 유사도를 계산한다.

특히 무료 가입자도 제한적으로 모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스포티파이 구독 서비스 특성상, AI기술 기반 서비스 고도화는 더 중요해졌다.

다니엘 에크 CEO는 올해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이용자 다수가 스포티파이 서비스에 만족한다는 피드백을 제공했다"며 "오디오에 집중해 오리지널 콘텐츠 등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송주상 기자 sjs@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