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진출에 전전긍긍 보험사, DT로 막나

입력 2021.01.12 06:00

보험업계가 디지털 전환을 선언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을 의식한 모양새다.

11일 롯데손해보험은 보험 설계, 영업·마케팅, 청약, 인수, 보상과 관리 등 업무 전 과정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디지털 그룹을 DT그룹으로 개편한 데 이은 후속 작업이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모든 의사결정이 데이터 기반으로 이뤄지도록 데이터 관리 체계와 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이다"라며 "디지털 전환과 미래형 세일즈 채널 구현해 빅테크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전통 사업모델의 디지털 혁신을 이루겠다"고 했다.

앞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각각 조직개편에 나섰다. 삼성생명은 디지털영업부를 디지털사업부로 격상했다. 삼성화재는 디지털본부를 신설했다. 교보생명도 디지털혁신지원실을 DT지원실로 확대 개편했다.

카카오페이 보험 / 카카오페이
이는 각 보험사들이 전통적인 보험에서 벗어나 디지털 전환을 통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한 데다 빅테크 기업이 보험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이를 견제하고자 혁신에 집중하는 것이다. 실제 올해 카카오와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의 보험 공습이 예고돼 있다.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은 신년사에서 "빅테크·핀테크 기업이 강력한 새로운 경쟁자로 보험시장에 등장할 것이다"라며 "기울어진 운동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공정 경쟁의 틀을 마련하고 ‘윈윈’ 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에 나섰다. 현재 금융당국에 예비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자회사 인바이유를 통해 보험상품을 중개하는 것을 넘어 자체 보험상품을 개발·판매할 방침이다. 생활밀착형 보험 등으로 보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카카오톡 등과 연계해 젊은 세대를 공략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3월 안에 예비인가 승인이 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카카오페이증권을 통해 펀드 등에 재미 요소를 결합한 것처럼 보험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등 카카오 공동체와 시너지를 내면서 사용자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네이버파이낸셜도 지난해 설립한 보험 전문법인 NF보험서비스를 통해 사업을 넓힌다. 중소상공인(SME)을 위한 서비스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일례로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11월 SME에 필수 가입 의무보험을 안내하는 ‘사장님 의무보험 가이드’를 선보였다. 가입시점, 필요서류, 과태료, 유관 정부부처 안내자료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한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상공인 관련 보험 서비스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며 "기존에는 의무보험 중심으로 교육 서비스를 내놨는데 향후 소상공인을 위한 다양한 보험으로 확장할 계획이다"고 했다.

관련업계는 빅테크 기업이 자사 플랫폼 이용자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기존 보험 업계는 긴장을 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특히 카카오페이가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정식으로 설립하면 시장 변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생활밀착형 보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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