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겜쓸신잡] ‘깨알 재미’ 주는 게임 속 ‘이스터에그’

입력 2021.01.10 09:53

게임을 통해 학습한다는 것이 어색할 수 있지만, 게임 안에는 문학·과학·사회·상식 등 다양한 분야 숨은 지식이 있다. 게임을 잘 뜯어보면 공부할 만한 것이 많다는 이야기다. 오시영의 겜쓸신잡(게임에서 알게된 쓸데없지만 알아두면 신기한 느낌이 드는 잡동사니 지식)은 게임 속 알아두면 쓸데없지만 한편으로는 신기한 잡지식을 소개하고, 게임에 대한 이용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코너다. [편집자 주]

게임을 포함한 소프트웨어(SW) 업계에는 ‘이스터에그(Easter egg, 부활절 달걀)’라는 용어가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부활절에 달걀을 집안, 정원 등에 숨겼다가 아이들에게 부활절 토끼가 숨긴 달걀을 찾도록 하는 풍습에서 유래된 말이다.

2017년 전까지는 이스터에그의 유례를 아타리가 1979년 내놓은 ‘어드벤처’라는 게임이라고 알려졌다. 당시 아타리는 경쟁사에 직원을 빼앗길 것을 우려해 게임 크레딧에 프로그래머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름을 알리고 싶었던 개발자 ‘워렌 로비닛’은 게임 내 ‘비밀의 방’을 만들어 그 안에 ‘Created by Warren Robinett’이라는 메시지를 삽입했다.

아타리의 ‘어드벤처’에서 확인할 수 있는 ‘Created by Warren Robinett’ 메시지 / 영문 위키피디아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로비닛이 회사를 떠난 후 한 아이의 편지 때문에 이 사실이 알려졌다. 아이는 아타리에 ‘비밀의 방을 발견해서 재미있었다’는 편지를 남겼다. 당시 아타리의 고위 관리자들은 겁에 질려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개발 이사였던 스티브 라이트(Steve Wright)’는 이런 요소를 ‘이스터에그’라고 규정하고 오히려 재미 요소로 이스터에그를 게임에 넣을 것을 독려했다.

하지만 2017년 에드 프라이스(Ed fries) 前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퍼블리싱 부문 부사장이 블로그에 게시한 론 밀너(Ron Milner) 개발자와의 인터뷰에서 1977년작 스타쉽1의 "Hi Ron"이라는 메시지가 최초의 이스터에그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 후 이스터 에그의 유래는 스타쉽1으로 바뀌어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플레이 화면, 유령 상태인 해적맛 쿠키는 사진에 찍히지 않는다. / 데브시스터즈
개발자의 이스터에그 문화는 최근까지도 이어진다. 플랫폼은 달라졌지만, 모바일게임에서도 이를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게임 내 세부사항까지 신경 써서 이용자에게 소소한 재미를 주고, 게임 완성도를 높이고자 하는 시도로 분석할 수 있다.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는 쿠키의 특징과 연계한 이스터에그를 넣었다. 보물 ‘만능 찰칵 카메라’다. 이 보물은 일정 시간마다 사진을 찍는데, 일부 쿠키는 이 사진에 찍히지 않는다.

모든 체력을 소모했을 때, 유령이 돼 달리는 ‘해적맛 쿠키’의 경우, 유령 상태에서는 사진에 찍히지 않는다. 또한 자신이 유령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양파맛 쿠키’도 사진에 등장하지 않았다. 어둠마녀 쿠키로 게임을 플레이하면, 어둠의 기운 탓에 새까만 사진이 나타난다.

이 외에도 옛 떼탈출 모드에서 장애물로 도적이 등장할 때 독한 도둑 캐릭터인 ‘칠리맛 쿠키’가 지나가면 넙죽 절을 하거나, 요술램프 펫이 그동안 뒷바라지를 한 요거트 크림맛 쿠키가 체력이 다해 쓰러질 때 즐거운 표정을 짓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슈퍼셀의 ‘브롤스타즈’에 등장하는 아케이드 게임기 모양 캐릭터 ‘8비트’ 관련 이스터에그도 있다. 아쉽게도 기간 한정으로 선보였던 탓에 최근에는 게임 내에서 만나볼 수는 없다. 브롤러 8비트를 캐릭터 소개 창에서 마구 터치하면, 8비트의 메모리 코어로 들어갈 것인지 묻는 창과 함께 도트 그래픽 미니게임 3종을 즐길 수 있었다.

뢰진도 착용 이미지 / 오시영 기자
넥슨 바람의나라 연에는 원작 ‘바람의나라’를 즐겨본 사람만 알 수 있는 퀘스트가 숨어 있다. ‘방물장수’가 파는 물병으로 곰굴에 있는 ‘소생천’의 샘물을 떠 벼락맞은 나무에 건내면 ‘벼락맞은 가지’를 얻는다. 이를 활용해 ‘뢰진도’ 무기를 만들 수 있다. 뢰진도를 만드는 과정은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는 중에는 알 수 없다. 오직 게임에 관심을 가진 이용자나, 원작의 퀘스트를 잘 알고 있는 이용자만 획득할 수 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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