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OLED TV와 미니 LED TV의 비교 시연을 통해 OLED 패널의 우위를 강조했다. 미니LED는 LCD에서 백라이트를 좀 더 개선한 것으로 새로운 기술이 아니며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주력 신제품으로 미니LED TV를 공개한 삼성전자를 간접적으로 저격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11일 CES 2021 개막에 앞서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 마련된 자사 전시장을 공개하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력을 선보였다.

11일 마곡 LG디스플레이 전시장에서 윤수영 CTO가 OLED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LG디스플레이
11일 마곡 LG디스플레이 전시장에서 윤수영 CTO가 OLED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이제 세상을 당신 앞에(Display, now the real world comes to you)’라는 테마로 CES 2021에 참가했다. 홈시어터 존과 게임 존 등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비대면 환경에 적용되는 디스플레이 기술들을 전시했다.

'홈시어터 존'에는 압도적 크기와 화질을 자랑하는 88인치 8K CSO(시네마틱 사운드 OLED) 제품이 전시됐다. 스피커 없이 올레드 패널 자체가 진동해 화면이 직접 소리를 내는 이 제품은 집 안에서도 영화관 같은 시청환경을 제공한다.

'게임 존'에서는 스스로 소리를 내고 휘어지는 48인치 벤더블(Bendable) OLED TV가 전시됐다. 지하철 객실 유리창이나 일식당 테이블, 스마트 베드 등에 투명 OLED 기술이 적용된 사례도 선보였다.

고효율 유기물 재료를 적용하고 발광 레이어를 추가해 발광 효율을 기존 대비 20%쯤 향상한 77인치 차세대 OLED TV 패널도 공개했다. 이 패널은 2021년 출시되는 최상위급 모델에 우선 적용한다.

LG디스플레이 투명 OLED가 적용된 스시바 /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투명 OLED가 적용된 스시바 /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이날 OLED TV와 미니 LED TV를 여러 환경에서 비교 시연을 하며 OLED 패널의 강점을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어두운 숲속에 희미한 횃불 빛이 나오는 영화 장면을 두개의 TV에서 재생했다. 이를 통해 OLED TV가 3300만개(8K 기준) 픽셀을 개별로 조절하는 '픽셀 디밍' 방식으로 명암비를 우수하게 표현하지만, 백라이트를 구역별로 제어하는 '로컬 디밍' 방식의 미니 LED TV는 주변으로 빛이 번지거나 완전한 검정을 표현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두 TV를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장면도 보였다. OLED TV에서는 미니 LED TV와 달리 느린 화면으로 볼 때 화면에 깜빡임이 생기는 ‘플리커 현상’이 없다는 점, 인체에 유해한 블루라이트가 적어 눈 건강에도 더 우수하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흔히 미니 LED라고 부르지만, 미니 LED를 새로운 기술이라고 보진 않는다"며 "결국 LCD TV에서 백라이트를 조금 개선한 기술이기 때문에 LCD의 한계를 그대로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투명 OLED가 적용된 지하철 객실 /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투명 OLED가 적용된 지하철 객실 /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가 1억7000만원대 초고가로 출시한 마이크로LED TV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윤 CTO는 "마이크로 LED는 OLED처럼 자발광 기술로 OLED와 동등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지만 가격대를 가져오긴 쉽지 않을 것이다"라며 "현재 시장에서 높은 화질과 가격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기술은 OLED가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OLED의 '번인(화면 잔상)’ 우려에 대해서는 "잔상 문제가 심각했다면 사업을 시작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OLED가 메인 기술로 자리 잡았고, 이는 OLED 잔상이 소비자들에게 이슈가 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새해 기존 88·77·65·55·48인치 외에 83인치와 42인치 OLED TV 패널 양산을 시작한다. 20~30인치대까지 중형 라인업을 확대해 TV 뿐만 아니라 게이밍, 모빌리티, 개인용 디스플레이 등으로도 영역을 확장한다.

2013년 첫 해 출하량이 20만대에 불과했던 OLED TV 패널은 2020년 450만대를 기록했다. 2021년은 700~800만대까지 확대해 차세대 TV 시장의 경쟁우위를 확고히 하고, OLED 대세화에 박차를 가한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CES 2021 LG디스플레이 전시장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관람할 수 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