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는 새해 첫 달 열리는 행사다. 한 해의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만큼 세계 최대 규모라는 타이틀을 자랑한다. 행사 첫날 열리는 프레스 콘퍼런스는 CES 행사의 개막을 알리는 전통에 따라 미디어는 물론 글로벌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다. 누가 콘퍼런스 연사로 등장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하는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공개했다. 해당 제품과 서비스에는 한 가지 관통되는 핵심 주제가 있었다. 바로 인공지능(AI) 기술이다. 콘퍼런스 연사로는 삼성전자 AI 연구 개발을 총괄하는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이 나왔다. AI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만큼 큰 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승현준 사장이 프레스 콘퍼런스 진행 중에 삼성봇 핸디에 물컵을 건네받으려 하는 모습 / 삼성전자 CES 2021 프레스 콘퍼런스 갈무리
승현준 사장이 프레스 콘퍼런스 진행 중에 삼성봇 핸디에 물컵을 건네받으려 하는 모습 / 삼성전자 CES 2021 프레스 콘퍼런스 갈무리
승 사장은 11일 오후11시(미국 동부 기준 11 오전9시) CES 프레스 콘퍼런스 연사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상의를 자켓으로 차려입으면서도 하의로 청바지를 택해 캐주얼한 느낌을 더했다.

승 사장은 행사를 시작하며 "삼성전자는 소비자를 위한 기술을 고민한다"며 "오늘 미래를 완성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번 프레스 콘퍼런스 주제인 ‘모두를 위한 보다 나은 일상(Better Normal for All)’을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CES에서 강조한 핵심 기술은 AI다. AI 기반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한, 일상에 도움을 주는 가전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것이 삼성전자 사업 목표다.

승 사장은 "로봇은 AI 기반의 개인화된 서비스의 정점"이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최적화된 결합을 통해 개인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제트봇 AI를 새롭게 선보였다. 제트봇 AI는 세계 최초로 AI 솔루션이 탑재된 AI 로봇 청소기다. 진화한 사물인식 기능에 사물 거리 측정을 돕는 라이다(LiDAR) 및 3차원(D) 센서 등을 더해 최적화한 청소 경로를 자율 주행하는 것이 특징인 제품이다.

제트봇 AI가 토비라는 이름의 반려견을 인식하는 모습 / 삼성전자 CES 2021 프레스 콘퍼런스 갈무리
제트봇 AI가 토비라는 이름의 반려견을 인식하는 모습 / 삼성전자 CES 2021 프레스 콘퍼런스 갈무리
삼성전자는 제트봇 AI와 연계해 스마트싱스 펫 서비스도 공개했다. 제트봇 AI에 탑재된 카메라와 센서를 활용, 원격으로 반려동물을 돌볼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제트봇 AI와 관련 서비스는 모두 상반기에 한국과 미국에서 도입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그밖에 가정용 가사 로봇(삼성봇 핸디)과 일상 보조 로봇(삼성봇 케어),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젬스) 등도 연구, 개발하고 있음을 밝혔다.

승 사장은 AI 기술로 TV 성능을 높일 수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16개 신경망으로 구성된 학습형 AI 업스케일링 기술의 네오 퀀텀 프로세서를 적용하면 입력 영상의 화질과 상관없이 8K와 4K 해상도를 최고 수준으로 구현(업스케일링)할 수 있음을 설명했다.

그는 "네오 퀀텀 프로세서로 UHD 영상이 입력되더라고 8K로 영상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며 "AI 그랑데 세탁기와 건조기를 통해서는 AI 기술로 개인별 맞춤형 세탁, 건조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승 사장은 끝으로 "삼성전자는 소비자에게 미래 세대 혁신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AI를 통해 더 나은 일상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더했다.

승 사장은 삼성전자 AI 연구 개발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AI 분야 최고 석학으로 뇌 기반 AI 연구 일인자로 꼽힌다. 국내를 포함해 13개 국가에 있는 삼성전자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 15곳과 AI센터 7곳을 관장한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