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개방형 OS 생태계 잰걸음

입력 2021.01.12 06:00

정부가 올해 토종 기업이 만든 개방형 운영체제(OS) 확산에 시동을 건다. 시범 적용 사례를 늘리며 호환성 검증에 나섰다. 아직 대규모 이용자 대상 검증이 미흡하지만, 생태계 확산 등 숙제를 풀기 위해 잰걸음을 한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정부의 개방형 OS 도입 계획과 민간 기업 대상 공개 SW 활용 교육 등 내용을 담은 ‘소프트웨어(SW) 진흥 실행 전략’을 발표했다. 개방형 OS는 공개 소프트웨어인 리눅스(Linux)를 기반으로 한 OS다. 한싹시스템 등 다양한 기업이 개방형 OS 생태계에 참여했다.

과기정통부는 2019년 5월 행정·공공기관 업무용 PC에 개방형 OS를 사용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번에 나온 전략은 기존 발표의 구체적 실행 방안이다. 개방형 OS와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은 정부의 전략 발표에 따라 호기를 맞았다.

개방형 OS 도입 안내 차트 / 행정안전부
정부는 소스 프로그램이 공개돼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개방형 OS를 도입해 특정 기업이 만든 생태계에 종속돼 생기는 문제에서 탈피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운영체제를 사용했던 대부분 공공기관은 기술지원이 종료될 때마다 애를 먹어야 했다. 예컨대 2020년 1월, 윈도7 기술지원 종료를 앞두고 공공기관은 새로운 라이선스를 재구매하고, 업무 시스템을 옮기거나 호환을 위해 보안 솔루션을 새로 구축했다. 여러 번거로운 과정을 거쳤다. OS 교체뿐 아니라 업무와 보안 프로그램도 새로운 OS 환경에 맞춰 도입하거나 업그레이드하면서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도 부담이었다.

행안부는 과거에도 개방형OS 도입을 검토했으나, 주요 웹사이트와 SW가 윈도 환경에서만 작동해 생기는 문제로 추진력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시장에 개방형OS 제품이 속속 풀리며 호환성에 대한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사업을 재시동할 수 있는 동력이 생겼다.

행안부는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과 맞물려 개방형 OS 도입에 박차를 가한다. PC 가상화 기술을 통해 필요할 때만 데이터센터에 접속해 원격으로 PC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기존 사용하던 망분리PC를 1인 1 PC로 변경할 예정이다. 그간 중앙부처 공무원은 보안을 이유로 1명이 2대의 PC를 사용했다. 행안부는 이를 통해 연간 7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을 기대한다.

개방형 OS 보안 취약점 대비 필요

개방형 OS가 실효 있게 정착하려면 오피스·보안 SW를 비롯해 웹브라우저 등 시스템 전체가 호환성을 갖춰야 한다. 오픈소스라는 특성 때문에 해커들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어 철저한 보안 대비가 요구된다.

정부는 국정원에서 국가·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내놓은 정보보안 지침에 따라 ▲백신 ▲망연계 ▲유해 사이트 차단 ▲네트워크 접근 제어 ▲매체 제어 ▲PC 자료 저장 방지 ▲내 PC 지키미, 총 7가지 보안 제품을 중심으로 취약점에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행안부와 SW 기업, 보안 업체들은 개방형 OS와 이를 호환하는 보안 솔루션을 개발해 속속 선보인다. 국내 개방형 OS는 2014년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지원 과제로 개발이 시작된 ‘하모니카OS’, 2015년 국가보안기술연구소 과제로 개발이 시작된 ‘구름 플랫폼’, 민간기업 한글과컴퓨터의 ‘한컴구름’, 티맥스그룹의 ‘티맥스OS’ 등이 있다.

보안 기업 한싹시스템은 개방형 OS 지원 리눅스 버전 망연계 솔루션을 출시했다. 마크애니는 문서보안, 이스트소프트는 리눅스 버전 알집을, 세이퍼존은 개방형 OS 지원 엔드 포인트 보안 솔루션을 선보였다.

개방형 OS 시범 도입 사례도 늘고 있다. 행안부는 2020년 10월부터 3개월간 개방형 OS를 일부 부서에 시범 도입했다. IT 관련 부서 직원 150명쯤을 대상으로 개방형 OS 3종, 클라우드 기반 VDI 솔루션 2종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개방형 OS를 적용했다. 이후 설문을 통해 공공기관으로 확장 시 참고할 가이드라인을 만들 예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도 같은 해 11월, 정보화본부 인터넷망 PC 220대에 개방형 OS를 시범적용했다. 이를 통해 기존에 사용 중인 각종 보안 SW와 주요 웹사이트에 대해 호환성과 사용 편의성 등을 검토했다. 올해부터 지역본부, 전국 지사로 개방형 OS를 확산해 정부 정책을 이행하고, 인터넷PC 구매비용 등을 절감할 계획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관계자는 "개방형 OS 활성화를 위해 작년에는 13건의 개방형 OS 호환성 확보지원 사업을 추진했으며, 올해는 보급확산 시범사업 추진을 준비 중이다"라며 "이를 통해 건전한 개방형 OS 생태계가 조성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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