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동영상 소비가 급증한다. 동영상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진 이유다. 특히 유튜브와 틱톡은 서로를 모방하며 몸집을 키운다. 유튜브는 숏폼 공식 출시를 앞뒀고 틱톡은 반대로 동영상 길이를 늘린다. 새해 동영상 플랫폼 시장 지형도가 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유튜브 쇼츠(왼쪽)와 틱톡 / 각 사 제공
유튜브 쇼츠(왼쪽)와 틱톡 / 각 사 제공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틱톡은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3분짜리 동영상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일반적인 이용자가 15초~1분쯤만 동영상을 녹화해 게재할 수 있다는 점과 비교하면 큰 메리트를 제공하는 셈이다. 이는 동영상 길이를 늘이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시범 서비스다.

틱톡 관계자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 인플루언서 등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하고 있다"며 "정식 도입 여부는 아직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관련업계는 성장 궤도에 오른 틱톡이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급성장했지만 짧은 동영상 서비스 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들어 경쟁상대가 빠르게 늘어난 것도 이유다. 중국 위챗을 비롯해 인스타그램, 스냅챗도 짧은 동영상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유튜브는 틱톡이 퇴출당한 인도에 짧은 동영상 서비스 쇼츠를 선보이고 빈자리 공략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모바일 앱 최상단에 쇼츠 아이콘을 추가하면서 노출을 강화했다. 관련업계는 유튜브 쇼츠의 공식 출시가 임박했다고 예측한다.

유튜브 측은 "새로운 형태의 동영상 서비스인 쇼츠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테스트하고 있다"며 "인도 지역 일부 사용자는 유튜브 앱에서 쇼츠 아이콘을 확인할 수 있으며 우리는 피드백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다만 유튜브 관계자는 IT조선에 출시 계획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각종 투자 현황에서도 숏폼에 대한 구글의 관심이 드러난다. 구글은 최근 버스 이노베이션과 로포소에 각각 투자했다. 두 회사 모두 숏폼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인도판 틱톡으로 불린다. 아울러 자사 검색 페이지에 인스타그램과 틱톡 콘텐츠를 노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색어 입력 시 관련 이미지를 보여주듯 동영상을 나열하는 식이다. 현재 일부 모바일과 웹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크크런치는 "구글은 자사 숏폼 프로젝트 탄지, 유튜브, 인도판 틱톡 트렐 등 동영상을 모으는 데 집중해 왔다"며 "인스타그램과 틱톡 콘텐츠로 확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고 했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단순 모방이 아닌 혁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기술과 콘텐츠를 조합하는 능력이 시장 경쟁력을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제이슨 데비스 프랑스 인시아드 교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디지털 시장에서는 최초 개발자가 아닌 민첩하고 창의적인 모방자들이 승리한다"며 "단순 ‘카피캣’을 피하기 위해선 기술 기반으로 지속적인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